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문을 열고 들어선 그녀는 어서 오세요라는 약사의 인사는 안중에없는지 약국 안을 휘 한바퀴 둘러보았다.
"어디가 편찮아서 오셨어요?"
약사의 질문에도 그녀는 대답없이 이리저리 약국안을 탐색하기에 바빴다. 한참 뒤에야 투명한 플라스틱 병에 선명하게 쓰인 생리 식염수를 발견하고 입꼬리를 약간 올리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히 말했다.
"저기 식염수하고 요즘 비염 치료용인 식염수 분사기가 있다던데....."
약사는 그녀의 말에 식염수와 문 옆 진열장에 진열되어 있는 분사기를 가져와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식염수를 분사할 때 콧 속 깊숙히 넣지 말고 가볍게 분사하세요. 잘못하면 뇌로 물이 들어가면 큰일 납니다."
그녀는 알았다며 분사기 꼭지를 꾹 눌러 확인하고는 만족의 미소와 함께 약사에게 약값을 주곤 인사도 하지 않은채 약국문을 나섰다. 여전히 코가 막혀 킁킁거리면서......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세면실로 들어가 식염수를 분사기에 조금 따라붓고는 콧구멍에 넣고서 싸익-씨이익 뿌려대며 코로 식염수를 흡입했다.
"ㅎㅡ흡. 흐으읍-"
코가 간질 간질하다 에에에취 재채기가 연거푸 나오는가 싶더니 마치 코에서 식염수와 함께 하얀 콧물이 줄줄 쏟아져 내렸다.그 작은 공간 어디에 그 많은 콕물이 잠겨 있다 나오는지 그치지 않고 콧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분사기 때문인지 코가 좀 뚫리는 것 같아 호흡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비염에 걸려 고생하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코로 숨을 쉴 수 없어 입을 벌린채로 자다보니 편도가 부어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을 뿐더러 계속 흘러내리는 콧물 때문에 코끝이 헐어 화장 할 때 코부분이 까칠하게 드러나 보기 흉해 외출하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식염수가 콧속의 균울 깡그리 씻어낸 것일까.
아쉬운대로 숨을 쉬며 살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새삼 깨다른 그녀는 분사기의 식염수를 온전히 다 흡입하여 콧속으로 들어가
도록 하기 위해 두 눈이 튀어나올 만큼 힘주어 흡입했다.
"수욱 후욱- 에 에 에취-"
목젖이 빠져 나갈 것 같은 거친 기침과 멈출 줄 모르는 콧물이 주울 줄 .
삼 사일 을 그렇게 식염수를 코로 빨아대어 입으로 밷어내길 수차례.웬걸 누런 고름 같은 콧물 덩어리가 튀어나오더니 그 웬수 같은 비염
이 뚜욱.
5주간을 몸서리나는 침과 쓴약 먹고도 전혀 차도를 보이지 않던 비염이 식염수물에 밀려나다니...
그년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누군가에게서 확인을 해보고 싶어 전화 다이얼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