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남편은 친정으로 저녁에 전화를 하겠노라고 말하고 출근하였다..
남편이 출근하자..
어머님의 방으로 들어갔다..
"어머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뭐냐?"
어머님은 돌아눕지도 않으시고 벽쪽을 보신채 대답하셨다...
"저 오늘 친정으로 가겠습니다.. 문주 데리고요.."
어머님이 벌떡 일어나셨다..
"저희 친정으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을 생각입니다."
"뭐?"
"당분간 그이한테는 비밀로 해 주세요.. 그리고 지금 어머님이 생각하신거 당분간 유보해 주세요.. 제가 비껴나면 그 자리에 누군가 올 거에요.. 어머님도 정식으로 다시 며느리 보시고 아들 손주 보시는게 좋을거에요.. 그게 문주한테도 더 나을거구요.. 그 이 궁극에는 어머님 말씀 따를거에요.. "
"니 생각이.. 그렇다면..."
"문주는 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이도 새출발하는데 문주가 걸림돌 될거구요.. 저도 앞으로 살아가는데.. 문주 데리고 있으면 위안 될 거 같아요.."
"그건 안된다..."
눈에서 불꽃이 일었다...
떠나는 마당에 못할말이 없었다...
"어머님.. 문주 낳고.. 문주 한번 자상하게 대해 본 적 없으신 분이세요.. 그런데.. 문주 여기에 두고가면.. 어쩌라구요? 어머님이 잘 돌볼 자신이라도 있으세요? 문주는 제가 데리고 갑니다..저 그이 포기했어요.. 어머님의 그 잘난 아들요.. 하지만. 문주는 포기 못합니다."
"그래.. 나 문주 잘 돌볼 자신 없다.. 하지만. 니가 나중에라도 문주 핑계로 우리 아들 발목잡는 꼴 나는 못 본다..못 봐.."
"안 그러겠습니다.. 문주 제가 키우겠습니다. 양육비 한 푼 안 바라겠습니다.. 이쪽으로 문주 쳐다도 안 보게 하겠습니다.. 문주 아직 아빠 얼굴 기억할 나이 아니에요.. 각서라도 쓰겠습니다..어머님.."
"...."
어머님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래.. 그렇다면... 자 여기 써라.. 아까 니가 말한대로.."
어머님이 종이 한장을 내어 놓으셨다...
눈물이 흘렀다...
결혼하고.. 2년...
짧았다면.. 짧은 세월이었지만...
돌이켜 볼수록 지옥같은 시간들이었다..
결코 짧기만 했던 시간들은 아니었다...
하루가 마치 백년처럼 길고 오래었다...
써내려갔다...
"마지막에는 지장 찍어라.."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이 모든 절차가 끝이났다...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나 오늘 문주 데리고 갈게.. "
"왠일이냐? 사돈이 허락해 주셨어?"
엄마의 목소리는 사뭇 들떴다..
"응.."
"그럼.. 내가 데릴러 가마.."
"아냐...내가 그냥 갈게.."
"아니다.. 오랜만에 이 핑계로 사돈한테 인사도 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방을 둘러보았다...
이제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방이었다...
내 지옥같은 과거가 실린 곳...
하지만.. 그리워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문주를 낳기전...
어머님이 살갑게 나를 대해 주시던 시절...
그 시절속에 즐겁게 웃고 있는 내 모습이 머릿속에...
윙윙거리며...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