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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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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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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Y 프리 2003-03-31

-제5편


용하와 목련은 부서앞에서 걸음을 멈췄고 어느방엔가 들어가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인사와 호기심어린 시선이 두사람을 향했고,
그런 그들을 향해서 목련이 나아가 인사를 하고있었다.

"신입생 한목련입니다. 선배님들 잘 부탁드려요"

그말에 휘윅...하는 휘파람소리와
와~~~하는 야유 그리고 박수가 일제히 터져나왔다.
대단한 환영이었다.

이윽고 뒤에 서있는 또한사람에게 시선이 모두 집중됐다.

"쟤는 뭐냐. 인사도 없네."

"그러게. 인사성이 영 아니구마!"

상우는 머쩍어져서 잠시 헛기침을 한후
당당히 그 시선들을 다 받아냈다.

"야..넌 뭐야? 왜 인사않해?"

"너두 여기 들어올거니?"

그제서야 용하가 상우를 돌아보았다.

"아...아닙니다.
저는 이미 가입한 부서가 있습니다 전 사진부입니다."

"사진부? 사진부는 여기 아닌데...혹시 길을 잘못 찾은거 아냐?"

상우는 진득히 흐르는 식은땀을 닦느라 손을 올려 이마를 훔쳤다.

'아 이상황을 정말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지?'

사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우였다.
그냥 목련이 용하와 둘이 가는게 불편해서 무조건 따라온 그였다.
몸안 깊숙히 자신도 모르는 어딘가에서 '내가 지켜야해'라는 목소리가 들렸고,
사명과 의무감이 그를 무작정 두사람을 따르게 했던거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서 상황을 부딪히니
상우는 막막하고 너무 어색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남자들이 많은 이 상황에서
목련만 두고 나몰라라 도망갈수만도 없었다.

'어떡한다지'

상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뚜벅뚜벅 단상앞으로 올라섰다.

"신입생 권상우 선배님들께 인사드립니다."

공손히 절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재미있다는 시선과 호기심어린 시선등
왠갖 잡시선들이 모두 그런 상우를 바라보며 응시하고 있었다.

"들으셨겠지만 사실 저는 사진부입니다.
사진을 사랑하고 또 좋아합니다.
그래서 부서를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만,
앞으로 저는 이 부서를 자주 이용해야만 합니다.
많은 너그러운 이해와 선처를 부탁하겠습니다."

그말에 웃음을 짓던 용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왜지, 상우군...우리들이 자넬 이해해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아,저...그건...그건 여기 제가 보호해야할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그녀는 저의 미래의 색시입니다."

그말이 끝나자마자 실내는 온통 웃음바다였다.

"하하하 참 재미있는 놈일세"

"호-그런 간절한 사랑이란 말이지.
멋지다 좋아, 기꺼이 지원하겠어!"

"야,너 화끈하고 멋진데 정말 맘에든다."

그런말들이 부원들의 입을 통해 터져나오고 있었다.
상우는 겸연쩍으면서도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성공이다 후후 이쯤되면 설마...드러내고 찝쩍이는 늑대는 없겠지.'

그러나, 목련은 정말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을 푹 숙이고 말았다.
쥐구멍이라도 있다면...정말 숨어버리고 싶었다.
일순간 상우로 인해서 그렇고 그런사이로 오해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한없이 부담스러워졌다.

'이 노릇을 정말 어찌한단 말인가'

상우가 다시 걸어와서 목련앞에 섰다.
목련은 얄미워서 상우를 바라보지조차 않았다.
생각같으면 정말 한대 퍽- 그렇게 패주고픈 심정이었다.
그러나 애써 참았다.

"끝나고 데리러 올게. 어디가지마 알았지?"

목련은 뭐라고 한마디 쏘아줄려다가
사람들의 시선을 인식하고 아무소리도 하지 못했다.
목련이 가만있는것이 긍정의 예스란 의미라 생각했던것이 틀림없다
상우는 그녀곁을 지나 손을 흔들더니 어디론가 총총히 걸어가고 있었다.






"좋은 친구를 두었군. 목련이는"

용하의 말에 목련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게 아니라고 오해라고, 말을 해봤자 지금 이상황에선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줄 사람이 없을것이다.

그건 곧 어리석은 것임을 목련도 이미 잘 알고있었다.
그래서 아무말도 못한채, 입을 꽉 다물었다.

'넘넘 속상하다 이런 오해를 받다니...
상우녀석 절대 절대로 가만두지 않겠어!'

목련은 그런 다짐을 하고 또 했다.
정말 다시 생각하기 싫은 끔찍한 시간이었다.



-쾅쾅

화가나서 발에 힘을 주고 걷는 목련일 흘끗 보면서
상우는 내내 눈치만 살폈다.
어떻게든 풀어주고 싶은데
왠지 그녀는 지금 그의 말을 들을거같지도 않았다.

'내가 그렇게 뭘 잘못한건가?'

상우는 그런생각에 미안하다가
왠지 목련에게 섭섭해 하고있던 참이다.
그렇지만 어느 말로도 절대 목련의 반응이 없자,
초조해져오는 상우였다. 집은 가까워지고 그래서 상우는 더 애가 달았다.

"화풀어. 그러고 들어가면 너네엄마 속상해하시쟎아."

"............"

역시 소용이없다.
그래서 상우는 화가 풀릴때까지 기다려보기로했다.
목련은 집에 다다르자 대문을 열고
문을 꽝 닫고는 들어가버렸다

'휘유...성질한번 대단하군!'

상우는 한숨을 내쉬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어쩐지 맥이 탁 풀리고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 모습이 낯설어 보이는지
엄마는 안방에서 나오셔서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계셨다.

"다녀왔습니다."

"너 왜그래, 무슨일 있어?"

"엄마 나지금 무지 힘들어.
말할 기운도 없어요 그러니까 나...그냥 있게 해줘."

상우는 성큼성큼 자기방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쓰러지다시피 누웠다.
왠지 목련이가 걱정된다.

자기가 뭘 그렇게 잘못해서
그녀가 그렇게 화를 내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울지 않을지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상우는 답답해서 방을 나와 주방으로 들어갔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그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뭐가 있나 모르겠다.
뒤적뒤적 이것저것을 보는것도 딱 질색이다.

'엄마도 참...요즘 선전하는거 보니까
속이 훤히 다 보이는거 그런 그릇들 많던데
뭐라더라..거...락앤락? 최화정씨 나와서 열심히 설명하던데...
울집도 이참에 그런것으로 좀 확 바꾸지.
그럼 보기좋고 알기쉽고 얼마나 좋아'

상우는 그런 생각을 해보다 과일칸을 열어보았다.
아직 씻지도 않은 딸기가 팩채 얌전히 들어있었다.

'이거다'

일순간 상우의 표정은 밝아졌다.
상우는 그것을 꺼내어 들곤 목련이네 집으로 향했다.

"누구세요?"

낯익은 목련이 엄마의 음성이 들려왔다

'접니다 장모님-'

상우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불러보았다.

"아..저 상우에요"

"들어와 상우."

-딸칵

소리가 나며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상우는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어쩐일이야?"

현관문을 열어주며 목련엄마가 반갑게 상우를 맞았다.

"저 이거요"

"어머,딸기네? 맛있어 뵌다.
마침 울집 과일이 떨어져서 안그래도 사러갈려고 했는데...
고마워. 잘 먹을께 어머님께도 고맙다고 말씀드려줘"

목련엄마는 분명 상우엄마가 준걸거라고 짐작하는듯했다.
사실은 아닌데... 그렇다고 그거 제가 맘대로 냉장고에서 꺼내온거에요
라고 차마 상우는 말할수가 없었다.
상우는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목련인요?"

흘끔...

목련의 방쪽으로 상우가 시선을 돌리자, 금방전까지 밝던
목련엄마의 목소리가 어두워졌다.

"글쎄 이상하지뭐야 학교다녀오더니 도통 말도없고,
울기만해. 무슨일인지 원..."

'나때문인거야'

상우는 그생각에 맘이 괴로워졌다.

"어떻하지 지금 그래서 아마 목련이가 상우 안만날려고 할텐데..."

목련엄마의 미안한 얼굴을 대하며 상우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괜챦습니다. 내일 학교에서 또 볼거니까요..."

"그래...어쨌든 고마워 그럼 잘가"

상우는 인사를 하고 목련의 집을 나섰다.
어쩐지 기분이 별로다.
그는 다시 자기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상하네?"

"왜그래 엄마. 뭐가 이상한데?"

"아니 내가 분명히 딸기를 여기 냉장고 과일칸에 넣어뒀거든.
그건 생각이 나는데 없어. 어디간걸까"

뜨끔...

상우는 엄마의 눈치를 요리저리 살피고 있었다.

"하하..참...엄마두...있긴 뭐가 있었다고그래 벌써 먹은거겠지.
그리고 엄마 원래 건망증 있쟎아."

그말에 엄마는 이상하다는 표정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래 그게 어디 발이 달려서 도망갔을리도없구 말야.
또 내 건망증이 발동한 탓이겠지 뭐.
다시 사다두어야겠다. 근데 너 이제 다 풀린거니?"

"어...내가 언제 뭘 어쨌다고 그래 엄만....나 아무렇지도 않아"

상우는 속으로 깊은 숨을 내쉬었다. 무사히 지나가서 다행이다.

"엄마 나 배고파. 빨리 뭐좀 만들어줘요"

그말에 상우의 엄만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래 조금만 기달려. 엄마가 후딱 먹을거 만들어줄게...
우리아들 배고프면 안되지..."

돌아서서 후라이팬에 오므라이스를 만들면서도
엄마는 내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다.

"아..아무래도 요즘 건망증이 더 심해져가는 모양이야 큰일이다!"

상우는 그런 엄마에게 더 미안해져왔다.

'엄마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