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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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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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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BY 오필리아 2001-08-20

내가 아이를 낳자...어머니는 친정엄마에게 당신께서 나와 갓난쟁이를 데려가겠다고 말씀하셨다..

엄마는...
"어휴.. 산후조리가 힘드실텐데요.. 저희가 데려갈게요.. 딸 뒀는데.. 산후조리는 저희가 해야지요..."

남편이 거들었다...
"그래요... 어머니가 산후조리 하시면 수정이가 불편해할거에요.. 그냥 장모님한테 보내지요..."

어머니는...석연찮은 낯빛으로 말씀을 접으셨다...

"정.. 그러시다면야...."

남편이.. 자리를 뜨자.. 시어머니는 다시.. 엄마에게 말씀을 꺼내셨다..

"사돈..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건 아닌것 같으네요..그냥 내가 애들 데려갈게요.. 왜 수정이가 불편할까봐 그럽니까? 그런거에요? 사돈.., 그리고 거기 가서 갓난애가 만약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떡합니까? 그리고 애는 윤씨집안 자식인데.. 보내긴 어딜 보냅니까? 사돈도 생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더이상 반대하시진 않으시겠지요.. 그리고 우리 애랑 수정이한테는 사돈이 말씀 잘드려 주세요... 알아듣도록..."

내가 수술실에서 나와 회복실에 누워있을때, 엄마와 어머니가 들어오셨다...

어머니는 나를 향해 환하게 웃으셨다...그러고는...

"수고했다.. 수정아.."
어머니는 한마디 뿐이었다...

어머니에게 밀려났던 엄마가 겨우 내 손을 잡았다...
"정아.. 조리는 어머님께서 해 주신다는구나.. 엄마는 몸도 안좋고해서..아무래도 무리일것 같아.. 엄마가 다리가 요즘 부쩍 아파서 말이지.. 윤서방도 함께 있으니 아마 너한테나 애한테 다 좋을거다..니가 우리집에 오면 아무래도 윤서방은 불편할테니까..."

옆에 서 있던 남편이 놀랐다...
"아까 장모님이 봐주시기로 하셨잖아요?"
남편이...어머니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러게 말이다.. 니 장모가 몸이 안좋다는구나.. 그러니 어쩌겠냐? 힘이 들어도 내가 하는수밖에..."

엄마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보았다...
그리고 사돈의 눈길을 피해서 그 눈물을 손등으로 훔쳐내는 것도...

회복실의 천정이 유난히 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내... 부옇게 흐려졌지만 말이다...

얼마후 미역국이 날라져왔다.. 그러고보니.. 밥을 먹은지 꽤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가 숟가락을 쥐여주었다...
입으로 국을 떠넣자 입속은 국과 눈물이 만들어낸 침으로 미어졌다..

눈물.. 눈물..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