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또는 집에서 절에서 거듭되는 은영의 병은 깊어만 간다.
언니가 말못하는 그 무엇이 있을법도 한데...말을 않는다.
그만한 일로 저지경이 될일은 없는데
무엇일까?
정말로 오빠가 바람이라도 피다 걸렸나...
혜리는 생각뿐이다.
은영은 1년반을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가 그만 일을 저지르고 만다.
친정에 가서 쉬고 오겠다고 용준에게 매달리자 용준은 병원으로 가자고 실랑이가 벌어진다.
"정말 약도 잘먹고 그럴게요. 우리 집으로 보내줘요"
"그냥 병원으로 가자"
"마지막 부탁이에요"
용준은 할수 없다는 듯이 친정으로 가서 은영을 장모 장인에게 부탁을 하고 나온다.
은영은 이틀은 아무 생각도 없이 주는 밥 주는 약만 먹었다.
그러던중 무슨 생각을 했을까...
손가락에 끼어졌던 결혼 반지
목에 걸렸던 십자가 목걸이를 종이에 잘 싸서 가방 깊숙이 넣는다.
유서도 한장 쓴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당신을 정말 사랑합니다.
나는 이제 당신 곁을 떠납니다.
나 없어도 외로워 하지 말고 다른여자 만나서 행복하게 사세요.
우리 얘들도 부탁해요.
사랑해 보경아...경수야
옷을 갈아입는다.
집에서 입고 나왔던 옷으로 갈아입고 친정엄마가 나간사이에 집에서 빠져 나온다.
돈도 없다.
춥다.
그러고 보니 코트도 안입고 왔네...후후
어디가지...어디로 가야할까?
은영은 정신이 없다.
하얀눈을 맞아가며 어디로 가는걸까?
그렇게 그렇게 언니는 무슨 생각을 하고 나선걸까?
은영은 발길을 돌려 친정집이 훤하게 보이는 아파트 옥상으로 터벅터벅 올라간다.
내가 여기 왜 올라가지...왜
15층 옥상...
다 보인다
저기가 우리집이네
아~~악
갑자기 은영은 울부짖는다.
"싫어,싫어, 싫다구"
저 밑으로 순식간에 내려갈수 있을까...
그래 한번에 내려가보자
새처럼 훨훨 날아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