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훈과 혜영의 사이엔 어색한 침묵만이 흐른다
생각지 못한 미주와의 인사에
혜영은 어리벙벙했고
태훈은 자신이 무언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마냥
혜영의 얼굴을 쳐다볼수가 없었다
"오빠야?"
"어.."
"미주언니 말야.."
"응"
"지금 첨 만난거야?"
"응?... 응.. 아..아니.. 전에 한번 본적 있어"
"언제?"
"전에 너네집 인사갔다 온날.. 택시타고 가려다가 마주쳤어"
"그랬구나.."
"왜에?"
"그냥.. 왠지 오늘 첨 만난 사이같지 않아서.."
다른 사람에의해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금방 테이블 위엔 갖가지 모양과 장식으로 꾸며놓은 먹음직 스런 음식이 차려졌다
샐러드에 드레싱을 얹고
먼저 마늘빵을 집어서 먹는다
좀전에 구워낸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빵이 입안 가득 고소함이 뭍어났다
"혜영아.. 미주때문에 우리사이가 달라질껀 없어"
우물우물 빵을 씹어대는 불룩한 혜영의 볼을 바라보며 태훈은 얘길 먼저 건넸다
"알아.. 나도.. 근데 그게 말처럼 쉬울까?"
무엇을 걱정하는건지
혜영은 태훈이 자신을 달래주는 말을 곱게 받아드리지 못하고
신경을 건드린다
"아니야.. 정말이야.. "
"알았어.. 배고프다 먹자 오빠야"
또다시 침묵은 이어지고
혜영은 내내.. 그 미주라는 방갑지 않은 여자에 의해
좋은 곳에 와서 만난 음식이 무슨맛인지.. 어떤 향을 갖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 순간
미주라는 그 여자가 급하게 이들의 뒤를 ?아나왔다
"태훈아.."
혜영과 태훈이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혜영은 둘이 대화를 할수 있게 앞으로 먼저 걸어서 빠져나왔다
"그래.. 무슨 할말 있니?"
"아니.. 다시 만나서 방가웠어, 인사나 하려고, 혜영씨라고 했나?"
"응"
"예쁘게 생겼네.. 너하고 아주 잘 어울려"
"고맙다..."
"좋은 소식있으면 알려줄꺼지?"
"응.."
"그래.. 이거 우리 매장에 남은 사은품이였어.. 내가 주려고 빼낸거야.. 혜영씨 줘"
이쁘다기 보단 앙증맞은 다이어리였다
"이거 아무에게나 함부로 줘도 돼?"
"괜찮아.. 잘 가라 .. 혜영씨 기다리겠다"
"그래.. 고맙다.. 나중에 또..."
만나자라는 말을 하려다 얼머 부렸다
혜영을 향해 잰 걸음으로 다가가는 태훈을 향해 미주는 멀뚱이 쳐다보고 있었다
혜영은 조금 떨어진 거리지만
태훈이 다가오고 쳐다보는 미주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미주도 같이 고개를 숙이며 혜영의 인사를 받아준다
차에 올라타고 태훈은 혜영에게 미주에게 받은 다이어리를 내민다
"이거 뭐야?"
"응.. 미주가 사은품이였는데 너 갖다 주라고"
<이걸 나보고 쓰라고? 그 여자 정신 있는거야 없는거야?>
"이쁘네.. " 맘속과는 전혀 다른 말은 건넨다
혜영은 그러고는 이내 가방속으로 다이어리를 집어 넣었다
운전하는 내내.. 태훈과 혜영은 말이 없었다
<이게 아닌데.. >
하는 똑같은 생각을 두 사람은 맘 속으로 하고 있을 뿐이였다
집에 거의 다다르자
태훈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혜영아.. 잠깐 얘기하다 갈까?"
"해봐.."
"어디 들러서 차나 한잔 하자"
"그러지 뭐..."
집근처 까페에 들어가 태훈과 혜영은 커피를 주문했다
"할말이 뭔데?"
"너 지금 기분 별로 라는거 알아"
"........."
"혜영아.. 오빤 너만 있으면 돼, 그리고 이젠 미주때문에 방황하진 않아.. 네가 그날 스키장서 기절했을때.. 내 맘이 어땠는줄 알아?"
혜영은 아무런 대꾸없이 그냥 태훈만 바라보고 있었다
"가슴이 녹는다는 심정 아니? 애가 탄다고 하지... 심장은 두방망이질 하고, 맥박은 불규칙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뛰고.. 누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하나도 들리지가 않았어..오로지 네 눈동자를 볼수있길 바랬어.. 네가 설사 불구자가 된다해도 너를 곁에 두고 살겠다고 생각했어.. 진심이야.."
"진짜?"
"정말..."
"알았어.. 됐어.. 내 기분 풀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같은 서울에 있다보면 언젠간 만날수도 있는건데.. 내가 너무 옹졸했던거 같아.. 오빠 믿을께"
"그래.. 나 믿지?"
"응.. 믿어"
"그래 그럼 됐어.. 오빨 믿어봐.. 나때문에 가슴아프거나 너 신경쓰게 하는일은 없을꺼야."
"알았어..."
뜨거웠던 커피를 이제서야 마신다
식은 커피잔 속엔
두 사람이 사랑이 고여있다
그 둘이 마주하고 있는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