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어머니 앞에 꿇어 앉았다...
우리는 사이좋은 고부간이지 않았던가...
보는이들마다 우리를 친정엄마와 딸이 아니냐고 물어왔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어머니 앞에 꿇어앉았다...
눈물이 솟아났다...
하지만... 안으로 삼켜야 한다...
안으로.. 안으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너...내가 잘 봐줄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니네 친정엄마한테로 가거라..."
"네?"
"왜.. 이제 말도 두번씩 하게 만드냐? 니네 친정엄마한테로 가란 말이다...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어머니..."
"말 그대로다..."
"잘못했습니다... 어머니... 용서해 주세요.. 제발... 앞으로 잘 하겠습니다..."
"뭘 잘하겠단 말이냐? 그리고 내가 니 엄마도 아닌데.. 나한테나 너희 아버지한테.. 어머니.. 아버지가 뭐냐? 막되먹은 집의 자식은 그렇게 말하냐? 어머님.. 아버님도 아니고... 응.. 말본세가 그게 뭐냐?"
잘못했다는 말은.. 이제 자연스러웠다...
한번 하고 나니... 이력이 붙었다...
시아버지께도...
시어머니께도...
하물며.. 시동생에게도..
잘못했습니다.. 하고 머리를 조아렸다...
"잘못했습니다.. 어머님.. 이제.. 어머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한번만 용서해주세요..정말 잘못했습니다."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렸다...
어머니는.. 내가 어머니라고 불러드리는 것을 좋아하셨다...
거리감이 없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런데...
거실에서 언성이 높아지자 시동생이 나왔다..
시동생이 거실 소파에 앉아 내가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것을 한심히 쳐다보았다...
"그래.. 아무튼.. 한 이주동안은 니 엄마한테 가서 산후조리 해라..니 엄마는 이런 되먹지 않은 딸년을 시집 보낸주제에 어디 편하게 산후조리도 안하고.. 그렇게 놀고 먹을 생각이라니? 어서 전화해라.. 와서 데리고 가라고... 딸년이 딸을 낳았으면 지가 알아서 기어야지.. 원.... 요새는 아들가진게 그저 죄라니까..."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간다...
시동생도 나를 멀끔히 쳐다보다 방으로 들어간다...
오래도록 앉아있어서인지.. 발이 저려 일어설수가 없다..
눈물이 멈추어지지 않는다...
눈물이 심해서.. 꺽꺽 소리가 나고 숨이 가빠왔다...
그렇게.. 한동안 거실에 앉아 있었다...
엄마...
엄마...
엄마에게로 간다...
시어머니가 원망스럽다기보다 고마운 생각이 든다...
호된꾸지람을 듣더라도...
엄마에게 갈 수 있다면...
어머니가 고맙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