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안오는 밤이면 혼자앉아 이것저것 끄적여보곤하지요
하지만 그럴수록 이상하게 가슴속이 더 답답해져오곤한답니다
그러나 아무리 졸작이라도 난 내글들을 사랑합니다..
아무런 재주도없는 제가 유일하게 할수있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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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하다..아니 희뿌옇게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유진의 머리속은 터질듯이 아팠고 가슴은 쿵쿵 뛰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밤이 지나고 새벽이 오도록 아직 한잠도 청하지
못한 탓이었다
터질듯한 머리를 한손으로 감싸안고 천천히 일어선 유진은 힘겹게
한걸음 발을 내딛었다.
불과 두어걸음 지나서면 맞닥뜨리는 문인데도 왜이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유진은 참으로 이상타 여기면 손잡이를 돌려 밤을
빠져나왔다.
그러자 정말 신기하게도 아팠던 머리가 조금은 나아진 느낌이 들었고
새벽공기의 알싸한 기운에 한결 나아진듯했다.
힘없이 소파에 풀석 주저앉은 유진은 정면으로 보이는 액잘 응시
했다.
아니 액자속에든 사진을 바라보았다.
사진속에는 다정해보이는 가족이 행복하단듯이 웃고 있었다.
평범해 보이는 인상의 삼십대중반의 남자와 앳되고귀여운 인상에
자그마한 체구의 여자...그리고..파머머리를 늘어뜨리고 리본머리띨
한 예닐곱살의 여자아이와 통통한 볼이 귀여운 또한명의 여자아이..
유진은 애써 사진속의 사람들을 외면하고 부엌으로 향했다.
"하느님..저에게 벌을 내려주세요..
절 용서하지마세요..차라리 절 죽게해주세요.."
유진은 그날 이후 매일 이렇게 기도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새로운 삶에대한 욕망으로 가슴떨렸고 차라리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그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해보였다.
지금 유진은 철저히 혼자가 되었다.
가족.. 친구.. 그리고 그에게서 까지도..
모든걸 고백하고 이혼하면 가슴속이 시원해질것 같았다.
일년동안의 가슴앓이를 다 털어버릴줄 알았다.
어느새 해는 중천으로 떠올라 햇살이 집안구석구석을 비추고 있었고
유진은 밤새 이루지못했던 잠을 청하려 침대에 작은 몸을 파묻고
있었다.
어디서 오는건지 아까부터 울리는 전화벨리 신경쓰이는지 이리저리
몸을 뒤척였다.
[지금은 외출중 입니다. 메모 부탁해요.]
낮설은 자신의 목소리 뒤로 낮은 남자목소리가 들렸다.
"뭐하는거야? 아직 자는거야?..제발 전화좀 받아..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나서 낼이면 올라갈것 같다.
미안해..이런때 같이 있어주지도 못하고...
일 끝나는 대로 빨리갈께.. 뭐좀 먹기는 하는거야?
그래..그럼 끊자..
유진아..사랑해..그리고 미안해.."
전화가 끊어지자 이불이 약하게 들썩였다.
한달이 지났다.
이혼을 앞두고 도저히 그를 볼수 없었다.
아니 일부러 냉정하게 대했고 맘에 없는 소리에 짜증과 투정을
해댔다.
하지만 보고싶었고..미안했다.
나 때문에 아니 사랑이란 이름때문에 적지 않은 고통을 감수해야
했던 그다.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어?w을까?"
언젠가 유진이 공원 벤취에 어깰 기대고 쓸쓸하게 물은적이 있었다.
잠시후,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럼, 정말 슬플것 같다...그랬다면 우린 아마 지금도 서로를 찾아
헤메고 다니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그는 씽긋 웃어보였다.
그렇게 그를 만나는 동안 끝없는 갈등의 터널을 지나야 했고
그때마다 어쩔수없이 무너져버리는 자신을 유진을 운명이라고
여기며 자위했다.
그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져버리기 시작한건 일년여전...
한창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들떠 있던 겨울날이었다.
결혼생활 7년...
그동안 보석같은 아이 둘을 얻었고 평범하기만한 결혼생활은 그렇게
이어져 나가고 있었다.
무난한 성격의 남편은 외박이나 술주정한번 부리지 않는 깔끔한
사람이었고 무엇보다도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애착이 많았다.
비교적 애들과 잘 놀아주는 편이었고 집안일도 곧잘 도와주고
남편으로써의 역활을 충실히하려 애쓰는 사람이었다.
그는 유진에게 모범적인 남편이었고 유진은 그에게 가정적이고
순종적인 아내였다.
주혜는 단짝친구다.
내성적인 성격탓에 친구도 많지않던 유진에게 결혼후에도 친한
유일한 친구다.
주혜는 아직 미혼이다.
그리고 멋진 독신녀를 꿈꾼다.
"넌 그렇게 사는게 재밌니?
참 경희알지? 걔 다시 공부시작 했다드라..
하긴 이젬 애들두 다 컷겠다, 자아를 찾겠다 이거지.."
발이 넓은 그녀 덕에 유진은 이런저런 세상얘기도 듣고 동창들의
소식도 간간히 들을수 있었다.
"너 낼 시간있니?"
주혜는 초코쿠키 한조각을 베어 물며 물었다.
"왜 무슨일인데?"
"나랑 좋은데 안갈래?"
주혜는 눈을 내리깔며 피식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좋은데 너나가지 그래?"
"나만 호강할수 있니? 특별히 인심쓴다,너두 끼워줄테니까
낼 저녁에 만나자"
무슨 일이냐고 묻는 유진을 뒤로하고 주혜는 한통의 전화를 받더니
급하게 집을 나섰다.
다음날, 유진은 어제 주혜와의 약속을 까맣게 잊고는 집앞 상가에서
애들과 장을 보고 있었다.
요란히 울리는 핸드폰을 열자마자
"어디니? 집에 없드라.."
주혜 였다.
"응..애들 이랑 뭐좀 사러나왔어"
"그랬어.. 근데 약속 안 잊었지?
7시 까지 이슈 로 나와 어딘진 알지?"
"뭐? 너 그말 농담아니었니?"
"앤..내가 왜 실없는 농담을 하니..그럼 나 바쁘니까 이만 끊는다"
유지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남편에게 전활했다.
"나예요,저녁에 외출좀 해야는데 일찍올수 있어요?"
"어딜 가는데?"
"주혜가 좀 보자네..연말이 다가오니까 밖에서 저녁이나 먹자고
그러나봐요"
애들을 남편에게 맞기고 나서는 발걸음이 썩 가볍지만은 않았지만
오랜만의 외출이라 약간의 흥분을 앞세운채 유진은 발걸음을
옮겼다.
약속한 커피솝에 도착했지만 주혜는 보이지 않고 화려하게 장식해
놓은 전등불만 반짝였다.
이십여분이 지나 급하게 달려왔는지 약간은 상기된 표정의 주혜가
들어섰다.
"미안, 수업이 좀 늦어지는 바람에.. 어서 나가자"
주혜는 다짜고짜 유진을 일으켰다.
"도대체 어딜가는데 이러니? 말안함 안간다.."
제법 단호한 유진의 태도에 주혜도 풀이 꺽였는지
"실은 내가 가입한 모임에서 오늘 크리스마스 파티 하거든"
"난 회원도 아닌데 뭐하려..괜히 분위기만 어색하게.."
"건 걱정하지마, 다들 좋은 사람들이구 환영할꺼야"
별로 내키지 않아하는 유진을 끌고가 주혜는 빠른동작으로 시동을
걸었다.
길이 막힌탓인지 십여분의 거리를 사십분이 지나서아 도착한 둘은
'제이'라고 쓰여진 까페 안으로 들어섰다.
제법 넓은 공간인데도 안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주혜는 구석진 넓은 공간으로 앞서 성큼 성큼 걸어갔고 어색한 표정을 애써 감추며 유진이 뒤따랐다.
열두어명은 될듯 싶은 한무리의 남녀가 즐겁게 얘길 나누고 있었고
주혜를 발견하고는 그중의 하나가 일어나 반갑게 맞았다.
"어서 와요, 주혜씨!"
주혜는 무리들을 ?어보고는
"오늘은 빈자리가 많네..다들 앤만나려 간거 아냐?"
앉자마자 상쾌한 농을 하며 신고를 했다.
그리고 유진에게 자릴 마련해 주며
"여긴 내친구..제가 오늘 약속해논걸 깜박했더라구요"
"정말 환영함다"
아까 주혜에게 인사했던 남자가 유진에게 악술 청하며 말했다.
유진은 가벼운 눈인사로 대신하고 찬찬히 분위길 살폈다.
다들 비슷한 또래로 보이고 서로들 잘아는지 사소한 일상얘기 들을
주고 받고 있었다.
"유진씬 무슨일 하세요?"
무리중 하나가 질문하자 주혜는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나랑 같은 학원다녀요, 글고 같은 과구요.."
주혜가 장난스럽게 말하자
"그럼 진작 나오지 그랬어요?"
"그러게요..얘가 좀 그래요 호호"
뒤이어 사람들의 한바탕 웃음이 이어지고 또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다.
"자~ 올해도 열심히 산 우리 독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일면 독.사.사
를 위해 건배!!'
사람들은 일제히 건배를 외쳤고 그속에서 유진은 주혤 무섭게
흘겨보았다.
"도대체 무슨생각으로 여길 데려온거야?"
화장실에서 유진을 주혤 다그쳤다.
그러나 주혠 태연하게 화장을 고치며 거울속의 유진에게
"그냥 오늘밤 재밌게 놀았다 생각해, 뭘 그렇게 심각하니?
맨날 집안에만 파묻혀사는 니가 안스러워서 일부러 그런건데
그리고 여기 니가 생각하는것처럼 이상한사람 암두없어 단지
독신을 주장하고 실천할뿐야..멋지지 않니?"
"암튼 벌써 열시가 넘었어 나 가봐야겠다"
사실 유진의 머릿속은 집에있을 남편과 애들 생각으로 가득했다.
다시 자리로 돌아간 유진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선급히
까펠 나섰다.
뒤이어 따라나온 주혜는
"그래 가라,더이상은 못붙잡겠다..어때? 특별횐자격으로 가끔씩
나와서 기분전환 하는거?"
주혠 또 너스렐 떨었다.
그때 아까의 무리속에서 본듯한 한 남자가 둘에게 다가왔다.
"어머, 인우씬 왜 벌써 나와요?"
"오늘이 할머니 제사 라서요..그래도 인산 드려야죠"
"어디까지 가세요? 같은 방향이면 태워드릴께요"
"ㅇㅇ동요"
유진대신 주혜가 대답했다.
"그럼 같이 타도 되겠네요"
"아뇨, 전 택시타면..."
주혠 유진의 어깰 툭치며
"그냥,타구가.. 인우씨 유진이 잘부탁하구요..전이만 들어갈께요
날씨가 춥네요.."
주혜는 종종걸음을 치면 안으로 들어가고 어색해 발맡만 쳐다보고
있는 유진에게 저만치서 인우가 소리쳤다.
"이쪽이에요"
차에 타자마자 인우는 음악을 틀었다.
요즘 유행하는 빠른노래 였다.
"주혜씨완 고등학교친구 예요?"
분위길 바꾸려는지 인우는 음악도 조용한걸로 바꾸고 물었다.
"중학교때 부터요..오래됐죠?"
"주혜씬 좋은 친구같아요, 저두 회원된지 몇개월 정도라서 자세힌
모르지만.."
"네..유일한 친구예요.."
"그렇죠? 다들 결혼하고나면 멀어지더라구요"
인우의 말에 유진은 움찔했다.
나쁜짓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은
방망이질 쳐댔다.
==================2편에서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