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나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는거야?"
전화목소리가 보통 화가나는게 아닌 모양이다.
"아니 왜 그러니?아침부터."
나는 달래듯이 아주 근엄한 목소리로 말 했다.
내가 민주엄마보다 5살이나 많으니 근엄해야 하지 않은가.
"언니! 언니도 알지?지가 밤늦게 오든 새벽에오든 바가지 한번 안 긁는거 말야.
근데 내가 처음으로 밤외출 좀 하겠다는데 한마디로 거절 해 버리고 나가잖어."
알만 하다.
며칠전부터 민주엄마는 들 떠 있었다.
미술을 전공 했으나 전공한번 살려 보지 못 하고 결혼 해서 6살 2살짜리 아이들만 키우며 살던 민주 엄마였다.
그런데 며칠전에 우연히 여고 때 화실에서 같이 미술공부하던 친구들이 연락이 되었다는거다.
물론 거기에는 남자친구들도 끼어 있었고 민주엄마는 그중의 한 남학생과의 로맨스를 떠 올리며 호들갑을 떨었었다.
그리고 날짜가 잡혔나보다.
전국으로 흩허져 사는 까닭에 주말 저녁에 날을 잡았다했다.
"얘!민주야 너 혹시 남학생도 함께하는 만남이라고 얘기 했니?"
"언니느은? 내가 뭐 그렇게 바보야? 남자애들 나온다는말은 안 했지."
"근데도 외출 허락 안 해?"
"그러니까 내가 더 열 받는거지."
"암튼 올라 와 봐라"
나는 내일도 아닌데 화가 나서 민주엄마를 우리집으로 올라 오라고 말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게 바로 아줌마들의 애환이야!음....
남자들은 맘대로 하는 외출인데 왜 여자들은 하루의 외출도 허락이 안 되는거지?
민주엄마는 2살짜리 민석이를 안고 씩씩 거리며 올라왔다.
"모임이 언제니?"
"내일모레"
한풀 꺽여서 맥이 빠진 민주엄마의 서글픈 대답이다.
7명이 모이는데 다른 친구들은 아무런 문제 없이 흔쾌히 약속장소에 나가기로 했다한다.
에구!
더 불쌍 해 지는 민주엄마!
"야아~~너는 뭐 남편이 하락 안 한다는 말 친구들에게 했니? 다른친구들도 너랑 똑 같은 입장인데도 당당하게 올 수 있다고 하는거야 ."
라고 달래주었지만 결혼 7년만의 외출이라 쉽게 허락 할 줄 알았던 남편과의 갈등에 민주엄마는 너무나 서글퍼 했다.
그렇게 몇잔의 커피만 홀짝거리고 있는데,
민주엄마의 핸드폰이 울린다.
민주아빠였다.
"내일모레라니까?"
허락하지 않고 단호하게 출근 했던 민주아빠도 편치 않았나보다.
"5시!......부산에서 오는 애들도 있으니까 그렇지."
"알았어."
전화를 끊으며 민주엄마가 어색하게 웃었다.
"언니!나두 자기 마음 안 편할 줄 알았어.히이!!"
적선을 얻은양 좋아하는 민주엄마의 모습이 왠지 서글프다.
바로 내 모습ㄴ이기도 하니까.
이제 민주엄마의 화제가 바뀐다.
"언니! 나 뭐 입고 가지?그애도 나온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