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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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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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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BY 오필리아 2001-08-24

부엌에서 들어서니.. 눈물이 났다...
문주가 와서 치맛자락에 붙었다...

어린 문주를 네려다 보고 있으니.. 더욱 눈물이 났다...

어머님은 문주를 낳고 단 한번도 나를 살갑게 대해 주시지 않았다..

언젠가...
문주에게 새옷을 입혀 시댁으로 들리러 간 날...
어머님은 나에게 물으셨다..

"니네는 돈 없다더니.. 애 옷은 사입힐 돈은 있는 모양이구나.. 또 애 옷 샀니?"

"아니에요.. 어머님... 이건 저희 친정엄마가..."

"그래? 어쩐지 촌스럽다더니.. 니네 엄마는 그저... 안목이 별 수 없다.. 이건 도대체 무슨 색이라니.. 쑥색이냐? 이건 남자애들이나 입는 옷이지.. 계집애를 이런 옷을 입히냐? 하여튼.. 니엄마라는 사람은... 시장에 가면 널린 게 분홍색인데.. 기집애들은 다 분홍색을 입혀 키우는 거 아니냐? 어디 이런 되먹지 않은 색을 사와서는..."

어머님은 단 한번도..
사돈이라고 예의를 갖춰 엄마를 불러주신 적이 없었다..

어머님의 말씀속에서..
엄마는 항상.. "니 엄마" 라고 불리워졌다...

어머님은 나에 대한 불만을 그렇게.. 우리 가족에게까지 확산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동서의 부모님에 대해서...
어머님은 항상.. 사돈 이라고 깍듯하게 불러 드렸다...

슬퍼졌다...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모든 것이 내 불찰이었다..
미움받는 며느리가 된 내 잘못이 엄마와 아빠까지도 사돈에게 허투르게 보이는 원인이 된 것이었다...

그 때.. 안방 문이 열리며..
어머님이 나오셨다..

"너... 니네 동서 왔는데.. 아무꺼나 해 내지 말고 가서 장 좀 봐 오너라.. 얘.. 작은애야.. 너 뭐 먹고 싶으냐?"

어머님은 황급히.. 내가 눈가에 맺힌 눈물방울들을 치맛자락으로 거두어 들이는 것을 보셨다...

"야.. 너 니 동서 와서 밥 한 끼 먹고 가겠다는데.. 그게 못마땅해서 또 눈물바람이냐? 원... 내가 맏며느리 무서워서.. 내 아들 며느리 밥도 한끼 못준다.. 못 줘... 얘.. 작은애야.. 너.. 나가서 동석이랑 맛난거 먹어라.. 니 동서 저러는 꼴 보니.. 여기서 맛있는거 얻어먹기는 글렀다.. 내가 돈 넉넉히 줄테니.. 나가서 사먹어라.. 동석이 오면 나가거라.. 알겠지? 혹시 아니.. 니 동서가 밥에다 뭐 이상한거라도 탈지.. 원..."


눈물을 안으로만.. 안으로만 삭이고 들자니..꺼억 꺼억하는 소리가 났다...

"어휴... 저런 못된것 같으니라구..."

어머님은 다시 문을 쾅 닫고 동서를 데리고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날밤...
나는 오래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산부인과..
산부인과...
산부인관에 가 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