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언제부턴가 목련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스트레스는 현대인에게 이젠 없는것이 이상할정도로 까지 너무나 많은것이고,
게다가 수많은 병을 만들어내는 제조기 라고 까지 해야하나,
암튼 원인이 되고있는것은 사실일것이다.
그런데 목련의 스트레스 원인은 따로있었다.
바로 옆집의 한녀석때문에!
얼마나 엄마에게 [엄마 이사가자]라며 말도 안되는 떼를 써댔던지
그럴때마다 엄마는 난감한 얼굴로 그러셨다
[아니 이사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이사를 가잔 말이니?]
엄마는 목련이를 향해서 안타까운 표정을 연발하실 뿐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발상이였고
어림턱도 없는 이야기임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구마구 떼를 쓸수밖에 없던 이유는...상우때문이었다.
상우는 처음 이사온 날을 제외하곤 그다음날부터 목련을 괴롭히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오오, 내사랑 목련화야 ♬
그대 내사랑 목련화야 ♬
희고 순결한 그대모습...봄에온 가인과 같고..."
오늘도 어김없이 창문아래서 상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여러날 상우는 목련의 집앞에서 저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처음엔 그냥 가곡을 부른는가보다라고생각을 했었는데
그렇지만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계속되다보니 어쩐지 고의성이 있는게 아닌가 싶어졌다.
'나쁜녁석 같으니...귀신은 다 뭐하나 몰라. 저런녀석을 안잡아가고...'
목련은 내내 상우를 무시하려고 애썼다.
그치만 그럴수록 상우는 집요했다.
목련은 슬슬 상우를 피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녀에겐 아픔이 있었다.
전에 살던곳에서도 아이들에게 종종 놀림을 받았다
바로 상우가 부르는 노래때문에.
그래서 목련은 그노래를 들으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경기가 날만큼 노이로제에 걸리는 것이다.
무시해버리자라고 해본적도 있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리를 어떻게 무시할수 있단 말인가
목련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기 시작했다. 뭐 획기적이고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러다가 문득 그녀는 하나 생각이 났다.
그래서 쏜살같이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챙긴다음
상우가 기다릴 앞문을 피해서 뒷담으로 갔다.
아마 엄마가 아신다면 놀래 자빠지시겠지
아빠가 알면 꾸중을 들을게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의 목련이 심정으로서는 그건 문제가 되지 못했다.
그보단 상우를 피해가는게 더 절대적이고 그리고 중요했다
목련은 결심을 굳히자, 일단 가방부터 담밖으로 던졌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별로 이렇다하게 깨질만한 물건도 없었던거 같다.
'아..다행이야...'
목련은 안심을 하며
이번에는 낑낑대고 애를 써서 담위를 올라갔다.
주위를 살펴봤지만 바닥에 나뒹그라져있는 가방만 있을뿐 아무도 없었다
"좋았어! 작전개시!"
목련은 담위에서 올라섰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그리고 주먹을 쥐고 최대한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팔짝 뛰어내렸다
이제 막 지면에 도착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사뿐히 내려앉자!'
그러나, 거기엔 그녀가 차마 계산하지 못했던 변수가 깔려있었다.
-꽈당!
목련이 뛰내림과 동시에 무언가 꽝하고 부딪혀 왔던 것이다.
[대체 뭐지?]하고 목련이 호기심을 못참고 뒤돌아 보았을때,
상대방역시 당황스러운건 마찬가지인듯했다.
이건 정말 예상하지못했던 일이었다
'이길로 사람이 지나가고 있으리라고는.... '
정말 미쳐 몰랐었던 목련이다.
목련은 벌떡 일어서서 상대방에게 고개를 깊이 숙였다.
"죄...죄송합니다. 제가 미쳐 앞을 보지 못했어요
혹시 어디 다치신데는 없나요?"
미안한 맘에 어쩔줄 몰라 목련이 사과를 건네자,
상대방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듯이 보였다.
"아, 다행이에요!"
그말에 조금 힘을 얻은 목련은 웃으며,
고개를 들었고 비로소 상대를 마주 보았다.
그를 보는순간 갑자기 심장이 요란스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두근두근...콩닥콩닥...
그는 짧은 스포츠머리를 하고 있었다.
이제막 감은 듯 그의 머리는 윤기가 흐르고 있었고
가까이 다가갔을 때 샴푸냄새와 비누냄새가 나고 있었다.
유난히 하얀 피부와 그리고 길다란 속눈썹이 넘 매력적이라서
목련은 자신도 모르게 한참을 쳐다보았다.
그사람은 천천히 일어나더니 넘어져서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곤
목련에게 괜챦냐고 물어줬다
"아..전 괜...괜챦습니다"
"다행이네요. 무슨일인지 모르겠지만, 다음부턴 조심하는게 좋을거같아요"
"아..네"
목련은 얼굴이 달아올라서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그런맘을 알리없는 낯선 그사람은 멈췄던 걸음을 다시 걸어
총총히 어디론가 가버리고 말았다.
목련은 그가 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이대로 헤어지기엔 어쩐지 너무 아쉽다...다시한번 꼭 만나고싶어!>
목련은 그런 생각을 해보며
자신역시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가방을 챙겨들기 시작했다.
'자.이젠 상우가 오기전에 얼른 튀는게 좋겠어'
목련은 행여나 따라올까싶어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행히 상우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목련은 드디어 상우를 따돌린것을 알았다.
'얏호...됐어! 성공이야!! 드디어 벗어났다구...'
하늘을 날 듯이 기분좋은 쾌감이 그녀를 훑고지나갔다.
적어도 오늘은 그애를 보지 않을수있다라는 생각이 그녀를
몹시도 흥분시키고 있었다.
'만세...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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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련은 자신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21세 키158cm의 작은키
그래서 종종 고등학생이 아니냐는 오해도 산다.
하도 오해를 받다보니 이제는 그러려니..한다
그게어디 내맘대로 되는것이던가.
그녀나름대로도 이미 최선을 다해보았던 터다
콩나물 먹기. 우유마시기. 스트레칭...
그러나 그역시 신이 주는것일까. 결국 포기하고 만 그녀다.
성격은 무척 활달해보이지만 조금은 내성적인 성향이고,
그리고 자유스러운것을 좋아한다. 메이는 것은 딱 질색이다.
'그냥 생긴대로 살자. 그러다 죽지 뭐.'
그래서 아직 들은 동아리가 없었다.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떠오르자,
동아리에 드는 시간마저 아깝다며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 때문에
신입생수가 적은게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래서 지나칠때마다 선배들은 은근히 압력을 넣고 있었다
"우리 동아리 언제들어올래?"
목련은 그때마다 웃음으로 인사했을뿐
직접적인 인사나 말은 피하고 있었다.
공연히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보다는 캠퍼스의 벤치에서 하늘을 보거나
아니면 바람소리를 느끼는것을 좋아했다.
그녀의 친구들은 그것을 절대 이해하지 못했지만서두
'아이들은 도대체 왜 그런 재미를 알지 못할까.'
그녀는 종종 그것이 더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거보다는 미팅이 더 재미있고
채팅이 더 신나고 친구들과 문자날리기,
폰팅에 때론 영화를 보거나
놀이공원을 가는게 더 즐겁다는 반응들이었다.
솔직히 그런게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미팅도 그저 그렇던데...
늘 맘에드는 아이는 그녀의 차지가 되지 못했다.
처음만났을때 그녀의 생김새,옷차림에 남자들은
더 관심을 두고 바라보았고
그다지 미인이지 못한 관계로 별 소득이 없었다.
'아, 울엄마는 날 왜 이렇게 낳아주셨을까'
종종 그것이 걸려 목련은 괜스리 엄마를 원망해보기도 했다.
채팅역시 그랬다. 너무나 실망이었다.
대체 그게 왜 재미있다는건지.
한번 해본 일이 있긴했는데, 그때 질려버렸다.
상대방은 남자는 목련에게 물어왔다.
"긴말 서로 하지 말구...야,너 얼마믄 되니?"
목련은 그냥 재미삼아서 이런말을 자판으로 쳤었다
"얼마 줄수있는데요?"
그랬더니 그사람의 대답은 너무 엽기적이었다.
"니가 먼저 불러봐!"
'허거덕!!'
그것은 너무나 커다란 충격이었다.
어떻게 사람을 돈으로 살수있단 말인가
게다가 스스로 그 값을 부르라니!
어이가 없었다.
생각같아선 당장 쫓아가서
따귀라도 한 대 올리고픈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애써 참았다..
'다신 상대 않할거야!'
라면서.
오늘 아침 이후로, 이름도 모르는 그사람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기고 있었다.
'어라? 내가 왜 이러지??'
어디사는지 전화번호는 무엇인지
이름은 누구인지도 너무 궁금하고 알고싶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하지만 내내...그 하얀 얼굴과 그리고 여자애들보다
유난히 검고 숱이 많고 길던 그 속눈썹이 자꾸 떠오른다.
'미쳤어 미쳤어. 내가 지금 대체 왜 이러는거야 정말!'
목련은 생각을 떨구려고 고개를 흔들어 보았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란 참 이상했다 뜻대로 되지 않다니...
'누굴까 그사람은? 사귀는 사람이 있을까?'
다시 만날지 못만날지도 모르는데
어느새 목련은 다시 그사람의 생각에 빠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