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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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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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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희망 2003-04-06

아주 아주 잘살지는 않았지만 행복한 시골의 남부럽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어느 누구보다도 사랑을 받았고 도시에서 유학생활을 할때도 남부럽지 않게 사회생활을 했다. 도시생활과 학교생활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며 남부럽지 않은 사치로 난 카드를 쓰기 시작했다. 애지중지 키워왔던 딸자식이기에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아신 부모님은 용납하시기가 힘들었는지 시골로 내려오길 권유했다. 내려와서 시골에서 직장생활을 하게됐다. 그런데 그동안 멋모르게 썼던 카드빚이 터진것이다. 여지껏 부모님게 잘못이라는걸 해보지 못했기에 그 두려움이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었다. 부모님은 냉정하게 돌아서 버리셨다. 나보고 잡혀가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란다. 난 참 막막했다. 그래서 수면제 몇알을 털어넣어 버렸다. 그래도 부모님은 나몰라라 하셨다. 그러다 알게 된사람이 애들 아빠였다. 5년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도 이렇게 힘들어하는 날두고 잠깐 다른 여잘 만났다는 이유로 냉정히 뿌리쳐버렸다. 그 사람이 와서 내게 잘못했다고 애원했지만 내가 너무 옹절한 탓이였는지... 직장에서 내게 너무너무 잘해주고 카드빚을 까지 갚아주려는 애아빠에게 반은 오기에 반은 반항감에 동거를 시작했다. 처음엔 그러라고 하시던 부모님이 나중에 알고보니 동성동본이라는 사실을 알고 극구 반대를 하셨다. 그런대도 난 그 말을 듣고 싶지않았다. 내가 힘들때 날 도와줬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너무 성실하게 보였고 힘들게 살았지만 병든 아버님을 모시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게 너무 네겐 의지가 되었다. 유난히 눈물도 많고 인정도 많았던 때묻지 않은 순수한 사람으로 보였었다. 난 강제로 서울에 있는 이모집으로 가게되었다. 무슨 반항심이였는지 지금은 이해할수가 없었다. 난 달랑 돈 몇푼을 가지고 그사람이 있는 집으로 내려왔다. 아무도 모르게 일주일간을 침대밑에서 생활을 했다. 낮에는 친정집에서 찾아올까봐 안에서 문을 잠구고 침대아래에서 생활을 한지가 일주일.. 무엇이 날 그렇게 만들었는지... 결국은 들켜버렸지만 난 부모님과 의절을 하고 몇개월을 힘이들게 살았다. 병든 아버지와 허름한 폐허가 다되버린 그런 낡은 집에서 그래도 나에게 잘해주는 그사람을 믿고 살았다. 겨우 겨우 방안 불빛만 보이는 그집에 밤이면 화장실을 못가는 그사람을 위해 휘래쉬를 가지고 보초를 서기도 했다. 나도 겁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사람만큼은 아닌것일까?
어느땐 30분이나 되는 거리를 새벽까지 일해야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 난 그사람 등뒤에서 꼭붙잡고 같이 집에 오기도 했다. 그러면 밤길이 무섭지가 않을것같아서.. 경제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나름대로 참 행복했었다. 알콜중독으로 매일 세상을 비관하시던 아버님과 매일 다투고 울던 그사람이 너무 가여워서 따뜻한 밥이라도 해드릴려고 노력은 했었다. 워낙 말이 없으셨던 시아버님은 그래도 며느리라고 생각하셨는지 무척 조심해하셨다. 지금도 가끔 호박잎에 밥을 싸드시던 아버님이 생각이난다. 어느날 그사람이 직장일을 마치고 아버님이 계시던 방엘 들어가더니 잠시 후 들리는건 흐느낌이였다. 너무도 소리없이 돌아가셔버린것이다. 난 알지는 못하지만 귀동냥으로 들은것이 있어. 이불로 온 몸을 감았다.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그 사람은 그와중에도 결혼을 반대한 친척분들때문에 내가 다칠까봐 피하라고 했다. 아마 그날 밤은 그사람 너무 너무 많이 울었을것이다. 아버지와 둘이 살아가면서 술못먹게 욕도하고 화도내고 울게도 했으니깐.. 그다음날에야 다른곳에서 남은 두형제와 살고계신 어머님은 내려오셨다. 살아계셨을때 그렇게 보고싶어하셨던 그도련님과 어머님 한번만이라도 만났더라면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으셨을텐데.
지금도 유언장처럼 남아있는 노트에 적힌 말은 미안하오.보고싶다.사랑하오. 그말뿐이였다. 왜그리 냉정하게 하셨는지. 지금은 조금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게 해서 우린 그곳에서 다른곳으로 이사를 하게되었다. 부도가 난 공장 사택으로.. 밤이면 불도 들어오지 않는곳에 그래도 예전보다는 조금은 나았으니깐... 그사람이 얼마나 겁니 많은지 에피소드가 있다. 어느날 잠깐 둘이 비디오를 빌리러 간다고 잠깐 집을 나오다 잊은게 있어 방문을 열려고 하는순간 방안에서 누가 튀어나와 내앞을 지나가는 것이였다. 나는 현관문쪽에 있는 그를 보고 도둑인가봐 했더니 거기서 움직이지도 않고 악~하고 소리를 지르는것이였다. 그러면서 삽을 찾더니 그자리에서 하는말이 좋은말 할때 나와 그러는거다. 이미 가버렸는데.. 나는 다른 길로 갔어. 그러는데 그사람은 한발짝도 못움직이고 계속 소리만 지르는거다. 한참후 주위 사람이 오자 힘이 났는지 찾아다녔다. 지금도 그생각하면 우습다. 그때까지는 참 좋았는데... 그 사람이 직장을 옮기면서 나는 또 한번 이사를 가야했다. 모든 행복이 어쩜 불행으로 들어가는 문이였는지 모른다. 그곳에서 그사람의 모든 순수함이 허영심과 자만심으로 바뀌는 순간이였다. 수출사업이라는게 바이오와 상대를 하다보니 우쓱해하는것도 있지만 몰래 생기는 비자금이 그를 점점 타락의 길로 들어서게했다. 천원짜리 하나라도 감추지 않던 그가 비자금을 챙기기 시작했으니까... 난 그래서 지금도 원망스럽다 그렇게도 착하던 사람이 어쩌면 순식간에 변해버리는지....돈의 위력이라는것이 참 대단하다는것을 지금에 와서야 가슴아프게 느끼고 있다. 짧은 몇년이라는 시간동안 난 서서히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 아픈 일들은 다음날에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