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그에게서 전화가 올것이다.
거기에도 눈이 오고있냐고 이런밤 함께 있고 싶다고 멀리서 그가 전화를할것이다.섬뜻하리만큼 차가운 고요를 뚫고 밸이 울리기 시작한다.
사랑......
사랑을 위한 사랑으로 그 사랑이 다할때까지 오직 사랑으로만 사랑하고 싶다... 전화기 너머 표정은 알수없지만 그는 제법 진지하게 말을하고 있을 것이다.나도 그래...짧은 대답을 할때 내 한숨소리도 섞여나오고있다.
사랑한다.그에게서 벌써 수없이 듣고있지만 나는 한번도 해준적이 없다.생각해보니 그에게만이아니라 살아오면서 아직 그누군가에게도 이말을 해본 기억이 없다.
나를 스쳐간 몇번의 인연들.돌아보면 그것들도 어떤 형태로든 사랑의 모양새를 갖추고는 있었던 것같은데...
나는 무엇이 두려웠던것일까
사랑한다고 말해버리고 나면 허공에 흩어져버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말처럼 내 사랑도 그렇게 허망하게 날아가버릴것같아서?
아니면,시장 좌판 어디서고 볼수있는 인조보석박힌 겉만 화려한 조금지나면 잊혀져버릴뿐인 싸구려 핀같이 흔하디 흔한, 누구나 사랑이라고 이름붙여지길바라는 그런 부류들과 나는 절대 같을 수없다는 자만심으로?
아직 알수 없다.
나는 언제나 적당한 만큼만 사랑했다. 나를온전히 태워올려 결국은 한줌 재로 남을 뿐인 자신을 보는일이 두려워, 사랑하는일에 있는힘을 다 소진하지는않았으며 그남은 힘이 나를 다시 지탱해나가게 할수있으리라 믿고 있었던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