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배식판을 들고 한줄로 길게 줄은 선다음
배식을 기다린다. 갈치조림에 해파리냉채, 김치...얼갈이국이
오늘 메뉴이다
윤주도 갈치를 받았지만 역겨워서 화장실로 급히 뛰어 들어갔고
쓴 물을 토해낸다
좀처럭 미슥거려 아무것도 들이키지 않았더니 노란 쓴물만 나오고
반신반의했던 그녀의 직감이 맞아들어가고 있었다
'임신일까?'
임심테스트기를 사서 검사를 해보았더니 빨간색 두줄이 너무도 선명하다
이내 전화벨이 울리고 상철은 데이트를 청한다
그는 윤주가 점심시간의 행동이 걱정이 되었던 탓이였으리라
"윤주야 어디 아파? 왜 밥도 못먹구 그랬어? 우리 밥먹으로 갈까?"
"아니..... "
"그래 한숨만 쉬지말고 할 말 있는거 같은데 어서 애기해봐"
"나..;. 애기 가졌나봐요... 미안해... 그리고 상철씨가 싫다면
상철씨 발목잡는 짓은 따윈 하지 않을꺼예요..."
짐짓 놀라는 상철의 표정에 윤준 가슴이 아파오고 어쩌면 기뻐할지도
모른다는 그녀의 어리석은 생각에 못질을 해댔다
"...... 낳아야지... 내가 엄마한테 말씀드릴께...
윤준 밥이나 잘 챙겨먹어.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걱정말구 있어"
발목을 잡지않겠노라는 말은 가식일 뿐이였고
뱃속에 아이로 인해 그 사람을 잡고 싶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아마도 그 때문에 집에 연락 하겠다는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고
순응했던 것이다
상철이 핸드폰을 들고 익숙해진듯한 전화번호를 누르더니
어머니와의 저녁약속을 잡은 듯 했다
윤주도 잘 알고 있다
그녀에겐 버거운 상대라는것을...
가슴이 소용돌이를 친다.
'미안하다 아가야. 못난 엄마를 만나서...
내일이면 종지부를 찍어야 할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엄마가 널 꼭 지켜줄꺼야 약속할께....아가야...'
한식집에 들어섰다.
단아한 옷차림에 어울리는 세련됨이 풍기는 중년부인...
심호흡을 크게 하고 자리에 앉아 눈을 마주하자 매서운 눈초리가
그녀를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