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도자기에 담긴 물은 조심스레 다루게 되고
평범한 그릇에 담긴 물은 평범한 대로
어쩌면 자신의 가치도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가꾸고 사랑하면 예쁜 도자기의 물같은 가치를
모두에게 느끼게 해주고 아무렇게나 버려두면 세상에서 잊혀지는...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좋은날 보내세요!
*********** 민철의 이야기 (하-1) ********************
음악소리가 들린다
가슴 애잔하게 하는 그런 음악소리
여기가 언딘가
도무지 여기가 어딘지 알수가 없다
꿈속이란 말인가
꿈이라면 깨어나야 하는데
난 다영이를 만나야 한다
그녀가 보고싶다
어렴풋이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누구세요 거기 누구있어요"
투명한 실루엣 분명히 느껴지고 있는데
다시한번 불러보았지만 소리가 없다
그쪽에서 내목소리를 듣지 못하나보다
다시 한번 크게 소리를 내어 불러보았다
"거기 누구 없어요?"
"................"
푹신한 하얀 이불속 같은데
아무것도 느낄수도 없고 볼수도 없고 들을수도 없다
나는 손을 뻗어보려고 했지만 역시 그럴수도 없었다
또 잠이 온다 아니 그럼 난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니었단 말인가
다시 얼마가 흘렀을까
지난번 보다 훨씬 분명하게 들을수 있는 음악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러나 역시 아무것도 느낄수 없었지만
다만 옆에서 움직이는 투명한 실루엣의 주인공이 다영이란
느낌이 들었다
"다영아 다영이니?"
그러나 역시 소리 없는 메아리일뿐
실루엣에게서는 대답이 없다
<무슨일인가 나에게 무슨일이 일어난것인가
여기는 어디고 난 죽은것인가 살아있는것인가?>
몸도 움직일수 없고 답답하다
다영을 생각하자 더욱 미칠것 같은 갈증이 느껴졌다
이상한것은 계속 반복되는 수면과 수면후에 주위가
점점 또렷이 느껴지고 있다는거다
투명한 실루엣은 항상 하나였지만 간혹 둘이상인것도
느껴지고 음악소리도 점점 또렷이 들린다
내가 좋아하던 음악들이다
그렇다면 난 분명히 아직 살아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항상 내곁에 있는 투명한 실루엣이
다영이란걸 감지했다
점점 의식이 또렷해진다
분명 다영이 다영이였다
그녀가 그녀가 아직 내곁에 있는거다
울음이 터질것만 같은데 눈물이 나오질 않는다
눈도 뜰수가 없다 이토록 그녀가 그리워 미치겠는데
눈을 뜨고 그녀를 볼수가 없다
이젠 그녀가 나를 만지고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들을수가 있다
그녀가 나의 대답을 들을수는 없지만
나는 그녀의 말들을 그녀가 읽어주는 책의 이야기들을
그녀가 나를 위해 틀어주는 음악들을 들을수가 있었다
"민철씨 사랑해요 어서 일어나줘요"
오늘 처음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다
항상 웅웅 거리는 소리였는데
그녀의 목소리 잊을수 없는 내 가슴 아주 깊은곳에
각인되어 어떠한 경우에도 잊을수 없는 그목소리가
나를 깨운다 그러나 그건 의식의 안쪽일뿐 그녀가
알수있는 의식의 바깥으론 아직 나갈수가 없다
<다영아 그래 일어나자 일어나서 너를 안고 싶다>
그러나 나는 꼼짝도 할수가 없다
그래도 행복하다 그녀가 내곁에서 나를 지키고 있었고
난 그녀의 완전한 사랑을 얻은거다
어떠한 경우에도 물러서지 않을 사랑을
"민철씨 아직도 나에게 화났어요
그래서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건가요?"
<아니야 다영아 내가 어떻게 너에게 화를 낼수가 있겠니?
나 화나지 않았어 오히려 너에게 용서를 빌어야 겠는데
정식으로 너에게 용서를 구해야겠는데 몸이 말을 들어주지 않는구나>
"민철씨 당신이 좋아하는 시집 사왔어요
들어볼래요"
<그래 들려주렴 네 목소리를 듣고 있는 이시간이 유일한
나에게 구원에 시간이란다>
그녀가 나를 위하여 시를 읽어주기시작한다
내귓가에 잘들리라고 내귓가에 그녀의 입술을 가까이
대었나보다 그녀의 가벼운 숨소리까지 섞여 들려온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그녀의 숨소리가 나를 편히 잠들게 한다
<다영아 네 목소리 숨소리가 더 듣고 싶은데
또 잠이 쏟아지는구나 이 잠에서 깨어날때는
너와 같이 이야기 하고 싶은데...>
시간이 얼마나 흘른걸까?
시간을 느낄수 없는 나에게 무의미해진 시간이지만
그녀에게는 소중한 시간일텐데
내가 이렇게 누워서 그녀의 소중하고 아름다워야할 시간을
병실에서 축내게 하다니
그녀의 아름다운 영혼이 빛나게 해주진 못하고
난 또다시 그녀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건 아닌가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민철씨 이렇게 당신이 내곁에 있어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당신 알아요 둘이 같이 할수 있는
이시간이 당신이 느낄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겐 너무나도 소중해요 제 기도가 부족해서
아직 당신이 깨어나지 못하나봐요 당신 혹 듣고
있다면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이야기 해주고 싶어요
당신을 정민철씨 당신을 너무도 사랑해요"
<다영아 내 영혼아 나의 작은새
지금은 내가 너의 영혼이 되었나보구나
그래 듣고 있단다 네 목소리, 네숨소리
다만 너를 볼수 없을뿐 그러나 어쩌니 네 목소리에
담긴 고통을 난 누구보다도 더 크게 느낄수 있으니
네가 나를 사랑해서 얻어진 이고통에서 해방시켜줄수
있는 사람이 나뿐인데 나는 내의지대로 움직일수가 없구나
내 힘을 내어 이겨보마 내가 무리한 운명을 택하여
얻어진 이 시련을 너를 위해서라도 절대로
운명에 굴복하여 너를 더욱 슬프게 하지 않을께
다영아 나도 너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