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같이 가자... 그 대신 공부열심히 해야한다 알겠지?"
다시 살아난 엄마를 만난 듯 기뻐하는 윤주를 보며
아빠는 알 수 있는 쓸쓸함이 맴돌았다
"5학년 2반 학생들~ 윤주아버님이 이직을 하셔서 전학을 간다고
하는구나 모두들 윤주에게 인사나누도록 하자"
제법 숙녀티가 나는 윤주는 그 동안 정든 아이들과 선생님의 인사를
등 뒤로 아쉬움 반, 기대반으로 아빠의 트럭에 올랐다
또 다른 세상으로의 행진이다
꼽슬한 파마머리에 작은 눈,
맘씨 좋게 생긴 전형적인 시골아줌마였다
동갑내기 딸 윤미와 개구지게 생긴 아들 강덕이가 있었고
이내 부녀를 방으로 안내했다
방한칸... 4평 남짓한 방한칸이 다였다
곁방살이였다. 주인아주머니네 남는 방에 하숙을 하는 셈이였다
밥을 해주시고 도시락도 싸주신다고 한다
아빠는 드문드문 집에 들르신다며 길을 재촉하셨다
버스를 타고 1시간 남짓을 가는야만 하는 학교를
외로움을 가방삼아 슬픔을 신발삼아
꿋꿋히 학교를 다녔다
그리 며칠이 흘렀을까?
아빠가 주신 돈이 다 떨어졌 버렸다
윤주는 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주머니도 찾아봤고 틈새란 틈새를 모조리 헤집어봐도
180원 밖에 없었다 하교길은 1시간을 더 걸어올 수 밖에 없었다
눈물이 흘렀다
"윤미야 나 오늘은 가볼 때가 있으니까 너 먼저 가"
"어~ 알았어 빨리와야 돼"
"응..."
터벅터벅 걸었다.
걷고 또 걸어도 이놈의 길은 끝이 보이지도 않았다
한참을 걸었더니 집이 보였다
안간힘으로 냅다 뛰어 허기진 배를 달랬다
아빠가 보고싶었다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슬며시 아빠를 불러봤다
"아빠.... 보..구 싶어..."
또 다시 눈물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