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40

[제56회]


BY 시켜만주이소 2003-02-25

아이보리의 구술이 박힌 ... 인어공주를 연상하게 하는 드레스였다
몸에 달라붙은 통이 좁은 드레스를 입은 혜영은 결혼행진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아빠의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인채 입장을 한다
모든 하객이 일시에 혜영에게 주목한다
약간의 웅성임과 이어진 침묵속에 빨간 카펫이 깔려져 있는 좁은 길을 천천히 걸어간다
검정색 턱시도에 푸른빛의 베스트를 입을
태훈은 설레는 맘으로 웃음을 숨기지 못하고 떨어진 곳에서 혜영을 보고 있다
머리에 얹혀있는 작은 왕관이 천장의 불빛에 반사되서 잠시 눈이 부셨다
이윽고 혜영의 손이 태훈에게 넘겨지고
잠시지만... 아빠는 태훈의 어깨를 두어번 다독이고
"잘 부탁하네.. 잘살아야 하고.."
약간 사선에 앉아 있는 태훈의 부모님은
그 모습을 부드럽게 바라보고 계셨다


모든 이가 싫어하는 기나긴 주례가 이어지고 마침내 두 사람의 행진만이 남아 있었다
진행을 맡은 상훈이 ....
"하객 여려분 아름다운 두사람의 행진이 있기에 앞서 여태껏 잘 키워주신 신부측 부모님과 신랑측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자 신랑신부.. 먼저 시집을 보내주시는 신부의 부모님께 방향을 바꿔주시길 바랍니다"

상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시스트를 하는 드레스 도우미가 늘어진 혜영의 드레스 끝자락을 펄럭이며 가지런히 뒤쪽으로 늘어놓고
태훈과 나란히 혜영의 부모님쪽으로 몸을 돌렸다
눈망울이 큰 혜영은
이내 눈물이 똑~ 똑~ 흐르고 있었다
차마 얼굴을 들수가 없었고 흐르는 눈물을 보일수도 없었다
혜영의 엄마는 딸의 흐르는 눈물에 눈시울이 불거지면서
자신까지 흘릴순 없다는 생각에 어금니를 물고는
웃는지 우는지 모를 표정으로 두 사람의 인사를 받는다


이어 태훈의 부모쪽으로도 똑같이 정중한 인사를 했다

"자 하객 여러분.. 이로써 두 사람의 결혼식을 마치겠습니다... 두 사람의 앞날에 축복과 사랑만이 가득하길 가슴깊은 곳의 박수로 격려해주시길 바랍니다... 신랑, 신부 퇴장~~"

한음으로 시작되는 피아노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퇴장을 한다
앉아 있는 하객들은 모두 일어서서 퇴장하는 뒷모습에까지 박수를 아끼지 않고
입구 끝쪽의 친구들은 스프레이와 폭죽을 터트린다

사진촬영과 폐백이 이어졌다
태훈의 부모님은 대추와 알밤을 양손에 두둑히 잡고
양쪽으로 잡고 있는 흰천위에 자식을 수두룩 낳아달라며 힘있게 던지신다
그때 상훈과 현태는

"아버님 어머님~~"
"네?"
"신부측 부모님 되시죠? 저흰 신랑친구들입니다"
"예~ 그런데...왜?"
"폐백받으셔야죠"
"저희가요? 아휴~~ 아서요.. 친정쪽에서 무슨 절을 받아..."
혜영의 엄마가 그런경우는 없다면서 손을 내 젓는다
"아닙니다.. 태훈이가 꼭 모셔오라고 했어요 아버님 어머님 두분 꼭이요~~ 꼭~~"
"임서방이?"
"예~~ 두분이 오셔야 신랑신부 신혼여행 떨날수 있어요"
"허허~~ 그 놈 참...."

두 사람의 손에 이끌려 5층에 마련되 있는 폐백실로 올라간다
"오셨습니다... 신부측 부모님 오셨어요"
현태의 우렁찬 목소리에 태훈의 부모님이 뛰어나오신다
"어서오세요 사돈.. 신부 부모님도 절 받으셔야죠? 절값은 준비하셨죠?"
"허허허.. "
양가 어른들은 웃으면서 신부측 부모를 폐백실로 모신다
생각지도 못한 엄마 아빠의 방문에
혜영은 방가웠다
엄마의 이슬기 뭍어 있는 눈가엔
이내 기쁨의 눈물이 보인다

"임서방~ 기왕이면 신혼여행서 외손주를 만들어 주게나... 자~~ 잘받게.."
한웅큼 던져주며 덕담을 건네는 소리에
주위사람들이 한바탕 소란을 피우면 웃음꽃을 피운다



피곤한 결혼철차가 끝나고
폐백실서 예복으로 갈아 입은 두 사람이
드디어 피로연장에 나타났다
또한번 박수소리가 이어지고
두 사람은 싱글벙글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찾아주신 친지내외 가까운 어르들
눈에 뵈는 데로 인사를 하고 고갤 숙이고
친구들에게 간간히 손을 흔들고
입가엔 경련이 일어날 지경이다

많은 인파가 빠져나가고
혜영은 엄마의 품에 안겨있다
"우리 혜영이 오늘 보니까 너무 이쁘다.. 우리딸이 세상에서 젤 예쁜거 같아.."
"엄마~~"
"혜영아~ 신혼여행 잘 다녀오고.. 즐겁게 보내고 와"
"응~"
짧은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다
아빠역시 옆에서 물끄럼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자~ 친구들 기다린다.. 뒷풀이 하러 가야지.. "
"네 아버님... 저희 잘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재미있게 놀다 오게.."
"네"
돌아서는 부모님의 모습을 혜영은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바보같이 왜 우냐?"
"씨~ 내가 왜 바보야?"
"바보지... 내 옆으로 오는게 그렇게 싫어?"
"오빤... "


마련되어 있는 피로연장으로 친구들과 패를 이루어 이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