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오랫만에 꽤 많은 양의 비가 제가 살고 있는 이곳에
오셨죠 제 영혼에 쌓인 먼지가 씻기어지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부터 글의 막바지이기에 영우, 다영, 민철의 이야기의
하편이 3개의 글이 연재되는 것이 아닌 1개의 글씩 번갈아
올리려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다영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 다영의 이야기 (하-1) ****************
<민철씨 이제 당신 나 않떠나도 된데
아니 나 당신이랑 계속이 이렇게 있어도 된데... >
시아버님을 배웅하고 돌아와 그를 지킬수 있음에 감사하며
수건을 적셔서 그에 몸을 닥아주고 얼굴을 닥아주면서
그가 많이 수척해져있음에 나자신의 갈비뼈 한조각이 부서지는
통증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그앞에서 눈물이 흐른다
아무것도 모른체 누워있을 그이기에
그이 앞에서만은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았건만
이젠 나도 지쳐가나보다 그에 손을 닥아주며
앙상해진 그에 손에 내가 끼워준 결혼반지가 많이 헐거워져 있어
그에 손을 꼭 마주 잡아 내뺨에 대었다
"민철씨 아버님에게 화내지마 아버님이 나를 위해 그러시는거니까
내가 딱하신가봐 그래서 자신에 분신인 당신을 버리시려고 그러신데"
"......................"
"알지 알고있는거지 당신도 느낄수 있지"
"미안해 자꾸 맘이 약해져서 다신 울지 않을께
오늘만 봐줄래 오늘만...."
그래도 그는 여전히 곱게 잠들어 있다
자신은 잠을 곱게 자지 못해서 이다음에 결혼하면
몇번씩 침대에서 떨어질 각오를 하라던 그였는데
벌써 몇년이나 그는 곱게 잠만 자고 있다
나는 신발을 벗고 침대에 올라가 그에 옆에 누워
그에 팔을 내가슴위에 올려놓았다
"민철씨 나 당신에게 안기고 싶어 당신 나좀 꼭 안아줄래"
"......................."
"싫어 그럼 내가 안아줄까 당신 내 팔벼개 좋아하지 자~아"
나는 내팔을 그에 머리를 약간 젖히고 고개에 베어주었다
그리고 그에 얼굴을 내 품에 안았다
그에 고개가 많이 가벼워져 예전에 묵직함은 느껴지지가 않는다
"자기 많이 가벼워졌구나 그렇게 힘들어?"
"................."
"이쪽도 저쪽도 갈수 없어서 그렇게 힘든거야?"
그에 이마에 살짝 입술을 대어보지만
차가운 그에 이마에 산사람에 온기는 느껴지지가 않았다
"내 이기심에 당신을 힘들게 하는건 아니지?"
"....................."
"왜 내가 그날 좀더 이성적이지 못했을까?
왜 그날 당신 부모님이 거기엘 오셨을까?
왜 날따라 온거야 차라리 내가 내가..."
눈물이 내 빰을 타고 흘러 그의 이마에 떨어졌다
예전이었음 잘우는 내눈물을 훔쳐줄 그는
여전히 미동도 않은체 잠들어있다
"잠자는 숲속에 공주처럼 왕자님이 잠들어있는 공주에게
키스하자 공주가 100년의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는데
당신은 100년이 아니라서 아니면 우리가 공주와 왕자가
아니라서 당신이 깨어나지 못하는건가?"
"......................"
"나 당신 목소리 듣고 싶어
당신 손길을 느끼고 싶어
당신의 나를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
이제 나 당신옆에서 잠들꺼야
지금 안되면 꿈, 꿈에서라도 한번만 들려줄래
사랑한다고 나를 사랑한다고 그럼 난 당신을 꼭 껴안고
절대로 놓아주지 않을꺼야 절대로...."
그리곤 정말로 난 그에 옆에서 잠이 들었고 꿈을 꾸었다
내 소망한것 처럼 그가 나타나
아주 건강하고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손을
내민다 -다영아 다영아 이리로와 너를 사랑해! -
"민철씨 민철씨"
"다영씨 다영씨 정신차려요"
누군가 나를 흔들어 놀라 정신을 차려보니
윤간호사가 나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아~유 이땀좀봐 "
나는 얼른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은체
잠들어 있었다
"꿈을 꾸었나봐요 허공에 손을 다 내젖고"
나는 그제야 정신이 들어 얼른 그에 침대에서 내려왔다
"미안해요 제가 그만 깜빡"
윤간호사는 다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고개를 저어주었다
"괜찮아요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인데"
"고마워요 저 바람좀 쐬고 올께요"
"그래요 그렇게 해요 얼굴이 환자보다 더 수척해요"
병원안 커피 자판기에 가서 커피를 한잔 빼서
병원 뒤뜰로 나갔다
이젠 라일락 꽃잎도 거의 지고 잎들만
여름으로 가는 계절을 알리듯 초록을 더하고 있었다
아직은 쌀쌀한 밤공기가 피부에 감지되어 소름이 돋지만
따듯한 커피한모금을 넘기자 견딜만해진다
문득 지난번 영우의 품에 안겨 울던 생각이나
볼이 붉어진다 아까 병원 현관앞에서도 손수건을 내밀던
그에 하얀손, 자신과 민철을 위해 애써주는 그가 고맙지만
한번씩 마주치는 깊은 눈빛으로 느껴지는 그의 마음을
헤아려줄수 없는 자신의 처지때문에 더욱 그에게 미안해진다
자신에겐 오직 한사람만의 사랑으로도 가슴이 벅차
또다른 사랑은 미련도 둘수가 없는데
그가 어서 좋은 사람을 만나서 자신에 대한 미련을
벗어던지기를 마음속 깊이 염원해본다
그러면서도 가슴한구석에 물밀듯이 외로움이 밀려든다
이럴때 파리에 있던 수정이라도 볼수 있었으면
실컷 그녀와 수다라도 떨수 있었으면 그녀가 귀국할때도
되었을텐데 그녀에게 작별다운 작별도 못하고 떠나온
파리에서 자신에 대한 염려로 애태웠을 친구를 생각하자
못견디게 그녀가 보고 싶어 그녀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보았다
"수정아"
할머니가 돌아가신후 유일하게 믿고 의지했던 친구였는데
언제나 넉넉하게 자신을 챙겨주고 돌보아주고
민철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이 행복할때 진심으로 곁에서
그녀와 민철에 사랑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던
마치 자신의 사랑인것 처럼 들뜨고 행복해해주었던 친구
내일은 그녀의 서울집에 전화라도 해보아야겠다는 생각과
나에게도 이야기할 친구가 있다는 든든함에
나의 무겁던 마음도 훨씬 가벼워져 외로움도 줄어든다
그녀는 이러고 있는 나에게 바보같다고 화를 낼진 몰라도
그녀의 마음속 진심으로
나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해주리라, 지탱해주리라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병원안으로 향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수 있어 행복하다고
사랑하는 사람에 얼굴을 닥아줄수 있어 다행이라고
그가 없는 세상은 나에게 얼마나 무의한지
그에 대한 사랑이 파도처럼 거세게 몰아쳐와
그에게로 가는 걸음을 빠르게 하다가 병실이 보이자
뛰어서 들어섰다
"민철씨 내 사랑하는 이여 당신이 잠만 잔다해도
그시간이 100년 동안이라 하여도 전 당신을 기다릴꺼예요
그러니 절 위해 절대로 이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그에 얼굴이 편안해보인다
나의 의지를 알았다는듯 편안하게 웃어주듯이
그에 편안하게 보이는 얼굴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미소지어본다
<나의 사랑하는 이여 어서 일어나 나랑 함께 예전 처럼
춤추시겠어요 그러지 못한다하여도 당신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을께요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 변함없을께요
이세상에서 우리의 사랑이 내가 당신을 바라보기만 하는 사랑이라면
훗날 우리가 분명히 다시만나게 될세상에서는 나만을 바라봐줘요
그리고 나만을 사랑한다고 지금 다못한 이야기 꼭해줘요
하지만 전 믿을래요 분명히 나를 사랑하는 당신의 마음이
당신을 당신의 그 깊은잠에서 깨어나게 하리라는걸...
사랑해요 당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