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친정엄마가 전화를 했다. 평소보다 이른 8시 5분쯤... 전화기에서 들려왔다.
"연정아!! 엄마 파란 바지랑 어제봤지 그 흰바지랑 같이 빨았더니 흰바지에 물이 들었다. 어쩌지? 아이고 아까워라!!! 파란 물 뭘로 빼지?"
어서어서 말하라고 재촉이다.
"흰바지 락스에 담거봐"
"그래 알았어! 재하는?"
그 와중에도 외손주의 안부는 물었다.
"젖먹고 있다. 내 조금있다 건너갈께."
"응"
전화가 끊인다.
친정이랑 우리집은 넘어지면 코 닿을 곳이다. 그래서 오전 9시에서 10시면 엄마는 어김없이 전화를 한다. 우리 재하가 태어나서는 더 그렇다. 7개월에 접어든 우리 재하는 내가 장녀인 관계로 엄마에게는 둘도없는 손주라서 안부를 꼭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또 혼자 난리다.
10시가 조금 넘어 친정으로 건너갔다. 여동생이 휴가로 며칠째 집에 있었다. 아침을 먹고 언제나 모닝커피를 마셔야 되는데 엄마는 태기 싫다고 가위 바위 보를 하자고 한다.
"진 사람이 타기다."
여동생이 말한다. 정말 정말 비장한 각오로 난 가위 바위 보를 해서 먼저 이겼다. 남은 두 여인.. 정말 눈에 불이 붙었다.
"가위 바위 보"
가위를 낸 동생, 보를 낸 엄마.. 그러나 우리엄마 하는 말
"삼세번"
그 말에 난 바닥에 누워 싫다고 했다. 그러자 여동생
"어짜피 질 것 처음부터 막 좋게 타와"
라고 하자 더운데 늙은 엄마 시킨다고 투덜투덜거린며 부엌으로 가며
"더운데 봉지믹스로 된 것탄다. "
라고 한다. 정말 이럴 수 없다. 내가 커피탈 때는
"믹스는 안 먹는다. 맛없다."
라고 하고 엄마가 탈 때는
"더워 죽겠는데 그냥 봉지 커피!!!"
라고 하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