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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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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


BY 무작 2002-04-24



유학을 떠날땐 다시는 한국땅을 밟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다시금 이나라의 땅을 밟는 준영은 새롭고 감회가 깊었다.
너무도 사랑한 사람을 두고 떠났던 고국, 절대로 안된다고 고집을 부리시던 부모님도 돌처럼 마음이 굳어버린 준영의 마음을 돌이킬수 없었던지 이제는 마음 내키는대로 하라시면서 손을 드셨다.
정민이가 보고싶다.
30을 넘겨버렸을나이,언제나 마음속엔 항상 그모습으로 살아있는 정민
준영은 정민을 만나기 위해 마음이 급했다.

정민의 친정으로 전화를 건 준영은 정민이 결혼했다는 소식에 그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독한 마음 가지고 헤어졌지만 언제나 옆에 있다고 생각한 정민이가
남의 사람이 되었다는것을 준영은 믿을수가 없었다.
배신감 마저 드는것은 그만큼 정민을 사랑해서 였을것이다.

마음을 추스린 준영은 정민을 찾아보기로 했다.
옛기억을 더듬어 영화에게 전화를 돌렸다.
"안녕하세요 영화씨, 저 정준영 입니다."
준영의 전화를 받은 영화는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는 듯한 환기를 느꼈다.
"안녕하세요".....
"저 영화씨 저좀 만나 주실수 있으세요."
준영의 전화를 받고 영화는 정민이 대신으로 한번은 만나 정민의 소식을 알려주는것이 도리라 생각해 만나기로 했다.


초췌해진 준영을 마주하니 영화의 마음도 무겁기만 했다.
"영화씨, 저 정말 정민이 사랑했습니다. 시간을 벌어 보기위해 떠났지만 정민이 기다릴줄 알았습니다."
흑흑 소리내어 우는 다큰 남자를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영화는 가슴이 답답하기만 했다.
이남자 정말 정민을 사랑하는구나 생각하니 애처롭고 정민의 처지를 생각하니 기가 막혔다.
한참을 울고난 준영은 어느정도 감정을 정리한듯 보였다.
"그래 정민이는 행복한겁니까"
.........
"마음의 상처로 아무한테나 그냥 시집간건 아니겠죠"
"광혁씨 좋은 사람이고 정민이 행복해요. 이번주 까지 하고 병원도 그만두고 살림만 살거예요."
"행복하다니 다행이네요. 이젠 잊어야 겠네요"
.........
뒤돌아서 나가는 준영의 어깨가 한없이 처져보였다.


마지막 근무 ...
정민은 가벼운 마음으로 이곳 저곳 그동안 정들었던 사람들과 작별을 고하고 나니 눈물이 났다.
10여년 가까이 일해온 직장
많은것을 안겨주었던 생활의 터전이였다.
마지막 날 같이 퇴근 해야한다며 조금만 기다리라는 광혁을 만나기 위해 나오던 정민은 출입문을 밀고 들어서는 준영과 마주쳤다.
가슴이 두근 두근 거리던 정민은 준영에게로 다가서 오랜만이라는 인사말을 했다.
그리도 그립던 정민을 만났건만 준영은 한마디도 하지못했다.
눈물만 글썽거리다 뒤돌아 서면서"정민아 이젠 정말 잊어야 겠다."
"행복해라"
그말만을 남기고 걸음을 재촉해 차로 향했다.
배부른 정민의 모습을 본 준영은 처음엔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그모습에서 자신을 찾을수가 없어서 슬펐다.
남의 여자가 되어버린 정민을 그리워 해도 안된다는것을 아는 준영은 다시 떠나기로 했다.

갑작스럽게 준영을 만난 정민은 잠시 옛 추억에 젖었다 이내 마음을 접고 광혁이 가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마음속으로 준영의 행복을 빌었다.
광혁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정민을 지켜 보면서 준영은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눈물을 보이기가 싫었다.


그후로 정민은 광혁을 꼭 닮은 아들을 낳았다.
하루 하루가 너무도 행복했기에 정민은 감사해 하며 살아간다.
구후론 준영의 소식을 전혀들을수가 없었다.
같은 하늘아래 살아가고 있으면 귀전으로라도 들으련만
그사람의 소식은 알길이 없었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그를 알았던시간이 벌써 20년이 흘렀건만 ...
그가 살아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멀리서 엄마를 부르며 뛰어오는 아들아이를 바라보며 혼자만의 추억을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