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051

[제23회]


BY Mia0409 2001-11-22

감기로 고생을 조금 하고 있네요
환절기에 감기들 조심하세요!




*************** 다영의 이야기 (하-2) ****************

"끄 ~응"
그가 그가 신음을 내었다
3년 이상이나 아무런 미동도 없던 그가 그가
손가락 하나를 움직이지 않던 그가 신음소리를 내었다

"민철씨 민철씨"

정신 없이 윤간호사에게 연락을 하였더니
의료진이 뛰어왔고 윤간호사가 김간호사에게 주치의에게
연락을 취하라고 하는 목소리를 어렴풋이 들었을까
온몸이 너무나 떨려와 난 가슴을 싸안으며 주저 앉았다
그의 의식이 돌아오고 있단 말인가
제발 제발 그가 내곁으로 돌아와주기를

"다영씨 괜찮아요"

주저앉아 있는 나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는 윤간호사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덮석 그녀의 손을 잡으며

"민철씨가 민철씨가 신음소리를 냈어요"
"자 ~ 자 진정해요 나도 들었어요 지금 주치 선생님께
연락을 했어요 오시는 중일꺼예요 자 저리로 가서 좀 앉아요"

그녀는 나를 병실 밖에 있는 의자에 앉혀주고는
떨고 있는 나에게 그녀의 스웨터를 벗어서 걸쳐주었다

"다영씨 침착하게 기다려봐요 아직 의식이 돌아온건 아니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을 감고 벽에 머리를 기대었다

<제발 제발 차라리 저를 데려가세요
그는 아직 여기서 할일이 많아요 하느님 제발>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다영아~"
누군가가 급히 다가와 나를 껴안는다

"수~ 수정아 네가 어떻게 여길"

수정이가 마치 신기루처럼 그녀가 내앞에 나타났다
몇년만에 보는 친구인가 짧았던 단발머리는 길게
자라 있었지만 변함 없는 따듯한 내친구 얼마나 보고싶었던가
내일은 꼭 찾아보리라 마음 먹었는데 이게 꿈은 아닐까
아니었다 꿈이 아니라 정말로 수정이 내친구였다
나를 끌어안고 있는 수정이 뒤로 닥터 강이 보였다
뛰어왔는지 아직 숨을 고르지 못하던 그는
나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더니 병실로 들어갔다

"다영아 다영아 이기집애 연락을 해야할꺼 아냐"
"미안해 그런데 어떻게 여길"

수정의 얼굴이 발그스레 진다
"아 강선생님이랑"
"그래 선보고 데이트중이었어
같이 바에 앉아있다가 우연히 너희 커플 이야기가 나와서
네소식을 들었지 그런데 급히 민철씨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에 같이 이리로 뛰어 왔단다"
"그랬구나"

잠시 수정과 닥터 강이 잘어울릴꺼란 생각을 했다
"고생 많았지 너에게 연락이 않되어서
여러번 민철씨 회사로 연락을 취했지만 알려주지를 않았어
그래서 정말 민철씨가 다나아서 행복에 취해 나같은건 잊어버렸기를
바랬는데 기집애 연락이라고 하지"

수정이 내친구가 나를 붙들고 울고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위안이 될줄은
몰랐다 그녀가 내옆에 있어주어서 나는 힘을 낼수가 있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을 닦아 주었다

"울지마 우는건 언제나 내몫이었는데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네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어
정말로 네가 보고싶었어 아깐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내가 꿈을 꾸는건 아닌가 했어"
"기집애두 그래 민철씨가 의식이 돌아오고 있다고"
"모르겠어 처음으로 사고후 처음으로 신음소리를 내었는데
의식이 든건 아니었어"
"돌아올꺼야 민철씬 꼭 네게 돌아올꺼야 널 두고 그렇게
무심할수 없을 사람이잖아"
"고마워 네가 이렇게 엎에 있으니까 나도 안심이돼"

수정과 나는 손을 꼭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민철씨가 깨어나기를 깨어나서 내이름을 불러주기를
그가 깨어날때 내가 옆에 있어야 하는데
수정이 내 심정을 안다는 듯 내손을 꼭잡으며
힘내라는둣이 미소지어 주었다

하지만 기다림은 30분이 10년처럼 느껴졌고
심장이 터져나갈것 같은 기분에 심호흡을 해보고 있을때

닥터 강이 병실에서 고개를 숙이고 나왔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에게 다가갔지만 그가 그가 깨어났느냐고
물어볼수가 없었다
고개를 숙이고 걸어나온 그에게 난 도저히 물어볼수가 없었다

"어때요 영우씨 민철씨는"

나 대신 수정이 민철씨의 상태를 물었다
난 수정에 손을 꼭 잡고는 초초한 마음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때
하얀 은테 안경속에 그의 눈이 젖어있다

"들어가보세요 다영씨"

나는 황급히 그의 옆을 지나쳐 병실로
뛰어들어갔다

그는 변함이 없이 눈을 감고 있었고
마치 전과 같이 의식이 없는 사람마냥 침대에 그렇게 누워있을뿐
아니란 말인가 그는 아직 의식이 돌아온게 아니었단 말인가
그대로 난 얼굴을 감싸 안고 병실 문가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때 였다

"다~영아 다영아"

가늘고 조금은 쉰듯한 그러나 분명한 그의 목소리가 나의 이름을
부른것은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의 침대를 올려다 보았다
그가 나를 쳐다보며 가늘게 미소짓고 있었다
힘들게 손을 내게 내미는것도
나는 일어서지도 못한체 무릎걸음으로 그의 침대로 다가가
그에 손을 잡았다 울음도 웃음도 동시에 터져나왔다

"민철씨 민철씨"
"다영아 다영아"

그도 울고 나도 운다
나는 그에 손을 내뺨에 대고 마냥 비비며
그에게 고맙다고 고맙다고 돌아와주어서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었다

"다영아 이젠 울지마"
"네~ 네 이젠 울지 않을께요 하지만 지금은 울게 해주세요
당신이 돌아오지 않을까봐 나만을 놔둔채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강을
혼자 건널까봐 얼마나 애태웠다고요"
"난 절대로 널 두고 갈수가 없었어"
"그래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근데 또 잠이 오는구나 다영아 내곁에 있어줄래"
"그럼요 당신이 이렇게 다시 돌아와준다고만 약속해주면
전 언제나 당신 곁에서 당신만을 쳐다보며 기다릴꺼예요"

그는 미소를 지으며 잠이 들었지만
나는 그가 또다시 싶은 잠에 빠져들어 깨어나지 않을까
두려워졌다

"다영아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수정이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었고
닥터 강 역시 하얀 얼굴에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나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에 눈빛으로 나는 그가 나에게 하는 말을 들을수가 있었다

<다영씨 안심하세요 당신의 사랑이 승리했습니다
이제 잠이 깨면 그는 건강하게 일어설것이고
그동안에 다영씨 마음 아프게 했던거 다 잊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행복하셔야 합니다 저는 이제 제가 당신을
사랑했던 마음을 애써 잊어버지 않고 제 마음속 깊은곳에
두고 가끔 가끔 꺼내보며 당신을 기억하며 또한 당신에 그 깊은
사랑을 기억할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 또한 선생님을 잊지 않고
선생님이 제게 보여주신 관심또한 잊지 않겠습니다
제 친구 좋은 여자랍니다 잘부탁드립니다>

나 또한 그렇게 답하여 주며 그에게 깊이 머리숙여
감사를 표하고 다시 돌아온 내사랑에게 고개를 돌려
보니 그는 내손을 꼭 쥐고는 어린아이 처럼 편안한 얼굴로
잠들어있었다

<이젠 정말로 나를 혼자있게 하지 말아요
당신 없는 이외로움이 난 정말로 견딜수가 없어요
사랑하는 나의 당신 당신의 사랑이 비처럼 내온몸을 적셔서
나는 더이상 이제는 혼자일수가 없다는거 당신도 알죠
어서 일어나 다시 나에게 미소지어주어 고마워요
정말로 고마워요>

나는 그의 손을 살며시 놓고
기쁜 소식을 그의 부모님에게 전하기 위하여
전화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