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라이터 1-9.
나는 다시 두 눈을 감고 '이 세상에서 나를 헤칠 수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를 중얼거리며 집중을 시작했다. 그러자 내 정수리 위로 그 4차원의 터
널이 다시 나타났고 나는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는 바퀴벌레 마냥 터널
안으로 휘감겨 들어갔다......(1-8.)
"눈을 떠요, 대장!"
노인의 앙칼진 소리가 나를 깨웠다.
장시간의 최면에서 깨어난 듯 온몸이 축 늘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그 어두
컴컴한 공간 안에서 노인과 대면하고 있었다. 무거운 눈꺼풀을 가까스로 올
렸는데 노인은 무척이나 내 얼굴에 밀접해 있었다. 그런데 그의 옆에 긴 갈
색머리의 덩치 큰 사람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정신이 좀 듭니까?"
노인은 연신 웃어대며 내 이마에 자신의 손을 올려 놓았다. 마치 손자를 돌
보는 할아버지의 모습처럼말이다. 그의 손은 매우 따뜻했다. 그리고 그의 기
가 내 몸에 들어 오는 듯 했다. 조금씩 원기를 되찾은 내가 옆의 덩치 큰 사
람이 누구냐고 묻자 그 사람은 성큼 한 발자국 다가오며 자기 소개를 하였
다.
"오랫만! 대장, 나를 알아보시겠소?"
"그러고보니 키민이 내 부하들을 차레로 만날거라고 하더니......"
"대장, 나를 몰라보시오? 나, 부큰채요!"
"부큰채?"
그는 노인에게서 횃불을 낚아채 자신의 얼굴을 비추고는 다시 강하게 자신
을 소개했다.
"아니, 대장! 모두 잊어버렸다 치더라도 어찌 나를 잊을 수 있소? 나 부큰
채를 잊었단 말이오?"
"미안하지만 부큰채,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소?"
부큰채는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삐져서 돌아섰다. 매우 안 어울리는 그
의 행동을 보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의 행색은 노인과 정반대였
다. 생전 처음 보는 원단으로 만든 것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디자인은 검
도복과 비슷해 보였는데 매우 가볍고 부드러워 보였다. 또한 피부도 말끔하
고 긴 갈색머리는 윤기가 흐르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왠지 호감가는 인상이
었다.
"그런데 노인, 당신의 이름은 뭐죠?"
"모글켄."
"모글켄......"
"그렇소. 모글켄이오. 자, 대장! 어서 파란 라이터를 다시 보시오."
"그렇군. 이제는 그 글씨들을 해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서둘러 손 안에 있는 파란 라이터의 글씨를 살펴보았다. 이제 그 글씨
의 뜻이 선명하게 인식되었다. 마치 수학 공식들을 풀 듯 그 상형문자를 해
독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잠깐 동안의 소생실에서 나는 방대한 지식을 아니,
과거의 기억을 부분이나마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음은 파란 라이터에 쓰여져 있던 내용이다. 하지만 이것은 에르만치아 기
사들의 암호로 사용되는 상형문자를 한글로 번역한 것이니 이 점을 파악하
기 바란다.
< 갈쿰타의 붉은 전사들이
에르만치아를 습격하다.
현재 샤윈촘의 궁궐 외의 다른 곳은
모두 갈쿰타의 식민지가 되어
우주 최악의 악행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해서 샤윈촘은
당신을 에르만치아 최고 전사의 자리에
복귀시킨다.
먼저 모글켄과 부큰채와 함께
샤르뎅을 만나
과거의 기술을 습득하길 바란다. >
위와 같은 내용을 읽어내려가자 노인과 부큰채는 확신에 찬 눈빛을 보내왔
다. 그러더니 부큰채가 그의 등 뒤에 숨겨져 있던 큰 거울을 꺼내 들었다.
그 거울은 은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여러가지 장식이 곁들여져 있었다. 그는
그것이 하나의 무기라고 하였다.
그렇다. 우리 에르만치아 전사들은 샤윈촘이 선사한 무기가 한 가지씩 있었
다. 부큰채에게는 그 큰 거울, 모글켄(노인)에게는 십자(十字)의 은 목걸이,
그리고 나에게는 파란 라이터가 있었다.
우리들의 무기는 만능이었다. 여러가지 기능들이 있다는 소리다. 샤윈촘이
보내는 암호 상형 문자, 위치 추적 레이더, 초광속의 교통수단 등으로 이용
할 수가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기능이 있는데 그것은 타임머신이다. 아무
리 초광속의 시간으로 이 우주에서 저 우주로 넘어간다 하지만 우주의 크기
는 실로 엄청나다. 그리하여 타임머신의 기능을 이용하여 우리는 짧은 시간
에 어디든 이동할 수가 있는 것이다.
부큰채는 거울의 위치 추적 기능을 통하여 샤르멩을 찾고 있었다. 그가 내
잃어버린 전투 기술을 다시 습득시켜 줄거라는 설명을 했다.
"찾았다!"
"그 녀석, 어디야?"
부큰채가 호들갑을 떨자 모글켄이 나지막히 물었다.
"에르만치아의 동남쪽 끝자락의 철검 행성이야. 혼자 뭐하고 있는거지?"
"보나마나 대장의 철검을 부활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겠지. 에르만치아는
침략 당하고 있는 판에 그 녀석 마저 쓸데 없는 곳에 힘을 쓰니......"
"그 철검은 대장 밖에 못 빼낼텐데......"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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