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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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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024

[제5회]


BY Mia0409 2001-10-21

바닷가의 별장님, 산드라님
주신글 넘 감사합니다.
연재 4번째만에 감히 기대도 못했던 응답의 글을
얼마나 손떨리게 클릭했던지
조잡한글을 기대해주시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소심하진 않았는데
제가 마치 다영의 성격을 닮아가는것 같아요...

******** 다영의 이야기 (상-2) ****************



유학을 결정하고
준비되는 과정에만 지친 나는
비행기를 타자마자 기진맥진 해서
안대를 요청해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때

"어디까지 가십니까"

듣기 좋은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제 앉았는지
내 옆엔 깔끔한 다크블루의 셔추를 입은
남자가 나를 향해 미소짓고 있었다

"잠이 드신것 같진 않아서요"
"파리까지 갑니다 어디까지 가시는데요"
"저도 파리까지 갑니다만 공부하러 가시나보네요"
"어떻게 아셨어요"
"아까 수속할때 봤어요 짐이 많던데요"
난 부끄러워 졌다
먼저 유학가있던 수정이 파리는 물가가 비싸다며
여러가질 부탁하는 바람에
짐이 생각보다 많았졌었다

"아~에 그럼 그쪽분도 "
"제가 그렇게 젊어보여요"
그는 일을 하러 간다고 했다
회사지사에 3년간 일하러 간다고

차츰
난 내가 좋아하는 다크블루를 입었다는 자체에
아니 그보다도 다크블루가 잘어울려서
그에게 갖추어야할 경계심을 풀고 있었다

내가 외로운가보다
처음보는 남자에게 이토록 느슨해지다니

나는 이내
내게 이미 친숙해져버린 외로움속으로 갖혀버리기로
하고 그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인후
안대를 써버렸다

"하하하"
그에 호쾌한 웃음소리에
난 안대를 벗고 그를 쳐다보았다

그에 웃음에 내가 어리둥절하자

"잠이 않와 어쩔줄 몰라하는것 같아서
친구해주려고 했는데 자려구요"

그는 마치 내본심을 읽기라도 한것처럼
스스럼 없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 나쁜 사람 아니예요
정민철이라고 합니다"

정민철 그가 나에게 운명처럼 그렇게
다가왔을때
내가 그에 손을 잡지않았더라면
하지만 어떻해 해서도 우린 운명지어졌으리라
비록 그가 만든 운명이라도
아니 그가 우리에 만남을 주도하도록
만든것도 신에 의해 운명지어진
우리에 운명이였으리라...

"윤 다영입니다"
"윤 다영 마치 소설속에 나오는 주인공 같은 이름이네요"
"어머니 이름에서 한자 아버지 이름에서 한자 그렇게
지어주셨어요"
"아~ 부모님이 다영씨를 무척이나 사랑하셨나봐요"
"네 아주 많이 사랑해주셨어요"
"주셨어요람 이젠 아닌가요"

그한마디에
부모님 생각에 시야가 흐려와
얼른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는 꽤 당황했었다

"미안합니다 무슨일이라도"
"제가 초등학교 6학년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두분이 함께"
"미안합니다 그런줄도 모르고 그럼 다른 형제분은"
"없어요 할머니하고 둘이 살았어요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공부를 더하고 싶어서요"
"참 용감한 아가씨네요 다영씬"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상한일이었다
내가 그렇게 스스럼없이 내이야기를 하다니

그가 있어 긴비행시간은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 유머감각에
생각지도 않게 즐겁고 유쾌한 여행이 되었었다

비행기에서 내리기전
그가 명함한장을 건네주었다

광동그룸 파리지사장 정민철

지사장이란 명함에 적힌 직함때문데
난 그를 쳐다 보았다

"왜요 내얼굴에 뭐 뭍었어요"
"아니요 젊은신 나이에 지사장님이라고 하니 좀 놀랐어요"
"글쎄말이에요 회사가 망할라고 하나봅니다
나 같은 사람을 이런데로 책임자로 보내다니"
"능력이 있으시니까 그렇게죠"
"아이구 감사합니다"
그는 고개까지 깊숙히 숙이며 익살을 부렸다

"연락주세요 이것도 인연인데
연락주심 내 한턱 단단히 낼께요"

나는 명함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에게 연락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앞이라 어쩔수 없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중나와있던 수정과 반갑게 포옹을 하고 있을때
그가 내어깨를 가볍게 건드리며 지나갔다

"누구야 멋있다"
수정은 눈까지 휘둥그래지며
그가 너무 멋지게 생겼다며
궁금해했고 난 그저 옆자리에 앉았을뿐이라며
덤덤해 했지만
마중나온 사람들과 당당히 걸어가는 그에
어깨를 보며
호주머니 속에 명함을 만지작 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