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가 시간 나시면 저하고 어디좀 가실 수 있으세요?"
"네? 언제요? 두시경에 제가 집으로 갈께요."
다짜고짜로 2시에 집으로 쳐들어 온다는 말을 듣고보니 너무 황당했다.
"어딜 가는데요..?"
"가보시면 알아요. 참 좋은 곳이예요. 사장님 같은 분과라면 정말 좋을거예요..
묻지 마시고 저하고 가보시면 되요 ㅎㅎ"
"시간이 별로 .."
너무 적극적으로 댓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순전히 나의 생활 방식에서 비롯된 판단이긴 했지만 늘 여자가 강하게 나오면 꽁무니를 빼는게 남자의 본능이 아닌가..
몸을 주겠다고 강하게 어필하는 여자는 싫다하고 튕기고 수줍어 하는 여자를 죽자사자 정복하려는 것이 인간 남자의 동서고금 표준 심리가 아니었던가...
"여하간..제가 2시에 가겠어요. 뿌리치지 마세요. 제가 설령 민아 오빠께 해롭게 하겠어요 동병상련인데^^"
자꾸 보면 정든다던가. 남편은 있지만 생과부인 여자의 권면을 감히(?) 어떤 독신남이 거절할까..
산수갑산을 가도 여자라면 좋다는 심리가 남자이거니와 더욱이 동병상련이라면 홀아비 사정 과부가 안다는 말인데 2시에 오지 말라고 답할 위인이 난 본래 못되지 않는가. 확답 못하고 돌아서는 내게 그녀는 다시 말했다.
"사장님, 꿈은 이뤄지거든요.."
직직 끌리는 내 슬리퍼 뒤축을 따라 오는 그녀의 말은 무슨 의미일까..?
월드컵 축구에서 보았던 꿈은 이루어진다..?
내 꿈은 무엇인데..?
그녀의 대한 내 꿈은 과연 무엇인데..?
그녀가 내게 꾸는 꿈은 무엇일까...?
헷갈리는 아침이었다. 햇살이 퍼지고 2시라는 약속시간이 점점 기다려지는 것은 왠일일까..
여하간 여자라는 정체는 남자에게 무엇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아무 것도 모르는 여자에게 거리를 지나며 동물적 생각을 하는게 만물의 영장이라는 남자가 가질 수 있는 본능적 꿈(?)일진데.. 꿈은 이루어진다,..꿈은 이루어 진다
나는 그렇게 혼자 속삭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