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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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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BY 하루살이 2002-09-11

우리 아버지 만났다며? 은재가 전화했다.
네..내가 말한다.
무슨 말씀을 드렸길래..우리 아버지..너한테 반했나봐..은재가 말했다.
그런가봐요..나는 좀 시큰둥하게 말한다.
어? 우리 미나..대답이 왜 그래? 은재가 말했다.
반대하신다고 헤어지라고 하시는게 수순일거같은데..아니어서요..
좀 실망이에요.내가 말한다.
하하하..그래? 나 우리 아버지랑 별루 사이 안좋아..매사에 의견일치되는 적 별루 없는데...너란 여자두고는 의견일치야..은재가 말했다.
부자가 보는 눈이 똑같은가부네요. 못된여자 좋아하는거..내가 말한다.
그러게...하하하..은재는 뭐가 즐거운지 계속 웃었다.
은재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난 마음이 착잡했다.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잘못 어그러져가는 느낌이었다.
홍수에 휩쓸려가듯 은재의 생각에 행동에 휩쓸려서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자꾸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따가 차 보낼테니까 와. 은재가 말했다.
왜요? 내가 말한다.
어..모임이 있는데...파트너동반해야해..은재가 말했다.
난 가기싫어요. 사람들한테 드러나는거두 싫구요. 글구 은재씨에 대해서 생각정리두 못했어요. 내가 말한다.
너 나 좋아한다구..자구싶다구 했었잖아..은재가 말했다.
네..내가 말한다.
그럼 됐지 뭐가 문제지? 이따 보자..은재는 전화를 끊었다.
내 생각은 들어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생각만 말하고 끊은 은재에 대해 나는 벽에 부딪힌 느낌이 들었다.
나는 갑자기 어쩌지 못하는 내 성격이 맘에 안들었다.
에이~ 씨~ 나는 짧게 욕 한마디를 내뱉고는 옆에 있는 휴지통을 걷어찼다.
에구..무시라...공주님이 무지 과격하시네...희수였다.
어? 웬일이에요? 내가 아무렇지도 않은듯 묻는다.
일이 있어서 왔지...우리 미나두 보구...
이런걸 보구 님두 보구 뽕두 따구..라고 하는거야..희수는 주위를 살피며 내 엉덩이를 툭쳤다.
못살어..성추행범으로 신고한다..내가 희수를 흘겨보며 말한다.
내 애인..내가 만지는데 누가 뭐라구 해? 희수는 능글맞은 웃음을 웃어보였다.
나는 말대신 희수의 팔을 툭 친다.
미나야..우리 이따 같이 저녁먹을까? 모텔에서 시켜먹으면서 그거두 하구..일석이조겠네...흐흐흐...희수가 입맛을 다셨다.
안돼요..나 약속있어요. 내가 말한다.
누구랑? 어떤놈이야? 너 바람피는구나..희수가 말했다.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말랬죠? 내가 단호하게 말한다.
요즘 너 소문 들었어? 은성 서회장..매번 여자 갈아치운대..그 놈 조심해...희수가 말했다.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나? 나는 속으로 뜨끔한다.
그래요? 그 서회장하고 약속인데? 나는 무관심한척 말한다.
진짜? 어? 이상하네..서회장은 서른넘은 여자들은 쳐다두 안본다는데...희수가 웃으며 말했다.
으이그...그러면서 나한테 조심하래요? 내가 말한다.
하하하..그냥 하는 소리지 뭐..자는 애인 다시보자..뭐 이거지..희수가 말했다.
희수씨나 조심해요. 바람둥이라는 소문있던데? 나는 슬쩍 희수를 찔러본다.
어? 누가 그래? 나처럼 순진무구하고 순결한 남자를 두고..쩝. 희수가 말했다.
순진무구? 진짜 웃겨...나는 한바탕 웃어제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