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 저수지가 터지다니 00000
바람도 가늘 길이 있단다. 붉은 바람은 꽃을 피우며 가고 푸른 바람은 싹을 틔우며 가고 노란 바람은 땅을 달래며 간단다. 내 친구 시인의 표현이다.
물도 흐르며 자욱을 낸단다. 광야에 뿌리를 박은 작은 잡초들까지 생명을 주면서 물은 그렇게 바다로 간단다.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늘걸까.. 흐르는 구름 같고 아침 안개 같다고 성서는 이야기 하고 있지 않은가. 헛되고 헛되니 해 아래 있는 모든 것이 다 헛되다고 성경속의 경험자 솔로몬 대왕은 말하고 있지 않은가..
사람들은 룰을 정해 놓는다. 이것은 안되고 저것은 안되고 이만큼은 되고 요만큼은 최소한도로 지켜야 하고....어쩌면 사람은 에어리어의 함정에 스스로를 가둬 놓고 절제하며 통제하며 사수하며 사는 지적 동물인지도 몰랐다.
민아의 선을 쉽게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다. 오랜 기간 그녀와의 황색선을 넘지 말고자 많은 충동의 산을 잘 넘어온 것을...
한번쯤 지나치고 마는 그런 사이도 아니고 십수년을 확인만 하면서 황색선을 사이에 두고 손만 잡아 왔던 아름다운 우리를 몰락 시키기에는 너무 큰 두려움이 서로를 제어하고 있었다.
"오빠, 나 이상하네.."
"뭐가? 술 취하나보다.."
"아니 취한다기 보다는....."
"그럼? 메스껍냐 아니면 어지럽냐?"
민아의 눈 속에 내가 왕자처럼 비친걸까... 아니면 외로운 여자의 봇물이 술로 인하여 터지려는 것일까...?
눈섶이 까불거린다 민아의 눈섶이 그리고 하얀 눈이 올 것 같은 날의 설레임이 그의 가슴에서 일어나나 보았다.
"나, 나, 나좀 안아줘 오빠.."
민아는 아니 그녀는 그렇게 속삭이고 있었다.
그 눈망울이 연구소에서 처음 미팅때 만났던 그 여인의 눈을 꼭 닮았다는 기억이 분명해졌다.
술이.. 쥬스성분이 있는 그 술이 아마도 그녀를 세뇌 시키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갑자기 내 옷이 거추장 스러워 졌다. 한꺼풀 상의를 벗어버리고 말았다.
민아도 나도 옷은 필요 없지 않은가. 이미 에덴동산으로 가기를 갈망하는 남녀로 조각한 이 기 찬(?) 술의 계략은 그렇게 우리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 이상해 못참겠어요. 이런 감정 첨이야. 정말 너무 힘들어요 오빠 나 나 나"
가속을 가한 열차는 분별력이 없었다. 갸날픈 양심의 소리와 도덕의 소리 인륜의 소리들이 힘을 다해 소리쳐 보았지만 이미 그 열차는 괭음을 내며 질주하여야 했다. 거기서 멈춘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민아가 햇살 드는 오리골 바위 밑에서 가랑이를 벌리고 앉아 오줌을 누고 있었다. 나무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 보자니 침이 넘어 간다. 치마를 올리는 그녀의 하얀 다리통이 너무 만지고 싶었다. 내가 훔쳐 보는줄도 모르고 오리골 길을 내려가는 민아의 뒤를 숨죽이며 따라가던 나는 그만 발자욱 소리를 민아에게 들키고 말았다. 민아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소곳이 웃으며 내개 손을 내민다.
"오빠, 빨리와. 내가 업어줄께.."
"니가 날 업어.?"
"그럼 나 힘세다. 오빠 안아 줄 수도 있어 ㅎㅎ"
나는 그래서 민아의등에 업혀 봤었다. 나이는 나보다 한살 아래지만 덩치는 나 못지 않는 민아의 소녀 유방이 내 팔에 닿을 때마다 난 너무 몸을 떨고 말았다.
"오빠, 왜 그래? 나 무서워"
"응, 아냐..그냥 아까 뛰어 왔더니 땀이 식나봐.."
난 등에 업혀 조금 가다가 얼른 민의의 젖통을 만졌다. 정말 우연인것 처럼..
"민아도 움찔한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의식하지 않는 듯 씩 보고 웃기만 했다.
정말 그 어린날의 지워지지 않는 필름, 아니 동영상이었다.
휘이익! 바람이 돌개바람이 불었다.
민아의 치마가, 짧은 치마가 급기야 휘날리고 천도복숭아 및 숨겨진 소녀의 잠뱅이가 내 눈으로 들어 왔다가 징소리와 함께 1장 1막을 마치고 있었다.
이제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이 산장에서 우린 제2막의 징소리와 함께 XX를 벗는 모험(?)을 하려는 것이었다. 안된다는 생각 보다 얼마 있으면 남편이 귀국한다는 압박감과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강박 관념이 서로를 빨리 빨리 행동하라며 채찍질을 하고 있었다.
미련의 찌꺼기를 털어 버리자. 정말 너무 오랜 세월 우린 원했잖아. 금그어 놓은 그 룰 때문에 우린 서로 억제한 것 뿐이잖아. 오늘은 다시 안올지도 몰라..
저수지가 터졌다. 저수지 위에 쌓아 두었던 보릿집 더미가 장마비에 휩쓸려 내려오다가 물문네 걸린 것이다. 물이 흐를데가 없다. 보릿집 터미가 나뭇가지들을 붙잡는다. 저수지가 불어 오는다. 물이 차 오른다. 정말 터질려나 ?f다. 물이 일정부분 차면 물문위로 넘어가야 하는데 그 물문을 보릿짚이 터미가 되어 막고 있으니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아, 나 좋아요. 오빠, 고마워요. 정말 그랬어요. 세상에서 진짜 오빠였어. 다 가져..다..!"
소리치고 있었다. 미친짓이야. 누가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죽어도 좋아 죽어도 좋아
그녀가 어는 영화의 제목을 외고 있었다. 나도 따라서 그렇게 말했다
"죽어도 좋아.. 죽어도 좋아~"
결국 보릿짚 터미의 위력을 견디지 못하고 저수지가 툭 터졌다. 쏴아! 물이 저수지 둑을 할퀴고 다이나마이트처럼 터지고 있었다. 정말 정말 그 큰 둑은 터지고 말았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