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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BY 시켜만주이소 2003-02-04

찬바람이 씽씽~~ 거리는것이 이젠 제법 차게 느껴지는 계절이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말없이 차만 홀짝 마시기를 여러차례..
사람을 불러놓았으면 얘기가 있어야 할 법도 한데
지승우는 아무런 말도 없이 계속해서 침묵만을 고집하고 있다
"선배? 저 시간 많치 않아요"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불러앉아 놓고선 말도 못하는 지승우의 행동에
드디어 혜영이 한계에 도달한듯 말을 꺼내본다
"알았어.. 말할테니까 보채지좀 마.."
"그럼 안보채게 말좀 해봐요.. 지금 우리 앉아 있은지가 얼마나 됐는지는 아시는거예요?"
"혜영씨~"
"네"
"내가 전에 말했지.. 나 혜영씨 좋아한다고"
"그에 따른 답은 저 역시 답변해준거 같은데요"
"그렇게 장난으로 넘기지 말고 ..."
"장난이라니요? 선배가 하는 사랑은 진실하고 제가 하는 사랑은 어린애들 장난으로 느껴지세요?"
"정말 결혼상대자가 있는거야?"
"네"
"누군데?"
"그런거 까지 일일히 보고를 해야되요?"
"상관없어.. 누굴 사랑하던 말던. 혜영씬 내 여자가 될꺼니까"
"뭐?뭐라구요?"
어이가 없다
혜영은 자신이 무슨 소릴 들었는지 다시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럴가치도 없다는 걸 금방 깨달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선배에겐 진실로 들려지지 않겠죠.. 선배가 절 좋아해주는건 감사한데요... 이번엔 번짓수를 잘못 짚었어요"
"번짓수라니?"
"전 맏언니 처럼 선배가 흥미 있을때 갖고놀다 버려지는 장난감이 아니예요.. 사랑이 무슨 장난인줄 아세요?"
"무슨 말이야?"
"선배가 맏언니와 왜 헤여졌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끝도 흐지브지.. 또 사랑때문에 회사에서 ?겨나는 사람은 맏언니 한사람으로 족하지 않나요?"
"효진인 자신이 제발로 나간거야?"
"과연 그게 본인 스스로 결정 지은걸까요?"
"정말이야?"
"아마도.. 그렇게 나가게끔 분위기 조성을 했겠죠.. 이건 엄연한 차별이고 부당대우에요"
"혜영씨? 내 맘을 모르겠어?"
"선배~~~ 전 결혼할 몸이예요.. 또 결혼해서도 회사는 계속 다니고 싶어요 ... 선배하곤 그냥 편한 사이로 회사의 선후배 사이로 남고 싶어요"
"혜영씬 22살이야~~22살~~"
승우는 22살이라는 어린나이에 대단히 강조를 한다
"네.. 저 아직 결혼하기엔 이르다는거 알아요.. 하지만 입장바꿔서 선배하고 결혼하기에도 이른나이 아닌가요?"
"그그건..."
"그냥 저 이대로 놔주세요.. 저 정말 사랑하는 사람 있구 또 서로 상견례도 마친 상태에요.. 해 바뀌면 바로 결혼 할예정이에요.. 선배맘은 그냥 좋은 감정만 받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지나친 참견인지 모르지만.. 맏언니 다시 한번 붙잡으세요.. 선배도 아시잖아요.. 맏언니 모든 면에서 뛰어난 사람이란거.. 저 보단 선배한테 더 잘 맞는 사람이예요.. 또 언니가 선배를 아직 많이 사랑하구요..."
혜영은 식어버린 커피를 한모금 마시고는
가볍게 인사를 한후 먼저 일어났다
아무런 대꾸도 없는 승우를 뒤로 한채
카페의 문을 밀고 사람들이 오가는 대로에 혜영의 몸도 이내 석이고 말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면 좋으렸만...
연인들이 손을 꼬옥 부여잡고
차가운 공기에 입김은 허옇게 담배연기가 나오듯..
어디 따뜻한 곳이 없을까 생각하면서...
잰걸음으로 거리를 오가는 발걸음엔
기쁨과 행복이 뭍어날텐데...

혜영은 승우와 헤어지고 난후
그녀들의 아지트인 뮤즈에 들렀다
뮤즈역시 여름의 분위기는 없어진지 오래고
벌써 성탄을 맞을 준비로 완료가 되어 있었다
따뜻한 레몬차를 시키고
담배도 같이 주문한다
살렘의 시원한 맛이
혜영의 목을 축인다
길게 한모금을 내 뿜고는
혜영은 깊은 상념에 빠져든다
태훈을 첨 만나서 여기까지 오게 된 이 시간을...
자신이 지금 태훈을 사랑하는건 맞지만
결혼은..
결혼이란 상상과 미래에 대한 꿈에 부풀어 자신이 너무 이른 결정을 한것은 아닌지..
정말 말 처럼 사랑만으로 모든것을 잘 헤쳐나갈수 있는것인지..
갑자기 결혼이란 생각이 그저 웃음지을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