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대학생활에 익숙해져 지내고 있던 지영이와 동규.. 동규와 지영은 그렇게 서로의 바쁜생활로 자연스럽게 만남이 뜸해지면서 각자의 대학생활에 여념이 없을즈음.. 어느날 지영은 복잡한 시내의 거리를 가다가 우연히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동규를 만나게 되었다. "지영아~ " "어머~ 동규야.." "어디가니?" "웅~나 지금 친구만나러..넌?" 문득 동규의 옆에서 기웃거리며 서 있는 한 여학생이 보인다. 지영은 그녀를 흘깃 쳐다보고는 눈짓으로 물어본다.. "누구? 애인?" 동규는 말없이 웃기만 한다.. "그래 잘가~" "웅 안녕~" 그렇게 오래간만에 만난 동규의 모습을 본 지영은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나도 너 말고도 다른 남자친구들도 많은데 하긴 너라고 여자친구 없겠니..그런데 지금 이 기분은 뭐지...` 동규한테서 잠시나마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기분을 애써 무시하고 지영은 다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약속장소로 바삐 길을 재촉한다. 그렇게 지영이와 동규는 서로 사귀는 이성친구가 있음에도 문득문득 동규는 지영에게 아주 가끔씩 전화를 걸어왔다. 정말 오래된 친구처럼..너무나 편한 그런 고향 친구처럼.. 어느 일요일 낮.. 전화벨 소리에 늦잠을 깬 지영은 잠이 덜깬 목소리로 전화수화기를 받아 들었다. "여..보..세여~" "나야~ 동규.." "웅..왠일이야?" "너 지금 자다 일어났냐?" "..으응~" "야~ 지금 시간이 몇신데 아직도 자냐?" "내 맘이다 왜?" "ㅋㅋ 그런데말야 너 자다 깬 목소리가 거 무쟈게 섹쉬한데?" "이 자쉭이증말..너 또 쓸데없는 소리할래?.." "헤헤헤..야 너 나와라" "거기가 어딘데?" "웅 여기 시내 학사주점인데 4시까지 나와.." "..흠..알써..술 사준다면야 이 몸 기꺼히 나가지뭐.." "하여간 술이라면 자다가도 뛰어 나오니원..누가 데려가려는지..ㅋㅋ" "너 죽을래~ 그리고 술꾼이 거 공짜술 거절하는거 봤냐? 그러는 너도 만만치 않아야~.." "알았어..알았어..하하..하여간 있다가 꼭 나와.." 지영은 동규를 만나러 시내의 약속장소로 향했다. 주점문을 열고 멀리서 보이는 동규.. 마른몸에 긴머리로 담배를 피고 앉아 활짝 웃는 얼굴로 손을 번쩍 들어 반기는 동규.. 지영은 그런 동규를 보곤 옆눈으로 말없이 째려보며 자리에 앉자마자 습관처럼 동규에게 만나자마자 또 괜한 트집을 잡는다. "야~ 너 담배 좀 그만 펴라..매워 죽겠잖아~" "그냐? 알써..근데말야 이 담배가 너 얼마나 몸에 좋은건줄 아냐?" "뭐라구? 담배가 몸에 좋다고?" "웅...이 담배가 말이야..입안에 있는 세균을 다 없애준다더라..ㅋㅋ" "참내..웃기고 있네~ 그럼 너 입속에는.. 세균들이 엄청 많은가보지?" "뭐..뭐라구?" "너 세균 죽일려고 담배피는거라메..ㅋㅋ니 입안에 세균이 얼마나 많으면..허구헌 날 그렇게 담배를 피냐고...푸헤헤헤..." "얌마~ 너 증말 자꾸 그럴래?..으이그~~" "ㅋㅋㅋ 왜 내가 틀린말 했냐?." "..내가 말을 말어야지..쩝.." "왜.. 삐졌냐? ㅋㅋ" "아니~" "에이~너 삐졌지?" "아니라니깐~" "아니긴 모가 아냐~ 솔직히 말해봐 너 증말 삐졌지~" "구램마!! 나 삐졌다! 이젠 됐냐??" "하하하..." 모처럼 만난 지영의 장난끼에 두손 두발든 동규는 그런 지영이가 항상 밉지가 않다..늘 그러했기에.. 둘은 그렇게 생맥주를 한잔씩 마시면서 동규가 말을 건넨다. "야..나말야..고민이 있어서..너한테 상의 좀 하려고.." "무슨 고민인데.." "내가 얼마전에 여자친구를 사?濱쨉?말야.." "누군데? 너의 학교얘니?" "웅~" "그런데? 뭐가 문제야?" "걔네집에서 나를 좀 보자고 해서말야.." "그래서?" "난 그 여자얘를 아직은 거기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거든.." "그래? 그럼 너 걔하고 진도 어디까지 갔는데?" "웅...좀 갔지?ㅋㅋ" "역시 너 선수답다..ㅎㅎ소프트한 사이는 아니다 이거쥐??" "웅..ㅎㅎ" "얌마~ 너 그럼 안되지..너가 한 행동은 너가 책임져야 되는거 아냐?" "....." "너 그럼 나쁜넘이야.." "그런거냐?" "그램마~" 담배연기 자욱한 주점에 안개처럼 덮혀있는 동규의 얼굴이 담배연기처럼 왠지 더 어두워 보였다. 플레이보이 기질이 다분한 동규.. 그 많은 여자관계에 대해서도 늘 지영에게 하나도 거리낌없이 털어 놓는 동규.. 지영은 오히려 그런 동규가 편했다. '이젠 나를 편한 친구로 받아 들이고 있다는 뜻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