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24

[제15회]


BY 하늘 2001-10-19

저녁에 잠시 들어온 신랑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니 너희들~"
"안녕하세요" 개구장이 사내둘이 씩씩하게 인사를 한다
궁금한듯이 다음을 쳐다보는 신랑
"아휴 몰라~" "또 얘 출장간거야?" "응"
"아휴" 신랑또한 별로 기분이 썩 내키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것이 다음이 화를 풀때가어디랴
바로 신랑밖엔 없는것을
거 받아줄라믄 한동안 신랑역시도 골머리가 아플것이다
"못한다고 하지 그랬어"
다 알면서 또 모르는체 한다
남자들이란...팔은 안으로 굽는다는것을 다음은 안다
처음 결혼하고 얼마나 싸웠던가
그때마다 신랑은 다음을 위로하기는 커녕
늘 이런이유 저런이유 다 붙여서 자신들 가족들이 한일을
합리화하곤했다 그리고 다음에게 그렇게 믿으라고 했다
소용없는 짓임을 인제 누구보다 다음이가 잘 알고있다

"당신이 도와줘야겠어 네아이들 씻기려면 나 녹초될거야
나보담은 아무래도 당신이 낫겠지 도와줄거지? 난 저녁한다"
잽싸게 다음이 주방으로 튀었다
"어..."신랑의 다음말은 듣지도 않았다
언제부턴가 터득했다
이렇게라도 해서 일을 분담하지 않으면
아이들 보내놓고 또 몇일을 다음인 몸살을 앓으리라

투덜투덜 신랑이 모라고 함서 목욕탕으로 들어간다
ㅎㅎㅎ 다음은 곧 육인분의 저녁을 짓는다
아무래도 반찬도 신경쓰인다
아이들인걸 할지 몰겠지만 천만의 말씀
이 아이들은 앵무새와 같다 엄마가 돌아오면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다 종알대리라
안그래야지 하면서도 왜이렇게 시자만 들어가믄
주눅이 드는건지 모르겠다
머리에 뿔이 달린것도 아니고 그냥 사람일 뿐인데
아휴..나도 참...
뻘뻘 땀을 흘리며 상을 차렸다
우리식구만 있음 별로 신경 안써두 될걸
에휴 내팔자야......

목욕을 마치고 옷입느라 부산한 소리가 들려온다
"다한거야?" "응"
신랑이 주방으로 들어선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혀있다
"아휴 힘들어 못살겠다 정말..."
"당신조카들이야 몰 그리고 당신아이들이쟎아"
"알어..에휴 정말 다음엔 내가 못하게 해야지"
행여나...속으로 다음은 말을 되낸다
그럴리가 없다 다음에도 아마 역시 다음의 차질거다
"저녁먹자~"다음이 아이들을 불렀다
왁자지껄 넷일 뿐인데 왜이렇게 정신이 산란하고 시끄런것일까

식사를 마치고 저녁식탁을 치운다
남편은 피곤하다고 잠시 쉬겠다고 거실위의 쇼파에 뻗어버렸다
나도 피곤한데...
하지만 난 쉴수가 없다 후다닥 숙련된 솜씨로
그릇을 닦는다
이런건 누가 자격증 안주나...해도 해도 늘어봤자
별 쓸모없는것들...
잽싸게 여기저기 닦고 물건을 제자리에 정돈한다
아픈 허리를 쭉편다

커피두잔 타서 신랑곁에 가니 정신없이 잠에 취해
곯아떨어져있다
하긴 맨날 하는 나보담은 어쩌다하는 신랑이
더 피곤할수 있으리라
텔레비젼의 전원을 켰다
여기저기 틀어봐두 이렇다하게 눈에 들어오는것은 없다
이런 한가함도 잠시
방한칸에서 쌈하는 소리가 들린다

가보니 인형을 붙들고 서로 쌈하고 있다
다음의 아인 자기것이니 당연히 안주려하고
아가씨의 아인 또 갖고싶어 안놓으려한다
"쌈하믄 안되지~"누구의 편을 들수도 없다
"치이..우리집에 이런거 무지 많은데 "
왠지 그런 조카의 말이 거슬린다
"그래 그럼 집에 많으니까 안가져도 되겄당 그치?"
"그치만 지금은 없는데요"
에고 이걸 그냥 콱 한대 쥐어박아?
참아야지....어쩔수 없는갑다 엄마란 말이다
아무래도 내아이에게 마음이 기울어짐은...

"사이좋게 놀자" "시러 내거란말야!"
"나도 이거 좋아" 두아이는 서로 양보를 모른다
"지웅아 전화받아라"
언제 깨었는지 신랑이 부른다
"네~"
에휴 고모가 전활 했는가보구나
못미더워 또 전활 했을테지
그럼 미주알 고주알 아이들은 다 일러바칠것이고
어쩌면 또 한소리 아가씨한테 들을지 모르겠다
"고모 올동안 잘지내야지...니거 빌려주고 싸우지마"
"엄마는 맨날 지웅이 편만들고...미워!"
문을 꽝 닫고 나가는 아일 보니 속이 상한다
아휴 정말 어째야 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