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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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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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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BY dkflfkd67 2002-03-29

작업장의 분위기가 고조될즈음 옆 노동자의 말 한마디 조차가 조심스러워지고 제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는것으로 숙연하기 이를데 없다.작업장의 가운데를 중심으로 좌,우 그렇게 세 개의 검은 커튼으로 드리워진 밀실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속에서는 정해진 검사자들이 밝은 조명등을 투시하며 검사작업에 임하고 있었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불량률이 높다.
조바심에 굴며 안절부절 서성이는 반장의 표정 역시 못내 불안정이다. 하지만 애초부터 그런 사소한 일로 인정사정 몰수해야만 하는곳이 현장이 아니던가...?

급기야 급한 납품을 초래할순 없음으로 2층 라인에서 담당 차장님의 탐방이 있으셨다. 현 사항을 알리며 안면이 홍조에 가까운 반장의 얼버부리는 모습이 유난히도 나를 야속해라 하시는 표정에 가깝다.

"손양...제발 좀 어느 정도인것은 통과 좀 시켜줘라~~응?... 이러다간 오늘 납기에 차질이 있겠다...ㅠㅠ."

정 반장의 야속한 맘이야 왜 모르겠는가? 어디 검사자가 되어보라지...? 공든 탑이 무너지듯 제품 최종 완성에서 불량이 발견된다면 무너진 탑이 얼마나 큰 손실을 빚는지....그런 생각들을 하며 열심히 재고잰 끝에 16대 5로 명확하게 양품들을 골라내었다.

그나마 정해진 숫자에 겨우 꿰어 맞추어진듯 정 반장의 홍조가 조금은 풀리는듯 하였다.

내 일을 내 몸처럼 소중하고도 명확하게 다룰때 개인의 명분이 바로 서고 한 기업체가 그 명분을 일삼아 더 큰 울타리를 세울수 있지않을까...?

손바닥에서 끈적이는 땀의 염분을 씻어내며 나는 하루 일과가 이렇게도 길고도 배부른 음식을 먹은것처럼 풀려나가는 긴장감에서 흡족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