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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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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lsh1951 2002-12-03

억아~~!

너무 추워서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을 피해서 걷는다.
화단 돌틈에 피어있는 우유빛 소국이 하얏게 얼어서 떨고 있구나.
난 거실유리창 안에서 이 창백한 국화꽃을 멍 하니 바라보며 동정심마저 접은지
오래구나. 널 잊기로 한 날부터 지금까지 날마다 창밖의 저 꽃을 보며 널 보낸다
바람이 싫어서 얼굴을 아래로 아래로 자꾸 숙이는구나.
어느던 눈물이 그렁그렁 뚝뚝 떨어질 것같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구나.
억아~
너를 이별하기가 마음으로 꾀나 힘겨웁구나.
별반 정들새도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수없이 사랑한다고 말했어도
그저 해 보는 젊은 객기라고 여겼는데, 시간이 갈수록 창밖의 국화가 가슴저리니...
너무 어려서 너의 입술이 닿아도 그저 덤덤할 줄 알았던 느낌이 빗나간 순간
부터 난 허둥대기 시작했지. (나이값을 하자,난 중년을 넘어가는 늙은이야) 하지만 그건 겉도는 왜침일 뿐,마음을 다스리는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단다.

그런데,내가 허둥대는 동안 너의 마음은 떠나가고 있음을 난 알아야 했어.
넌 ,늘 그자리에 있겠다고 하면서 점점 멀어지며 긴 여운만 남겼지. 날 속인거야.
그자리에 있겠다'는 말을 허공에 뿌리며 뒷걸음으로 도망치고 있었어.ㅎㅎㅎ!
넌 내심 고민에 빠졌겠지.(사내가 뱉은 말은 있는데 이대로 꼬리를 감출 수 도 없고,,, 멋지게 떠날 구실이 없을까?')

난 알수 있었지. 널 보는 순간 넌 그리 강한 남자가 아니라는 걸~~~
넌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을 두려워하는 겁많은 소년이란 걸 한눈에 알아버렸어.
만나기전 내가 한 말이 적중했지. "만나보면 실망해서 달아날거라"고 한 말.

그러나 넌 참 잘 하는거야 .지금 날 떠나는 거, 아마 시간이 지나면 내가 널 보내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지금 떠나는게 널 위해서 ,날 위해서 잘하는 일이야.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시간 "사랑을 떠나보내며"란 음악이 가슴을 아리게 하는구나.
유치하게도 널 조금은 사랑했나봐. 생살찢고 소금을 뿌려놓으면 이렇게 아플꺼야.
잠시 지나가는 바람이였지만 화려한 꿈을 꾸게 해줘서 고마웠어.
자꾸 눈물이 나는구나. 바보같이 ㅎㅎㅎ 아마 난 만년소녀가 틀림없는가봐.

지금도 너의 입술의 달콤한 감촉이 내 몸을 전률케 한다면 웃겠니?
넌 <작전성공>이야. "기어코 누나가 날 사랑하게 만들거야" 한 말 .
종당에는 널 사랑하고 말았으니 말이야....
세월이 지나면 이런 "로멘틱한 일도 있었어" 하고 미소 지을수 있는 추억이 될거야.

부디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원할게,,,

그리고 영원히 누나 잊지는 마~~~!

<그렇게 무더웠던 한여름밤의 꿈자리 걷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