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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회]


BY 시켜만주이소 2003-02-28

비상등을 켜고 밤운전을 하는 태훈의 이마에 식은땀이 흐른다
가슴이 뛰는것이 혜영의 얼굴색은 백지장 처럼 하얗다
"자네.. 천천히 운전하게.. 그러다 사고날라"
옆에 앉아계신 장인이 태훈에게 말한다

혜영은 뒤좌석에서 엄마무릎에 머릴 눕히고 누워있다
"혜영아~ 괜찮니?"
태훈이 운전을 하면서 묻는다
"괜찮아.. 오빠. 운전 천천히 해"
"알았어.. 너 정말 괜찮은거지?"

태훈은 틈이 나는대로 운전을 하면서 뒤를 돌아 본다

다행이 분만을 하는 개인병원의 야간 분만이란 간판이 눈에 띄어서 태훈은 큰 병원으로 가려다 급하게 핸들을 꺽는다

"어떻게 오셨나요?"
응급실 간호사가 우르르 몰려 들어오는 4사람을 향해 묻는다
"일단 여기 환자부터 눕혀 주세요"
태훈이 혜영을 거의 들쳐 업은 상태에서 누울곳을 찾는다
"이쪽으로 눕히세요"

당직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혜영을 일단 침대에 눕히고 태훈은 간호사의 지시를 받아 접수를 하러 원무과에 올라갔다

"하혈이 심해요.. 임신인줄 모랐던거 같은데.. 아마 유산이 되나 봐요"
혜영의 엄마가 혜영의 하혈을 짐자컨데 말을 대신 전한다
"마지막 생리는 언제하셨나요?"
"잘.. 모르겠어요.. 4월 중순쯤에 했는데.."
"임신 확인은 하셨나요?"
"아뇨~"
"일단은 먼저 촘파를 볼께요"
옆에서 간호사가 혈압을 재면서 말을 한다

"혈압이 많이 낮은데.. 출혈은 언제 부터 했어요?"
"한 40분 가량 됐어요"

원무과에 다녀온 태훈이 숨을 헐떡이며 의사에게 묻는다

"어떻게 됐습니까?"
"아아~~ 일단 보호자는 나가 계세요 진찰을 해야 하니까"
문밖으로 ?겨나다 시피한 일행은 앉아 있지도 못하고
태훈은 담배를 물어 불을 붙인다

혜영의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고
장인도 태훈에게 담배를 빌려 같이 계단 쪽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운다

"임신인줄 몰랐나? 자네?"
"예~~ 근데 임신이 맞긴 맞는 겁니까?"
"나두 잘은 모르지만.. 혜영엄마 얘기 들어봐선 임신이거 같네.."
"근데.. 피를 저렇게 흘리는데.. 애기는 무사할까요?"
"글쎄.. 무사해야 할텐데"
"전 상관 없습니다.. 혜영이만 괜찮으면 돼요"

20분 가량이 흐르고 나서야 보호자를 부르는 간호사의 모습을 볼수가 있었다

"축하합니다 임신입니다"
"저.. 정말요?"
"네.."
"아기는요?"
"아긴요?"

아빠와 엄마 그리고 태훈이 동시에 묻는다
"아기도 괜찮습니다.. 출혈이 많긴 했지만.. 초음파로 아기의 심장 뛰는것까지 다 확인했고.. 지금은 절대 안정이 필요합니다.. 입원을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해야죠.. 당연히 해야죠"

태훈이 의사의 말이 끝나자 마자 고개를 끄덕이며 입원을 시키자고 한다

"그런데 왜저렇게 하혈을 하는겁니까?"
혜영의 엄마가 이제서야 진정이 되는지 궁금한 사항을 묻는다

"음.. 임산부가 무리를 했나 봅니다.. 혹시.. 오늘 무리하게 일을 하거나 어디 외출하셨습니까?"
"네~ 오늘 제사여서 ..."
"네에.. 그러셨군요.. 모든 임산부가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임신 초기엔 많은 사람들이 하혈을 합니다.. 하혈을 한다 해서 다 유산이 되는건 아니지만.. 현재 자궁상태나 아기가 불안한 상태이므로 ... 저렇게 하혈을 많이 하면 유산으로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자궁은 계속해서 혈을 내보내려고 수축을 하기 때문에 자궁속에 있는 아기한테도 영향이 갈수 있습니다.. 그래서 입원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긴 의사의 결과 상태를 듣고
혜영을 그 자리에서 입원을 하기로 했다

링겔을 꼽고 있는 혜영의 얼굴은 아까보다 더 백지장 같았다
태훈이 바늘꼿인 손목을 잡고선 자신의 양볼에 갖다 덴다

차가운 손의 냉기가 느껴진다

<바보같이... 임신인줄도 모르고.. 그렇게 피곤해 하고 잠때문에 힘겨워 했는데.. 그런것도 몰랐다니.. 난 왜이러지?>
태훈은 맘속으로 자신을 자책한다

"임서방.. 오늘은 그냥 가게.. 낼 출근해야지.. 혜영이 곁엔 내가 있을테니까.. 오늘은 그만 가고 내일 출근한 다음에 혜영이 회사에 휴가좀 신청 해주게"
"저두 있을께요 어머니.."
"아닐쎄.. 오늘은 그냥 가고.. 필요한 것은 애 아빠 보고 준비하라고 할께.. 자네 오늘 제사 였다면서 피곤할텐데 오늘은 그냥 가서 쉬게"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 집에가서 잠을 잡니까?"
"그렇게 하게.. 내일 와도 괜찮으니까.. 자넨 집에가서 눈좀 붙이게"

장인 장모가 등떠밀며 내보내는 바람에 태훈은 하는수 없이 집으로 돌아갈수 밖에 없었다


아침이 되자 태훈은 병원으로 출근했다

"혜영인 좀 어때요 어머니?"
"푹~ 잤어.. 자넨?"
"저야 뭐.. 한게 있어야죠"
"밥도 못먹구 어쩌나?"
"그깟 한끼 못먹는다고 잘못 되나요?"
"하긴... 자네한테 미안하네"
"왜요 어머니?"
"얘가 이렇게 어려서 임신인줄도 모르고 몸을 함부로 움직였으니.. 그 조그만 애기가 버티기 힘들었겠지"
"제가 죄송합니다.. 눈치도 없이 혜영이가 많이 피곤해 했는데"
"괜찮네.. 자네가 뭘 알겠나.. 둘다 쌩 초짜들이니..."

혜영이 눈을 뜬다
조용조용 대화를 한다고 했는데
아마도 귀에 시끄럽게 들렸나 보다

"오빠 왔어?"
"응.. 괜찮니 혜영아?"
"응.. 오빠 나 임신이래"
"그래.. 그렇다네"
"오빠 좋치?"
"응.. 근데 아기보다 니가 더 건강해야 아길 낳지?"
"조심하면 된데.. 아기도 이상 없데.. 벌써 9주나 됐데"
"9주면 얼만한데?"
"몰라 나두..."

누워있는 혜영과 앉아 있는 엄마 또 서있는 태훈은
혜영의 말에 웃음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