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눈부시게 푸르기만하다
가을하늘이라 그런걸까
왠지 이런날은 집안에 방콕만하고 있는 내자신이
참으로 아쉽다
모두를 훌훌털고 산으로 가거나
아님 돌아다니믄 참 좋을거 같다
가을하면 어려서 자주보던게 코스모스인데
언제부터인지 한번도 못본체 그렇게 가을을 보내곤했다
내나이 서른하고도 셋
이렇게 또 가을을 접고야 마는구나
이상야릇한 서글픔이 생긴다
다음은 잡히지 않는 손길로 여기저기 쌓인
먼지를 턴다
매일하는 청소인데 매일보면 먼지가 앉고
또 부지런히 움직여 청소를 해도 이렇다하게 표는 나지 않는다
가끔은 차라리 나...직장생활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그것도 몹시
그분들이 듣는다면 어쩜 에고 뭔소리..뭘 모르시는 말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라고 할런지 몰겠으나
나같이 집안에서 이렇게 사는 사람에게 그것은
넘나 부럽고 또 하고픈 그런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 사회에 있을땐 나도
이사회를 구성하는 톱니바퀴와 같이 움직이는 한 존재였지만
집안에 안주한 이후론
이렇다하게 날 불러주는데가 없다
그도 그럴것이 같은 입장 조건이라면 분명 내가 사장이래도
아줌마보담은 아가씨를 쓸것이다
아줌마가 일을 못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책임감은
더 많고 그리고 바지런히 굳은일 안가리고 더 잘한다
하지만 아가씨들에겐 해당사항이 없지만 아줌마들에겐 있는거
바로 특별한 일때문이다
가정이 있다보니 야간근무란 엄두도 못낸다
더군다나 갑자기 아이가 아프면 아일업고 병원으로 뛰가야한다
시댁에서 일이라도 터져보라
안가믄 나쁘고 쥑일 그런 사람취급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히 기술이 있거나 전문직이 아니라면
아줌마가 가야할곳은 몇군데 한정되어 있다
마음이 심란하다. 나도 뭔가 해보고싶긴한데
내가 대체 뭘 할수있을까
그리고 과연 가정과 병행하며 내가 잘 해낼수 있을까
아줌마가 되고나서 잃어버린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자신감과
자아에 대한 그런 어떤 관념들이다
다음이 이런 생각에서 한숨쉬고 있을때 또 전화벨이 울린다
누굴까 이시간에
"여보세요" "어 언니" "아가씨 왠일이에요?"
"언니 잘 지내죠 오빤요?" "회사갔죠 아가씨도 잘 지내요?"
"네 그러믄요 그런데 왠일이에요?"
"사실은요 언니..저 부탁할게 있어서요"
"뭔데요?" "저...몇일 출장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죄송하지만
울애들좀 맡아주셨음해요"
"......" "꼭요" "저..아가씨~"
"그렇게 알아도 되죠 고마워요 언니"
딸칵 전화가 끊긴다
늘 이런식이다. 그남편의 그동생
아휴 골치야 또 한차례 전쟁을 치뤄야 할거같다
시누이역시 결혼을 했다
그래서 결혼할때 다음이 역시 걱정을 안했는데
어디갈때믄 늘 다음이한테 맡기고 가버린다
그럼 다음이 아이둘과 시누이의 아이들 둘
넷을 다음이가 먹이고 입히고 재워야 한다
그야말로 전쟁터다
또 쌈하기라도 해봐라 얼굴에 상처라도 나믄
고스란히 다음이가 미안해 해야한다
아휴 내가 왜 이고생을 해야하는거지...
딱 한번 저 못해요 하믄 편한데 왜 그소릴 못하겠는건지
모르겠다
에휴 바보 바보...스스로에게 이런말을 던져봐도 소용이 없다
자신에게 또 다짐을 한다
이번이 진~짜루 마지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