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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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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BY 허브향 2002-11-29

내 첫사랑이라고 확신했지만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왜냐면... 여긴 내 직장이구. 그 사람은 내 환자의 보호자일 뿐.
그 사람을 다시 본다 해도 달라질것은 없다.
달라지는 것을 원하지도 않으니 말이다.
"정선생 들어가자구"
나와 같은 동기이자 내가 그의 첫사랑이었다고 농담 삼아 말하는 한선생이 나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우린 수술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술 내내 집중을 할수가 없었다
저 밖에서 다른 보호자들 처럼 두 손을 모으고 무사하기만을 기도 하며 설레임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아이를 향한 사랑을 날리며...
그 사랑의 반은 지금 집에서 앓고 있는 딸아이 주희 것 인것을...
인종차별 심한 미국에서 20대 초반의 유학생이 아이를 낳을때 그 아픔은 두배 였다. 근데 이 여자는 그래도 행복하지 않은가.
내가 죽을 만큼 사랑했던 남자의 아이를 낳는 일. 그게 얼마나 기쁜 것인줄 그녀는 알고나 있을까?
사내 아이의 우렁찬 울음 소리와 함께 긴 수술을 끝이 났다
피곤함과 배고픔이 한번에 몰려 왔다.
아이는 대강 수건으로 몸을 닦고 몸무게를 재고 발목엔 이름표를 다는 것을 보며 꽤 묘한 기분을 느꼈다.
수술실 문이 열리고 의사들과 함께 긴 복도를 향했다
60대 초반의 그녀의 어머니는 계셨지만 김태윤은 보이지 않았다
내 방의 문을 열려고 할 쯤이었다
"... 정수경!"
".... ... 태윤씨"
"오랜만이다"
내 방으로 들어왔지만 어색함이 공기속에 상존되어 있었다
"잘 지냈죠? "
"보시다시피"
"... 아이 아빠 된거 축하해요"
"그대로네"
"..."
"요즘 어떻게 지내?"
"그냥 이렇게... 태윤씬요?"
"그냥 말 놔! 그때 우리 대학때 처럼 말이야"
"잘 지내. 자리도 잡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