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생수등 무거운 물건을 반품할 때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주장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92

[제5회]


BY 봄햇살 2003-06-13

먼저 새언니들이 신발을 신었어.
야 웃기지들 마.. 니들발이 내 반만한데 그게 가당키나하냐
늙은 우리 새엄니도 캬캬캬 신어보더만..
그야 말로 꼴갑아냐?
다음은 내차례..
그 나쁜 쉐이들이 내얼굴을 한번 보더니 걍 갈려고 하는거야.
멈춰 이 쉐이들!!
머리로는 그렇게 소리질렀지만 난 처량맞은 목소리로 가엾계 얘기했지.. 저도 함 신게 해주셔요...
몇몇 동네 어르신들이 그쉐이들을 혼쭐을 내주고..
(알다시피 동네에서는 내 인기가 짱이랬지?)
나는 그 신에 내 발을 우겨넣었지.
어쩌겠어? 내 신인데..
놈들의 얼굴이 우구러 지더니 지들끼리 뭐라 뭐라 속닥이더라.
아마 궁전에 날 데불고 갈것이냐 말것이냐 하는 궁리겠지 뭐.
그러더니 왕자님께 여쭤보고 다시 오겠다고 하더니 가더라.
소문은 동네에 삽시간에 퍼져서 사람들이 나를 격려하고 칭찬해 주더니 급기야 소문이 거의 내가 왕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알려졌어.
동네사람들은 물론이고 다른 마을까지 알려져서 나한테 뇌물청탁이 들어오더라.
예쁜 옷이며 보석 화장품.. 바리바리였지.
천한것들이야 뇌물의 맛을 모르겠지.. 호호.. 나가있어!!
천한것들!!
기분나빠 하지말게.. 조크한번 해봤어.
요즘 그말이 유행이라며? 음.. 썰렁하다구 경악들은 하지마.
하여간 난 선물받은 뇌물로 내 몸을 치장하기 시작했어.
화장빨 옷빨 무시못할 거더라.
오우~~ 점점 봐줄만 한거야.
난 방에 틀어박혀서 내 얼굴을 완전히 화장빨로 개조하는걸 연구했지.
일주일쯤 지나 왕자가 온다는 연락이 왔어.
온동네가 뒤집혔지.
사람들이 모두 우리집에 집결했어.
드뎌 배불뚝 왕자가 우리집에 도착했어.
그때 같이온 시종들은 날보고 놀라는 눈치였어.
화장이 아니라 거의 변장수준이였거든.
갑자기 예뻐졌으니 놀랐겠지.
하지만 왕자는 실망하는 눈치였어.
분명히 이여잔 이여잔데 이여잔 아니거든.
얼굴이야 기억하지만 그땐 마법에 걸린 상태였고 지금 마법이 풀렸으니 얼마나 실망했겠나.
하지만 마법이야 마법이지. 화장빨 마법..
그래도 원판불변의 법칙.. 완전히 내 원판을 없앨수야 없는거 아니겠나. 진짜 마법이 아닌이상.
왕자는 실망한듯 돌아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결혼해 결혼해 하는 소리가 들리지 뭔가
그소리는 점점 더커져서 마침내 온동네 사람들이 결혼해 결혼해
하고 소리지르는 상황이 되었다네.
음.. 내 팬클럽들이 오늘 쓸만한데..
왕자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을 짓더군.
이 상황에서 날 데려가지 않으면 오만 욕을 다 먹을텐데 어쩔려나.
나는 모르는척 왕자의 마차에 올라탔네.
삐익 휘파람이 불고 난리도 아니더군.
왕자는 일단 이 상황은 피해보고자 했는지 그대로 마차에 올랐어.
우리는 그길로 마을을 떠났다네.
굳바이.. 새엄마.. 언니뇬들..
난 마차를 타고 굳어있는 왕자얼굴을 곁눈질 해 보면서 생각했네.
난 꼭 니 마누라가 될거야.. 쉐이.. 두고봐.
절대 그 궁궐에서 뼈를 묻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