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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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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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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오필리아 2001-08-17

임신은 너무나도 빨랐다...
결혼하고... 두주만의 임신이었다...

결혼후 두달을 넘어서 찾은 산부인과에서는...
이미 임신 6주라는 진단을 내렸다..

신혼의 기분을 만끽하기도 전이라.. 고민이 되었지만... 시어머니를 생각했다...

어머니는.. 결혼후...
두 달동안 나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소식 없냐? 내가 오늘은 꿈을 꾸었는데..."
하고 물어오셨던 터라....잠시 심통이 났던 것은 접고...어머니의 기쁨만 생각하기로 하였다...

어머니는 손뼉을 치며 기뻐하셨다...
두손을 모으고 한쪽뺨에 댄채.. 온 마루가 꺼지도록 뛰어다니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셨다...

"우리 수정이가 애기를 가지다니..."

물론 시아버지도 기뻐하셨다...

남편은 시무룩해했지만.. 이 일이 부모님들께 큰 기쁨을 주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나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듯했다...

"동재 니가 애기 아빠가 된단다..."
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아.. 그래요?"
남편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날 저녁.. 남편과 나는.. 어머니가 주신 축하금을 들고 드라이브를 갔다.. 분위기 좋은데서 저녁도 먹었다.. 옷도 샀다... 남편은 말했다...

"우리 어머니랑 아버지 성격 한번씩 장난 아니시다.. 동석이도 그렇고.."

"누구든지 그렇지.. 한 번 화나면 안 무서운 사람있나? 나도 그래.. 실은... 그리고 니가 얼마나 어머니랑 아버지.. 도련님을 성나게 했으면 그러실까? 앞으로 내가 하는 거 잘봐.. 내가 아버지랑 어머니..그리고 도련님한테 정말 잘 해드릴거야.."

남편은..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온화하고 부드럽기만 한 사람...
누구에게도 상처 한 점 줄줄 모르는 그 어리숙한 사람...
그 때문에.. 그의 그런 성격 때문에 내가 상처받을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