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들어선 곳은
불빛번쩍이는 조명이 돌아가는
나이트클럽이였다
신랑이 나이트를 하지만
한번도 가보진 않았다
여기저기 그 불빛에 몸을 맡기고
음악에 맞춰 춤추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담배연기
화장품냄새 땀내새가 어우러져
코가 가렵다
"자 받아"
친구가 컵에 맥주를 가득 따른다
다음도 친구의 컵에 맥주를 가득 따랐다
찰랑대는 맥주잔을 친구와 함께 건배했다
맥주한잔을 다 비우자
목으로 시원한 느낌이 지나간다
"나가자"
망설이는 다음의 손을 친구가
잡아끌었다
엇...
망설일틈도 없이 다음인
스테이지를 향해 걸었다
좁은 스테이지 ...
곳곳은 춤추기 여념없는 사람들이
그 공간을 비집고 몸을 흔든다
신나는 곡이 흐르고
다음이도 거기에 맞춰 신나는
춤을 추어댔다
쌓였던 뭔가가 확 날라가는 느낌이 든다
이런느낌때문에 사람들은 이곳엘 오는것일까
부르스 곡이 흘러서 다음은
친구와 함께 자리로 돌아왔다
천천히 자릴 맴돌고 있는 커플들
다음도 그들을 향해 눈길을 돌렸다
"저사람들 모두 부부일까?"
"모?"
우습다는 친구의 표정에
문득 바보가 된 느낌이다
"그런 바보같은 질문이 어딨니?
마누라라 이런데 올사람이 대체 몇이나 되겠어
다들 즐기러 오는건데"
"그럼?"
"대부분이 여기서 부킹을 해
원하는 상대를 단골 웨이터가 있으면
통해서 부탁도 하고 그런거지 뭘"
아무렇지 않다는듯 맥주잔을 비우는
친구를 다음은 홀린듯이 바라본다
"망할넘의 나라...눈만 돌리믄
이쁘고 쫙쫙 빠진 젊은아가씨들이
쭈욱 대기하고 있단 말이지
손에 돈몇푼 쥐어주면
몸바쳐 충성하겠다는 그런 골빈여자들이..."
낯선 이야기다
집안에만 머물던 다음이에겐
"여잔 사랑이 없으면...힘들쟎아"
"사랑? 너 도대체 언제적 사람이니?
그런거 골치아퍼 한다 그런건 소설책에서나 나올 이야기지
지금은..정말 말세야"
언젠가 텔레비젼서 시사프로를 본적이 있다
러시아 여자 이야기...
돈을 위해 춤을 추고
그리고 돈을 위해 몸을 팔아야만 했던...
그게 정말 내 가까이 있는 현실이란 말인가
"요즘 애들은 힘들게 돈버는거 싫어한다
모 다그런건 아니지만...
죽자 살자 회사서 일해봤자 경리들 얼마 받는지 아니
60~70 그나마 경력이 있어야 조금더 받는다
하지만 이건...하루밤에도 15~20만원은 받아
그러니 한번 맛들이면 빼지 못하는게
현실이야..."
다음은 스테이지를 보았다
하나같이 미인들이다
누구하나 모자라거나 미운사람이 아닌...
늘씬늘씬한...
왠지 주눅이 든다
자신이 초라한 느낌...
집에서만 살때는 이런느낌을
결코 받지 않았다
남편,아이들.그것이
내세계의 전부였을뿐...
한잔 한잔 맥주가 들어갈때마다
취기가 오른다
"넌 언제부터 온거야
이런데?"
"나..."
핸드백에서 친구가 담배갑을 꺼낸다
다음은 눈이 휘둥그레 졌다
"너 담배피니?"
"응"
휘유...내뿜는 연기가
허공을 향해 올라간다
"언제부터..."
"친구라면서 넌 왜 나에대해
그렇게 모르는게 많냐"
헉..정말 그렇다
다 안다고...알수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게 대체 아는게 뭐지
문득 다음은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