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그렇게.. 3주간의 산후조리를 마치고 돌아왔다..
시어머니에게서 2주..
그리고 엄마에게서 1주...
엄마는.. 좀 더 데리고 있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시어머니는 그걸 용납하지 않으셨다..
처음에 갈 때는 2주간이라고 하셨지만..
일주일이 다 되어가자 어머니는 어렵디 어려운 사돈댁으로 전화를 넣어 나를 심하게 나무라셨다..
"너는... 니 서방 밥도 안해주고 거기 아주 눌러 앉을셈이냐? 거긴 내 누누히 말하지만.. 니 자리가 아니야.. 얼른 니네집으로 돌아가거라.. 아이 보러 내 조만간 니네집으로 가마..."
아빠와 엄마가 나를 데리고 나와 동재의 아파트로 왔다..
그리고.. 집안은...
동재가 가끔... 시댁과 여기를 오갔던 터라.. 심하게 어질러져 있었다..
엄마가.. 대충 청소기를 밀었고..
청소가 끝나자..
장을 봐 왔다..
집에서 만들어 온 밑반찬이 냉장고에 채워지고..
엄마와 아빠는 집을 나섰다..
동재가 오기 전에 서둘러 떠나려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엄마는 일년이 다 되도록.. 사위를 어려워만 하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가 떠나자..
나는 어머니께 전화를 넣었다..
"어머님... 저에요.."
"어디냐?"
어머니는 안부 인사 한마디없이 다그치듯 물어오셨다..
"집이에요."
"집이라니?'
어머니의 언성이 높아지셨다..
"아, 아뇨.. 저희집요.. 저희 아파트에요.. 왔어요.. 저.. 문주 데리고.."
"그래?"
어머니의 목소리가 환해졌다..
어머니는 3주전의 그 어머니..
내가 문주를 낳기전의 그 인자롭고 따뜻하신 어머니로 다시 돌아간 듯 보였다..
어머니..
어머니..
하고 불러드리고 싶어진다...
3주동안의 일이 까마득히.. 잊혀지고..
나에게 벌어지지 않은 일인듯...
마치.. 내가 지독스레 무서운 소설 한 편을 읽은 것처럼 여겨진다..
"먼 길 오느라 힘이 들테니.. 어서 쉬어라.. 전화 줘서 고맙구나.. 그리고 아버지가 통화하시고 싶어하신다.. 잠깐 기다려라..."
아버지..
아버지..
"여보세요?"
아버지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수정아.. 왔니?"
"네.. 아버님..."
"그동안 몸은 어찌.. 다 낳았니? 애는 잘 있고?"
"네.. 아버님..."
"보고 싶구나.. 우리 며느리도 보고 싶고.. 우리 문주도 보고 싶고.. 건강해라... 집에 자주 오고...그럼 들어가거라.."
"네.. 아버님.. 들어가세요.. 제가 또 전화 드릴게요.."
전화기를 멍하니.. 그렇게 붙들고만 있었다..
3주동안이었다..
멀고 먼 길을 돌아..
나는... 그렇게 제 자리로 온 것이었다...
문주에게로 갔다..
곤히 자고 있는 문주는 더없이 아름다왔다...
길게 드리워진 속눈썹...
그 아이는 내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