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속에 아이가 꾸물거린며 발길질을 해대는 통에 잠을 설치고
새벽녁에야 잠에 들었다
물소리가 난다
어찌나 벌떡 일어났던지 배가 단단하게 뭉쳐서 좀처럼 풀어지지 않는다.
새벽6시... 남편의 출근준비를 서둘러야한다
남편이 있을땐 더 피곤한척한다는 말씀때문에 오늘 출근길엔
활짝 웃어주리라 맘을 먹고 그대로 행한다.
"오늘은 할 일이 많지 않으냐?"
"네.."
보리차를 끓이고 세?기를 돌린후엔 메리야스를 삶기위해
비누칠을 착착해댄다. 배가 불러와 쪼그리고 않기가 여간 힘든일이
아니여서 다리를 펴보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 벌려보기도 하지만
아기가 불편해서 인지 요동을 친다. 잠깐만 쉬었으면 좋겠다
마실을 다니러 가신후 점심나절이 되서야 들어오셔선
"와이셔츠는 다렸니?"
"아니요... "
"거봐라.. 내 그럴 줄 알았다
너는 가만보면 너무느려.. 내가 너만했을 땐 팔랑개비라고들 했는데, 느려 터져선...
그래서 어디 살림 한다고 말이나 하겠냐?
애 뱉다고 극성을 떨기는...?"
눈물이 핑 돈다
요새들어 눈물을 흘리는 횟수가 부쩍 늘어나서 윤주의 얼굴이
늘상 퉁퉁 불어있다. 설겆이하는 물소리에 소리도 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흐르는 눈물을 헹주로 얼른 훔쳐낸다
오늘은 3번 남은 정기검진을 받으러 가는 날이라
어머님도 따라 나서신단다. 아이는 2.8kg로 머리가 좀 크긴
하지만 태줄이 목을 감고 있지도 않고 태변도 없는 것으로 보아
건강하다고 말씀해 주신다
점심을 먹고 들어가자시며 돼지갈비를 사주시겠노라고 구석진
테이블로 이끄시더니 문을 닫으신다
하실 애기가 있으신 듯 했다
"이모님 첫째 며느리는 약사라더라구하고 둘째 며느리는 직장이
좋아서 돈을 많이 번다고 하고 셋재 며느리는 알아주는 한의원
막내딸이라고 하더라.. 내 원~ 외며느리 하나 있다고 대단들
할꺼라고 궁금해하는데 내가 챙피해서 형제들을 못만나겠다"
"...."
"애를 나아도 무슨 대책있어야 될 꺼 아니야 대책이~
이도저도 아니구 애는 털크덕 배가 주고 우리 아들 등꼴 빼먹을라구
애 뱉냐 그런게냐 응?"
더이상 듣고 있자니 눈물이 복받쳤지만 삼켜야 했다
삼킬 수 밖에... 윤주는 눈물을 흘릴 여력이 조차 남아있질 않다
목이 매인다
"니게 뭐 간데~. 양귀비 뒷다리도 아닌 것이 내 아들을 호려가주고는
어유` 어유~"
정신이 몽롱하다 지옥에라도 떨어진 걸까?
차리리 여기가 지옥이라면 좋을 성 싶다
지옥이라면....
혼자서 집으로 돌아와 키를 따고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 쓰고
어릴 때 처럼 그렇게 아빠를 불렀다...
아빠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