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4 - a
진이 돌아오기 전에 난 집안을 정리하고 나갔었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서둘러 침대에 누웠다. 어둠을 헤집고 많은 생각이 삐져나왔다. 앞으로 내가 해야할 일들을 생각했다. 우선 진과훈의 만남을 중단시키기 위한 치밀하고도 우연적인 사건을 만들어야했다. 아무도 눈치챌수없는 상상조차할수없는 그런 계획이 필요했다.
그녀의 인기척이 들렸다. 진은 마치 도둑고양이처럼 살금거리며 어두운 공간을 더듬거렸다. 잠시 날 훌터보는듯하더니 이내 자신의침대로 돌아가 조용히 누웠다. 밤새도록 난 한가지 생각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침에 진을 그곳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곳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난 차를 주차시키고 그들을 지켜보았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얼마되지않아 그들은 어디론가 향했고 난 놓치지 않기위해 지쳐있는 나의 눈을 혹사시켰다. 그들은 그짓거리를 위한 장소에 도착해서 황급히 내눈에서 사라졌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들은 거기서 나와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씨크릿"으로 들어갔다.
난 진에게 전화를 걸어 삼사일 시골집에 다녀온다는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난 거기서 움직이지않고 그들을 지켰다. 어둠이 지고 오랜시간이 지나 엄청난 피로와 고독이 밀려들쯤 그곳의 조명이 하나둘 꺼져가고 있었다. 그때 진이 홀로 걸어나왔다. 그리고는 택시를 잡아타고 시야에서 사라졌다. 곧이어 훈이 걸어나와 자신의 차로 향했다. 이상했다. 그들이 왜 같이 동승을 하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난 그의 뒤를 따랐다. 약20분정도를 달리자 훈은 고급 주택앞에서 멈추었고 차에서 내려 그곳으로 들어갔다. 훈의 집이었다.
난 모든걸 메모했다. 거리 시간 행적 모든걸 빠짐없이 나의 기록에 추가시켰다.
한참을 기다려도 그의 움직임은 없었기에 나도 눈을 부쳤다.
안개인지 연기인지 온통 뿌연 공기가 내려않고 있었다. 새벽6시...
난 가까운 목욕탕을 찾았고 최대한 빨리 모든 일을 끝내고 그의 집으로 돌아왔다.
빵으로 끼니를 때울때쯤 훈이 나왔다. 그리고 한시간후 하얀 줄무늬 운동복을 입은 -훈의 아내인듯 보이는- 여자가 하얀 중형차에 올랐다. 난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거리를 두며 그녀를 미행했다. 10분거리에 있는 운동센타에 그녀는 들어갔고 나도 따라들어갔다.
한시간 가량 그녀는 수영을 했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난 그녀를 뒤로하고 그곳 운동센타에 들러 회원에 가입했다.
내일이면 시작이다. 나의 시나리오대로만 모든일이 따라주기만 한다면 진은 다시 내게로 돌아올것이다.
둘....4
아무도 눈치못챘을 것이다. 난 훈보다 30분 먼저 들어와 직원들에게 훈을 찾으며 쇼를했다. 훈도 나처럼 들어오자마자 나에에 언제 왔냐며 심부름은 잘했냐며 능청을 떨었다. 속으론 웃음이 터졌지만 나의 연기는 일품이였다.
전화벨이 울렸다. 민이였다. 삼사일 그녀를 보지않아도 된다니 가슴이 후련해지는것 같았다. 늦게 들어가도 잔소리 안들어도 되고 내마음대로 행동해도 되고.... 오늘은 훈과 늦게까지 함께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행복했다. 난 이 기쁜 사실을 빨리 훈에게 알렸다. 그의 반응은 나와 달랐다. 전에 날 한번 바래다주었을때 훈은 부인에게 무척 당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왜 늦었냐며 그를 밤새 괴롭게 했다며 훈은 미안하다고 나를 얼러주었다. 어쩔수없었다. 아직은 우리가 조심해야 하니까. 민이 없는 자유만으로 난 위안을 삼았다. 나에겐 내일이 있으니까. 난 그를 꼭 차지하고 말것이다. 기필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