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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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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BY 허브향 2002-03-23

'똑똑'

따스한 봄햇살이 비추어 내고 있는 이 곳은 영욱이 유화를 그리고 있는 엄마의 작업실이었다.

"아가씨. 내려오세요! 식사하셔야죠?"
"나 지금 먹고 싶지 않아요"
"그래두 사장님께서"
"아빠께 그렇게 말씀 드려 주세요
작업에 방해되는데... 문좀 닫아 주시겠어요?"
"네 그럼"

영욱의 그림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속에 무표정함이 살아 있었다. 영욱은 기분이 찹찹하거나 스케줄이 빡빡해서 스트레스 해소를 할때 유화를 그리곤 했다.
그 속에 사람들은 언제나 영욱을 향해 소리지르거나 무표정함, 또한 불구덩이 속에 빠져, 구해 달라며 매달리고 있었다.
그것이 홀로서기 28년만에 얻은 단한가지 였으니깐...
처음부터 동시 통역사가 꿈이지는 않았다.
평범하지는 않겠지만, 음악을 공부 하거나 미술을 전공해서 예술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께 실망을 안겨 드릴수는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길이 동시 통역사!
영욱은 지금까지 공부한 5개국어를 모두 마스터 할수 있다.
중국어, 일본어, 덴마크어, 스웨덴어, 불어까지...
영어와 한국어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으니깐!
하지만 영욱은 홀로 공부하지는 않았다. 방학때면 외국으로 여행을 다니고, 그 나라 문화를 접하고, 어학 연수를 떠난 댓가 였다.


"그렇게 대단했어?"
"그렇다니깐... 톡 쏘는 말투 보니깐 저절로 괴성이 나오더라구"
신촌 뒷골목의 작은 술집이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후배 기자가 한턱 쏘는 거라며 어깨에 힘을 주었다.
"그런 마누라 하나 있음 따발총에 맞아 죽을꺼야"
"따발총?"
"말투! 따따따따~ 프리지아 꽃이라니깐 비웃던데...
기분 좀 나빴어. 남자의 자존심을 밟아 버리는 여자는 여자 취급 못받는다는거 모르는 가봐? 세한 그룹 무지 보수적이라는데 딸은 전혀 아냐. 막내딸이라서 그런지 꽤 힘있게 키웠더라"
"세한그룹?"
"몰라? 요즘 자동차 때문에 주가 팍팍 올리고 있는데..."
"알지."
"그집 외아들이 글쎄... 평범한 여자랑 결혼해서 한바탕 뒤업어 지기도 했었는데 그게 언제 였지? 98년 12월이었을껄"
"기억난다"

세한그룹.
그곳은 명준이 처음으로 입사한곳이기도 했다.
방송국을 다니기전 신입 사원으로 그 곳에 다니다가 2년후 그만뒀었으니깐... 그 곳에 취직하기 하늘에 별따기랬지만 입사 하고 난뒤 받는 스트레스는 무지무지 했다.
사회생활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형식적인 틀에 맞춰진 그 곳에서 명준은 오랫동안 견뎌내질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