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쨍쨍할것같던 날씨가 빗줄기가 비춘다.
운전을 하는 남자는 계속해서 중얼된다. 날도 잘잡아서 매일 고생시킨다나...피식피식 그래도 나는 오랫만에 나온 나들이라서인지 미소가 지어진다.아이들은 그새 못잔잠을 자느라고 뒤에서 늘어져있다.
가만히 생각하니, 이대로 동해로 가자고 하고싶다. 허나 가야할이유도 없이 시간낭비하는것도 지금 내가 여행떠날 이유도 없고.......
그런데 무슨비는 더 쏟아진다.오늘은 비가 안와야 하는데, 만삭이덴 친구의 기분이 더 가라앉으면 내가 미안해지니까......
남편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는다.
"이렇게 비가오는데 거기서 어떻게 올거야?"
"버스타고......."
"그게 정답이라고 하는거야."
"걱정마, 조심해서 갈테니까, 와주면 좋고."
말끝을 어설프게 한뒤에 남편을 쳐다보니, 고개를 끄덕인다.
"기다리고 있을게. 전화해,미안."
"아냐... 근데, 와달라고 하면 안돼. 꼭 튕기긴. 튕길때는 지났다."
"미안해서 그런거지."
항상 우리대화는 똑같다. 상대방을 알면서도 먼저 다정하게 말하기를 바라는 남편과 항상 부탁보다는 내가 하고말지라는 생각을 가진 나.
어느새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커다란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다왔다."
"엄청 크네. 단지가..."
"공기는 좋겠다."
주변이 아파트 말고는 아직 큰건물이 없어서인지 깨끗하게 보인다.
얼마 안지나서 이곳도 벅적 거리겠지만.
항상 사람이 모이면 언젠가는 시끌되니까......
민정이를 생각하면 신기하다. 여우같으면서도 순진한것도 같은데 어떤때는 너무 부루조아 같기도한 구석이 있어서 재미있기도 하다.
나는 못하는 행동들을 남들도 다그러고 산다는 이유를 대면서 열심히 사니,그것도 재주다.
한참을 생각하는데 남편이 아이들을 깨우며 당부한다.
"너희들 너무 까불지말고, 즐겁게 놀고 엄마 아줌마 힘들지않게 하고
수정이 수진이 알았지?"
"네........ 근데 아빠 안늦어요.빨리 가세요."
"알았다. 어서 나는 가라이거지."
"아니 그게 아니라 늦는다고 하셨잖아요."
아이들은 미안한 얼굴이다.
"자 어서 들어가봐. 저기 민정씨 아니야? 기다렸나보다. 내려."
남편과 민정이는 눈인사를 하고 우리들은 1층인 민정이네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