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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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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BY Mia0409 2001-10-23

주말들은 잘보내셨는지요?
연재를 계속하면서
사실은 점점 자신이 없어지네요
과연 이야기를 끝을 낼수있을까하고요...




********** 민철의 이야기 (상-1) *************

내가 그녀를 처음 보게된 곳은

내 어머니가 술에 취해 교통사고를 내고
실려간 병원에서였다

어머니의 개인 비서겸 살림을 맡고있던
박실장이 경찰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을때
마침 옆에 있었던 내가
만류하는 박실장을 쫓아 병원에 도착하니
내어머니는 사고로 인해 다친충격이 아니라
아직도 술에서 깨어나지 못한체 잠들어 있었다

어머니의 차에 받힌차에 타고있던 두부부는
같은 병원으로 실려와 있었고
응급실 밖에서 그들의 가족과 만날수 있었는데
그중에 그녀가 있었다

열대여섯 쯤으로 보이는 아이였던 그녀는
할머니로 보이는 사람에게 기댄체
응급실 의자에 앉아 커다란 눈에
눈물만을 흘리고 있을뿐이었다
그모습이 애처러워
잠시 사고를 낸 사람이 내어머니란 사실도
잊은체 화가나서 참을수가 없었다

"죄송합니다"
내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그녀의 할머니는 가만히 고개를 저으며

"아니예요 젊이가 미안해할 필요없어요
다 천주님에 뜻이겠지요 살아날꺼예요
애가 가엾어서도 가지 못꺼예요"

하시며 떨며 울고있는 손녀를 더욱
꼭 끌어안아주셨다

그러나
그녀의 부모님이 탄차가
어머니차에 받힌후
차도밖 언덕을 굴러
두분은 응급실에 도착후 힘겨운
생과 사를 넘나는드는 싸움에서 결국은
그들에 유일한 혈육에 손도 못잡아
보고 운명을 달리하셨었다

아버지는 바깥세상에 알려질세라
고문 변호사를 통해서 얼마가 들던지
합의를 해서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했고
그녀의 가족들은 변변한 힘도없었는지
합의를 하고말았으며
사건은
나의 어머니를 정신병원으로 보내는걸로
막을 내렸다

그녀의 이름이 윤다영이란건
그녀의 부모님의 장례식에 가서였다
우리가족 대표로 박실장이 문상가는걸
막무가내로 따라 붙어 가보았던
장례식은 그녀의 가족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작은 성당에서 치루어진 소박하고 기품이
느껴지는 장례식이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교편에 계셔서인지 학생들이 많이 참석했었고
하얀 상복을 입고
진심으로 두분에 죽음을 슬퍼하는 조객들에게
일일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그녀는
나이에 맞지 않는 의연함까지 갖추고있었다

장례식이 끝난후
운구가 장지로 가기위해 차로 옮겨지는 순간
차마 더는 보지 못하겠는지
성당뒤로 뛰어가서는 고개를 숙인체 마리아상 앞에서
무릎 꿇고 울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위로할 자격도 없던 내가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을 걸었다

" 많이 힘들지 "

잠시 놀란 그녀는 나를 쳐다보았지만
병원에서의 잠시의 만남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날온 아버지의 제자중에 한사람인줄 알았던지
이내 고개를 숙이며 울음을 멈추지를 못했다

" 용기를 내 부모님이 너를 지켜보고 계실꺼야"
" 고맙습니다 "
그녀는 진심으로 내말이 고마웠는지
눈물을 닦고 억지로 작은 미소까지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그녀를 부르며 달려오는
누군가에 의해 다영이란 그녀의 이름을 알게되었다
윤다영 이 세글자는 그다음부터
내인생에 절대로 지워질수 없는
이름 세자가 되었다.

고3 겨울에 있었던 그일은
내게 큰 충격을 주었고
나는 학교도 졸업하지 못한체
영국으로 떠나 대학원을 졸업하고
8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내가 제일 궁금했던사람은
그당시 퇴원해서 집에 있던 어머니가 아닌
그녀였다 한시로 잊을수 없었던
윤 다 영 그녀

고문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사건기록을 토대로
그녀를 찾아봤을때 그녀는 아이 티를 벗고
어엿한 숙녀로 자라서 대학교 2학년이 되어있었다

그녀가 다니고 있던 대학 캠퍼스에 가서
그녀를 보았다
긴 생머리에 까만 눈썹 이지적으로 꼭다물어진
입술에서 그녀의 외로움을 보았고
감히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한체
그녀를 지켜볼뿐
8년동안 잊을수 없었던
13살의 소녀는 이제 어엿한
21살의 숙녀가 되었지만
나는 감히 그녀에게 다가갈수 없었다

가끔 그녀의 학교에 찾아가서
공부하는 그녀를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그녀를
할머니와 시장가는 그녀를
지켜보는것 밖엔 ...
그녀에게 다가간다면
내가 그녀의 부모를 죽게한 사람의
아들이란걸 난 차마 말할 용기가 없었다

그녀를 볼때마다
그녀가 드러내놓지 못하는 외로움이 내게 느껴져
나의 마음한구석엔 그녀를 향한
연민이 사랑이 되어 그녀가 내게 더 필요한 존재가 되었지만
나는 차마 그녀에게 내존재를 알리지 못하였다

그렇게 2년이라는 세월이 더흘러
그녀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갑작스운 할머니의 죽음으로 혼자가된
그녀가 파리로의 유학을 준비한다는걸 알았을때
나는 더이상 그녀를 홀로있게 할수가 없었다
이젠 떨어져 살수없다는 어머니의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에게 파리지사로의 근무를 요청했고
아버진 앞으로 회사를 경영하려면
좋은 경험이 될거라며 흔쾌히 허락 하셨다

공항에서
앞줄에 서서 티켓팅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나는 그녀와의 시작될 만남에 가슴까지 설레이고 있었다
이젠 그녀에게 다가가리라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보리라
그저 바라보던 그리움에서
그녀를 이제 내곁에 붙들어두리라

<다영아 기다려 내가 이젠 너를 외롭지 않게 해줄께>
나는 비행기를 타러 들어가는 그녀를 뛰따르며
그렇게 속으로 그녀에게 이야기를 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