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영은 어제저녁에 빨갱이가 방문을 했다
태훈과 헤어지고 집으로 오는 중에 배가 싸르하게 아프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도 변함없이 제 날짜에 잊지도 않고 방문을 했다
<이런거좀 안하고 살순 없나... 으~~ 여자인게 싫다>
저녁부터 내일 아침에 수영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내심 걱정아닌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수영도 하지 못하면서 수영장에 가는것도 뭐하고
또 안가자니 태훈씨가 걸리로....
"아니 어떻게 된거에요? 오셨으면 풀안에 들어오시지 않고?"
"네.... 오늘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서요...<내 어찌 생리중이라고 말을 할수 있다더냐....>"
"어디 아프세요?"
"아니 그런건 아니구요.... 그런날 있잖아요 들어가고 싶지 않은...."
"태훈씨 얼굴보려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랬구나... 난 그런줄도 모르고 오늘 무지하게 기다렸어요 안왔는줄 알고..."
"우유한잔 사주시겠어요? 커피 우유로..."
"그럼요 누구 부탁인데..."
커피 우유2개를 마시면서 태훈의 차로 이동을 한다
"어제 왜 음성 안남기셨어요?"
"잠도 못자고 기다렸어요?"
"그러셨어요? 어제 집에 들어가니까 은주한테 연락이 와서 통화하다 보니 그만 너무 늦어서요..."
"아하~~ 그랬구나.."
"은주씨는 굉장히 활달해 보여요.. 남자 친구는 당연히 있겠죠?"
"ㅎㅎㅎㅎ 지금 ing중이랍니다.."
"아..네.... 우리하고 같네요.."
"우리요?"
"그럼요 우리도 ing아닌가요?"
"ㅎㅎㅎㅎ 그렇긴 그렇네요..."
"혜영씨?"
"네?"
"혹시 포켓볼 치세요?"
"포켓볼이요?"
"네....."
"음..... 치긴 치는데요 아직 초보급이라...."
"그럼 우리 이따가 퇴근하고 포켓볼 치러 갈래요?"
"아뇨... 저 오늘은 약속이 있어요 포켓볼은 담에 치러 가요"
"그래요......"
"쩝~~~~"
"ㅎㅎㅎㅎ 아쉬운가요?"
"그럼요 전 같이 치고싶었는데...."
"담주에 꼭 같이 치러 가요...오늘은 선약이 있어서요..."
"할수 없죠 선약인데... 근데 남자 만나는건 아니겠죠?
"남자면 어쩔껀데요?"
"아니 남자란 말씀이십니까? 장소가 어딥니까?"
"하하하하 그런 상대 아니니까 염려 붙뜨러 매십시요..."
상쾌하다
임태훈과의 아침 출근시간이 이렇게 기쁠수가
언제부터 이 남자에게 호감을 갖게 된걸까....
알수가 없다
<그건그렇고 오늘 부터 당장 포켓볼 배워야지 자재부에 있는 호영이 한테 부탁해야 겠다...>
포켓볼을 같이 하자고 말을 건네들은 순간 삑싸리만 엄청 내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가 싫었다
은주하고 선임이는 포켓볼을 썩~~ 잘 치는데
혜영은 그들의 모습만 바라보곤 배울생각을 하지 않았다
포켓볼 잘한다고 해서 누가 밥주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돈이 생기는것도 아니니까
개나 소다 다 친다고 자신까지 따라쳐야할 필요성을 그렇게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애들 따라서 조금이라도 배울껄....>
"고마워요 태훈씨 덕분에 오늘도 편하게 출근했네요"
"아니에요 제가 더 고맙죠 막히는 아침시간 혜영씨가 함께할수 있다는것이 ....."
"그럼 전 갈께요...."
"네 이따가 호출하겠습니다"
"네......."
출근을 하자 마자 자재과로 달려간다
"호영씨? 호영씨?"
"어?선배 왜?"
"아침부터 다급하게 왜그리 날 찾아?"
"헉~~헉~~ 헉~~~ 저기.... 호..영..씨.."
"아 나 여??어 천천히 말해도 돼...
"호영씨 오늘 점심에 내가 자장면 쏠게 나 포켓볼 갈켜줘..."
"잉? 왠 뜸끔 없는 포켓볼?"
"아이~~ 그럴일이 있어 갈켜줄꺼지? 자기만 믿어 내 이따 점심시간 맞춰서 올께..."
"어 선배~~~ 선배~~~ 우쒸 디따 빠르네..."
호영이는 혜영이 보다 2살이나 어린 직원이다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회사에 입사를 했는데
어찌나 사교성이 많고 모든 사람들한테 성심성의껏 대하는지 인기가 많다
단지 나이가 어려서.....
회사주위엔 의외로 당구장이 눈에 띄지 않는다
전에는 그리 신경쓰고 간판을 쳐다보지 않았는데
보이는건 식당과 편의점 카페등만 보이지
당구표시를 찾는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선배 갑자기 왠 포켓볼?"
"그럴일이 있어 내일도 갈켜줘 알알지?"
"음... 이거 달랑 입만으론 부족한데..."
"알았어 잘 되고 나면 저녁 거하게 쏠게?"
"됐냐?"
"헤헤헤헤....."
간신히 찾은 당구장은 건물 지하에나 보일까 말까한 간판을 걸고 있었다
일반 당구대가 6개
포켓당구대가 4개
우린 젤로 구석진 곳에 자릴 잡고
일단 중국집에 음식부터 시킨다
"뭘루 먹을꺼야?"
"음... 먹고 싶은거 시켜도 암말 안하기..."
"알았다..."
곱배기 간자장 하나와 간자장하나 또 군만두
<자식 많이도 처 먹네...>
"자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당분간 선배의 스승입니다 잊지 말고 따라주시길 바랍니다"
"야~~~~~~~~~~~~"
"농담입니다..."
생각보다 포켓볼은 어려웠다
공만 때리면 될줄 알았는데
검정공이 들어가면 안되고
흰공이 밖으로 튀어나가도 안되며
겜을 할시 지정된 숫자의 공을 집어넣어야 하고
우측을 까고
좌측을 까고
조금 아래를 까고
머리가 빙빙 돈다
도대체 저런건 누가 말들었기에 날 이리도 머리굴리게 만드는지....
쪽팔릴 것도 없다
혜영이가 잘보여야 할 사람은
태훈씨뿐
지하 당구장에서 간자장을 먹으며 포켓볼을 배우던 말던
남들의 시선을 포기한지 오래다
<내 눈물의 자장면을 머금으며 포켓볼을 배웠다는걸 절대 알리지 않겠다 화려하게 기세등등 그 날만 꿈꾸자.... 그래도 쪽팔리네....>
눈깜짝 할사이
점심 시간은 지나가고
부랴 부랴 사무실로 들어간다
"호영씨 내일도 잊지마~~"
"낼은 탕슉이야...."
귀여븐 자식...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네.. 전산실 박혜영입니다"
"혜영씨 나야.."
"어 승우 선배?"
"오늘 저녁에 시간있어?"
<아니 이자식이 연인이 있으면서 수작을 부리네..>
맏언니와의 사실을 알고난 혜영은 승우가 갑자기 재수없어 진다
"오늘 저 바빠요 약속이 2탕이라 몸이 두개였으면 좋겠어요"
"어 그래?"
"할수 없지 뭐..."
"네 알았어요 그만 끊을께요"
"저기 혜.."
"딸칵"
승우선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영은 수화길 내려놓았다
<양다릴 걸치겠다... 지승우... 상댈 잘못 잡았어 당신이 생각한거 처럼 나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