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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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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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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BY 오필리아 2001-08-21

아이를 낳고.. 계속 모유의 양이 턱없이 부족했다..
남편은 아이에게 엄마의 모유를 먹여야한다고 나를 닥달했다..

아이를 처음 안아보는 나는 식은땀이 흘렀다...
병원에 있는 동안 내내 고무젖꼭지에 길들여진 어린 딸은 나의 젖꼭지를 물기를 거부했다...

앙... 하고 깊고 슬픈 울음소리를 내었다..

어머니가 다가오셨다...

"나는.. 니 서방이랑 동석이랑 다 젖으로 키웠는데.. 젖먹이기가 세상에서 가장 쉽던데.. 넌 왜 그러냐? 하여튼 애에미가 되서 젖한판 제대로 못 물려서야.. 이거 원...어디 보자.. 내가 좀 해줄테니.."

어머니가 나의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리고 아이의 입으로 거칠게 들이밀었다..
아이는 더욱 큰 울음소리를 내며 거부하였다..

어머니는 나의 가슴을 모질게 패대기를 치며 밖으로 나가버리셨다..
"각도가 안 맞아.. 각도가.. 그래서야 백날 해봤자 안돼... 어휴.. 지긋지긋하다.. 지긋지긋해..."

눈물이 앞을 가렸다...

눈물이 나의 하얗게 드러난 맨가슴 위로 툭툭 떨어졌다...
아이는 더욱 섧게 울었다...

뜨거운 물수건으로 찜질을 하고.. 유축기를 써보았지만.. 젖은 많이 나오지 않았다..
밤새... 젖은 불어만 있을뿐 나오지 않았다... 한시간씩 젖을 물고 씨름하는 아이를 들고 있느라 팔에는 마비가 왔다... 팔등에 있는 뼈 마디마디가 저려왔다...

어머니는 내가 아이에게 젖을 물릴때마다 들어오셔서..
내 가슴을 움켜쥐시고 문지르시다가 끝내는 각도가 안맞다고 큰소리로 나를 나무라시며 밖으로 나가버리시곤 하셨다..

아이와 나는 그렇게.. 그렇게 시댁에서 며칠을 보내고 있었다...
아이의 이름을 짓는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이름은 너희들이 알아서 짓거라.. 하셨던 말씀은 어느새 사라지고, 어머니는 싸구려 철학관에 가셔서 아이의 이름을 지어오셨다...

남자아이들이 쓰는 글자를 넣어서 이름을 지어야 한다고 하셨다..

아들을 못낳은 죄인인 나는 모든 상황을 묵과할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독실한 기독교인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름 문제로 심각하게 대립을 하셨다...

이 모든것이 나의 죄인듯, 어머니는 나를 탐탁치 않게 여기셨다..
아들을 못 낳은 죄인...

아이의 이름이 결정되었다..
문주...

윤문주....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서 아이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보았다..
문주야...

나중에.. 아주 나중에.. 만일....아이가..
"엄마.. 내 이름은 왜 이래?"
하고 묻는다면...나는 아이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할까?

엄마는... 엄마는 말이지.. 아주 힘이 없었단다.. 그래서.. 그래서.. 이렇게 된거란다...

눈물이 흘렀다...

"엄마 말대로 하면 나중에 우리가 아들을 못 낳아도 엄마한테 할 말이라도 있잖아.. 우리 마음대로 이름을 지었다가 만약에 또 딸을 낳으면 엄마가 분명히 이름때문이라고 당신 야단칠걸.. 그래서 그런거야.. 다 당신 위해서라구.. 그리고 좋은게 좋은거잖아.. 집에서 큰 소리 나면 좋을거 뭐가 있어..안그래?"

남편이 위로랍시고 말을 건넸다...

남편이 미웠다...
남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