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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1일 1샤워 공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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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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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BY 시켜만주이소 2003-02-19

샤워를 마치고 난 두 사람은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다
기왕이면 눈발이 날려주길 바랬는데...
성탄절인 오늘은 눈발은 커녕 오히려 예년기온보다 더 푸근하기만 했다
"오빠.. 잠깐 백화점에 가자"
"백화점? 왜?"
"그냥... 백화점 가서 밥먹구 살껏두 있구"
"그러지 뭐"

명동으로 이동을 하자
주위의 상가들과 빌딩들에 붙여있는 플랜카드가 성탄과 연말기분을 새삼 확인시켜주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백화점 주차장엔 차가 밀려있었다

"근데 뜬금없이 왜 백화점은 오자고 하는건데?"
"오빠선물 사줄려고.."
"아구~~ 됐다니까"
"아냐.. 전에 실은 미리 준비하려 했는데 사질 못했어.. 오빠가 원하는거 골라봐.. 내가 쏠께~"
"ㅋㅋㅋㅋ.. 진짜?"
"그래~~"

지하 주차장서 주차를 하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일층으로 올라왔다
일층 중앙 사이드쪽으로 태훈이 혜영의 손을 잡고 성큼 성큼 걸어간다
혜영은 이내 무얼 고를까 궁금해 했지만.. 따라가는 길을 보고서 무언을 고르려고 하는 태훈의 속마음을 이내 알아 차릴수가 있었다

<향수>

"나 향수 사주라"
"진짜네?"
"뭐가?"
"그때 미주 언니 만났다고 했잖아"
"근데?"
"미주언니가 그러더라구.. 오빠 향수 모으는거 취미라구"
"그랬어?"
태훈은 가렵지도 않은 머리에 손을 데고선 긁적긁적 긁어본다

"좋아~~ 오빠가 좋아하는거니까 .. 골라봐.. "
"음.... 뭘루 고를까?"
판매원이 새로나온 향이라며 종이에 뿌려 두서너번 흔들더니 냄새를 맞아 보라고 긴종이를 건낸다
"음.. 이건 향이 좀 진한데요?"
"그럼 이건 어떠세요?"

이번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테스트한 종이를 건내준다
"이거 괜찮은데요? 이걸루 할께요"
"언니~ 기왕이면 포장해주세요"
눈읏음으로 대신 응답을 하는 판매원이 브랜드 마크가 새겨진 포장지로 정성껏 포장을 한다

"오빤 향수가 왜 좋아?"
"모르겠어.. 그냥 누나방에 있던 향수를 보면서 병이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그게 계기라면 계길꺼야"
"그렇구나.."

계산을 마치고 두사람은 지하 식품부로 내려가서 식사를 했다

아침겸 점심을 마친 두 사람은 혜영의 집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실은 혜영은 외부에서 더 놀다 들어가길 바랬는데
태훈이 일찍 딸을 시집보내는 부모님의 마음도 헤아려 주자는 소리에
더이상 토를 달수가 없었다

"엄마가 좋아할꺼야"
"그래.. 너무 오래 못찾아 뵌거 같다"
"아빤 집에 있을란가 모르겠네?"


집안으로 들어가자 부산에 있던 큰오빠 내외부터 작은오빠까지
예상치도 못한 식구들이 집합해 있었다

"어서와.. 예비 임서방.."
큰오빠가 태훈의 등을 다독아면서 태훈을 방긴다
"안녕하셨어요? 갑자기..와서 죄송해요"
"죄송하긴 이제 한식구 될껀데"

집안이 금방 북새통이 되었다
생각했던 것처럼 혜영의 아빠는 안계셨고
엄마와 큰오빠 새 언니 조카 작은 오빠 태훈과 혜영

"시끌시끌 한게 보기 좋다.. 여보 여기 술상좀 보지?"
"네에~~ 준비중입니다"
부엌에선 벌써 예비사위 대접을 해줄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어젠 뭐했나?"
"어제요?"
질문을 던진 형을 바라보며 작은 오빠가 쿡쿡데며 웃는다
"너무 무린 하진 말게.. "
"아.. 저.. 그게..."
"됐네~~ "
태훈은 어쩔쭐을 모르며 당황을 한다

"큰오빠~ 무슨 말이 그래?"
"내가 뭘?"
"오빠 지금 그 질문의 저의가 뭐야?"
"야 이놈봐라.. 이제 지 남편 될사람이라고.. 오빠는 안중에도 없네"
"형,, 그만해 막둥이 저러다 삐질라"
"얌마~~ 내가 너 똥 오줌 기저귀 다 갈아가면서 돌봐줬는데.."
"웃끼네~~엄마가 했지 오빠가 했나?"
"진짜야 임마~~"

사는것이 이런것이 였던가?
살냄새가 난다
가족이란거
혈육이란거
태훈은 자신도 혜영과 이런 오븟하고 따뜻한 가정을 이루고 가장이 되며 아빠가 될것이라고.. 아무도 모르게 속으로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