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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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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BY asa3535 2002-01-03

파란 라이터 1-10.

아직 완전한 기억의 회복이 되지 않은 나에게 그들의 얘기는 허무맹랑하기
그지 없었다.

"검이라뇨?"

내 질문에 노인이 설명해 주었다. 자신의 십자(十字) 목걸이를 사용해 하나
의 영상을 만들어 냈는데 공중에 어떤 검이 떠 있었다.

"이 검은 철검이라고 불리는데 바로 당신의 주무기죠. 이 세상의 단 하나
밖에 없는 가장 위대한 예술품이죠."

곧이어 영상이 사라지고 노인의 부가설명이 이어졌다.

"샤르멩은 샤윈촘을 연모하는 전사입니다. 그는 대장의 자리를 수시로 탐내
었죠. 전투력으로 보나 샤윈촘에게 받는 신뢰도를 보나 전부 당신에게 뒤지
자 그는 에르만치아 전사의 자리를 탈퇴하고 떠돌이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
다. 그러던 어느 날 갈쿰타의 붉은 전사들이 에르만치아를 침범해오자 당신
의 철검을 찾아나섰죠. 허수아비처럼 쓰러지는 에르만치아 전사들을 보면서
그 철검으로 그들을 무찌르려고 했죠. 하지만 그의 능력으로는 역부족입니
다. 제 아무리 에르만치아 제 2의 전사라고 할지라도. 철검은 샤윈촘이 대장
에게 보내는 사랑의 증표였고 대장을 지구로 보내고 나서 그 검을 깊은 땅
속에 쳐 넣었습니다.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지하 수만 킬로미터 지점에 말
입니다."

노인의 설명에 이어 부큰채가 거들었다.

"대장이 그 검을 부활시켜 그 검을 다시 쥐고 반드시 붉은 전사들을 전멸
시켜야 됩니다. 다시는 에르만치아의 평화에 금이 가지 않도록 말이오."

나는 그들의 설명을 듣고 나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도대체 지극히 나약하
고 내성적인 내게 그런 힘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무슨 수로 이들을 설득시
켜 하루 빨리 이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나는 그 생각 밖에는 할 수가
없엇다.

"그러니까 내가 그 검을 되찾아 당신들과 힘을 합해 갈쿰타의 붉은 전사들
이라고 하는 놈들은 쳐부수어 달라는 얘기죠?

부큰채와 모글켄(노인)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들에게 나는 웃
음 섞인 냉조로 답해 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못해요. 자, 보세요. 나는 지극히 평범한 지구인이오! 당신들이 살고
있는 우주를 구해낼 방법이 없어요."

나의 이 말에 그들은 적지 않게 실망한 모양이었다. 아무 반응도 없이 나를
응시하고만 있었다. 곧이어 부큰채의 부리부리한 눈이 붉게 충혈되더니 돌아
서서 흐느끼는 것이 아닌가.

부큰채는 훌쩍이며 모글켄에게 말했다.

"이봐, 우리가 사람을 잘못 본 모양이야. 이제 어떻게 하지? 에르만치아의
운명은 이렇게 끝나는 거야? 아니야, 그럴 수 없어. 아름답고 평화로운 에르
만치아를 살려내야돼!"

"무슨 수로?"
부큰태의 감동어린 대사 뒤로 시큰둥하고 냉담한 모글켄의 반응이 이어졌
다.

"대장이 의욕이 없는데 우리가 무슨 수로 에르만치아를 구한단 말이야!"

"아니야. 저 사람은 대장이 아니라고!"

"부큰채, 안됐지만 대장이 맞아. 배에 5원소의 점이 모두 있었어."

"정말?"

모글켄은 내 배위의 다섯개 점을 그렇게 불렀다. 우주의 시작은 몰라도 그
것을 있게 한 것은 5원소였다. 즉, 우주를 있게 한 그 구술의 핵은 불, 물,
흙, 바람(공기)로 이루어져 있고 거기에 에르만치아 최고의 전사인 나의 영
혼이 나머지 요소라는 것이었다. 그런 내가 지금 그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감
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었다.

이때, 파란 라이터에 푸른 빛이 들어왔다. 그 평범한 라이터가 자신은 우주
최고 전사의 비밀병기 임을 호소하는 모습같았다.

"샤윈촘이 전문을 보내왔나보군요!"

모글켄의 말에 파란 라이터를 들여다 보앗다. 파란 라이터의 액상 가스에
또 다시 글자가 새겨져 있엇다.

<붉은 전사들의 최후의 일격이 벌어졌다.
더 버티기 힘들 것 같다>

내가 그 전문을 읽자 모글켄과 부큰채는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털썩 주저
앉았다.

"아무튼 나는 가겠소!"

"어디로?"
내 일방적인 말에 모글켄이 대답했다. 나는 모글켄의 멱살을 잡고 화를 내
며 말했다.

"이 냄새나는 노인아, 어디긴 어디야? 어서 나를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려
놓지 못해!"

당시 나로서 최고로 할만한 짓이었다. 어떻게든 이 어둠에서 탈출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모글켄이 순순히 허락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돌아가시구료."

"모글켄! 어쩌자고?"

모글켄의 행동에 부큰채가 벌떡일어나며 말렸다.

"어쩔 수 없잖아. 우리 둘만이라도 나머지 전사들과 힘을 합해 에르만치아
를 구해보는 수 밖에......"

그런 그들의 행동을 보고 내 코는 괜시리 시큰해졌다.

" 자, 그럼 우리는 이만 가겠소. 오랫만에 만나서 반가웠소, 대장! 하지만
명심하시오. 당신이 나서지 않으면 지구 또한 온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그 말을 남기고 모글켄과 부큰채는 어둠과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다
시 단호 도서관의 소설 창구에 쓰러져 있었다. 눈부신 햇살이 눈을 부릅뜨게
만들었다.

나는 무거운 몸을 가까스로 일으켜 황급히 그 도서관은 빠져나왔다. 지저귀
는 새소리가 나를 반겨 주었고 초록의 가로수들, 뛰노는 아이들, 따뜻한 햇
살과 반짝이는 호수......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였다.

모든 것은 그저 악몽이었길 바라며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다......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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