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93

[제8회]


BY 미소 2001-09-03

"뒤~뛰뛰뛰띠 뛰띠리리리띠 뛰뛰띠 뛰뛰뛰
야~아침이다. 어서 일어나요. ~"

알람버튼을 꾹 누르고 첫출근 준비를 서두르자 새벽부터 부산스럽다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마스카라와 립클로즈... 비버리로 마무리를 한다.
배를 타시는 아빠가 15여를 밤낮으로 버신 돈을 툭털어 마련해주신
윤주의 피부색과 어울리는 연한주황빛이 감도는 투피스를 입고,
하늘거리는 머리를 틀어올렸다.

대림그룹. 재무팀에 입사한것은 그녀의 일생에 제일 큰 축복이라 여기며, 허리를 꼿꼿이 펴고 정문을 들어섰다. 경비아저씨가 정답게 인사를 건내자 인사에 화답하듯 미소를 내비친다

오만한 그녀... 하지만 그 오만함조차 충분히 아름다웠다

재무팀장이 신입소원을 각 팀에 방문해 인사를 시키고, 옆동에 있는
실험동으로 향해 유대리와의 인사를 건낸다

"문윤주씨, 이 사람이 우리 그룹에 잘 나가는 위인이니까
괜한 눈총 안사려면 유대리와는 인사도 하지 않는게 상책일꺼야 허허허..."

"안녕하세요. 문윤주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립니다"

"무슨 말씀을요 제가 부탁을 드려야지요. 반갑습니다.
유상철이라고 합니다"

하얀 실험실 가운을 입은 그는 유독 짙은 쌍커플과 오똑한 콧날을 하고 있었고
팀장님의 잘 나간다는 위인이라는 말뜻이 이해가 되는듯 했다

호칭을 붙이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지라 한달여가 어떻게 흘렀는지...
세월이 유수란 말이 실감나는 기간이였다
EXCEL을 배우기도 배워야했고 컴활용 자격증도 필요한 지라 학원을
등록하고 오늘은 그 첫날이다.
책을 받고 기본적인 명칭들을 나열하면서
셀에다 숫자를 입력하고 각가지 버튼에 대해 설명하기 여념이 없다

수식이 난해하긴 하지만 EXCEL에 제법 자신이 붙고 시험이 다가오는
그 때쯤 그녀가 학원을 다닌다는 소식이 유대리에게도 전해져 왔다

"저.. 커피 한 잔 하시죠.. 물어볼 것두 있구 해서요"

자판기 커피맛이 제법 괜찮았고 유대리가 멀쓱해서 인지 짐작 뜸을
들이더니 입을 열었다

"다름이 아니구 부탁좀 하려구요.. 실은 제가 PC에는 문외한이라서
학원을 다니려구 하거든요. 윤주씨도 학원을 다니신다길래
어디가 괜찮을지 자문좀 구하려구요"

무슨 애길찌 초초해 하고 있던 그년 막상 그의 애길 들으니
안도 아닌 안도를 하며
윤주가 다니는 학원의 강사들은 명성이 있노라고 대답했다

"그럼 저도 그곳에 다녀야 겠네요. 이따 퇴근하고 저 좀 학원으로
안내 좀 부탁드립니다.
이따 퇴근하고 본관동 주차장으로 나오세요. 꼭 좀 부탁드려요"

"... 네."

학원안내만 하면되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도 같았고, 그의 해맑은
웃음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얼추 강사와의 인사, 강의흐름에 대한 애기가 끝난 후엔 날이 이미
저물어 있었다. 고맙다며 밥을 산다는 제의를 뿌리쳤지만, 유대리의
고집도 완강한터라 근처 레스토랑에 들어간다
오렌지의 집...
비후까스를 시킨다. ?좆?프로콜리를 보니 아빠가 생각나 씁씁한
미소를 머금었다.
가족관게, 취미, 학창시절.. 뭐 대충 그런것들의 대화가 오고갔고
집까지 바래다 준댔지만 그것조차 응하고 싶지 않아 지하철을 타겠다며
그의 배려를 뿌리쳤다
이내 생기돌던 그의 얼굴이 시무룩해졌고, 그녀에게 예쁜 포장이 된
CD 한장을 건낸다.
secret garden....

집에 돌아와 오디오에 노래를 튼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선율에 가슴이 미어온다. 싸하게 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