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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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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BY 무작 2002-04-01

준영과의 실랑이는 계속되고 정민은 온통 흐트러진 머릿속을 정리 할수없었다.
"너 계속 내전화 안받고 하면 나 콱 죽어버린다."
"어머니께 승낙 받고 전화해 그전엔 너 전화 안받을거야"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한 정민은 메몰차게 몰아 붙치고 전화를 끊어 버린다.
여기서 질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정민의 자존심도 문제지만 부모님의 자존심이 달려있기에 애걸할 마음이 없었다.
준영의 성격을 아는지라 많이 힘들어 한다는것은 알지만 그래도 정민은 마음을 다잡아 먹는다.
무의미한 시간들만 흘러가고 있었다.
취직만 하고나면 모든것이 해결될줄알았던 두사람은 이런상황에서 그저 막막하기만 할뿐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준영은 나름대로 부모님을 설득했지만 요지부동의 어머니로 갈수록 초췌해져만 갔다.


저녁 근무를 서던중 같은과 선배가 정민의 심란해 하는 마음을 아는지라 근무후 술한잔 하자고 자리를 만들었다.
선배랑 술한잔 하면서 약간은 흐트러진 모습으로 주절 주절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선배는 그저 "그래 .. 음.... 그래서..."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정민의 말을 들어준다.
"선배에게 이야기 하고 나니까 가슴이 후련하네요"
"그러니.."
"정민아 나도 사랑을 해봤지만 사랑이라는거 별거 아니더라 가슴아파 죽을것 같다가도 또다른 사랑을 찾아가는것이 사람의 사랑인것이야,
너무 술퍼 할것도 울것도 없어....."
선배의 계속되는 조언에 정민은 울어버린다.
"선배 나 준영이 너무 보고 싶다."
"보고 싶으면 전화해서 오라고 그래"
그러면서 선배는 전화를 돌린다.
"준영아 !"
"왜"
정민이 애를 태운지라 반가우면서도 좋은 말이 안나오는 준영은 투박하게 전화를 받는다.
준영의 전화 목소리에 당황스러운 정민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머뭇거린다.
"전화 했으면 말을해야지 왜 그냥있니"
"그냥 ....... 우리 헤어져"
얼떨결에 내?씬?말에 정민자신도 당황스러워 어쩔줄을 모르는데 ....
"너 그럴수 있니 ,싫망이구나...."
"싫망했으니까 우리 헤어지면 그만이잖아 ,잘살아"
정민은 그만 전화를 끊어버리고 참았던 울음을 터트린다.
그이후론 전혀 기억이 나지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니 선배의 오피스텔이다.
선배로 부터 어제의 일을 전해듣고 정민은 차라리 잘된일이라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것은 사랑이 아닌것이라 ...

마음을 정리한 정민은 잊으려 애쓰며 하루 하루 더 활기차게 열심히 일도 하고 유학준비도 동시에 하기 시작했다.정민의 마음같이 퍼붓는 빗속을 우산도 없이 처벅 처벅 걷고 있는데 뒤에서 정민의 팔을 잡아 끈다.
"정민아!"
"준영아"
무작정 정민을 끌고 차에태운 준영은 어디를 가느냐고 묻는 정민의 말을 무시하고 속도를 내며 달리기만한다.
정민도 한번은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아무말없이 창밖만 내다볼뿐....
그러다 깜박 잠이 들었다.
흔들어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뜨니 정민과 준영이 처음으로 하나가 되었던 그장소 앞에 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