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그냥 같이 가요"
"아니야,,,나 pc방에 가서 있을래"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선생님들 집에 놀러가자는 ?v기를 부리치고
돌아서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가까운 pc방으로 들어갔다
'할일없이 앉아 있기 싫어서 들어오긴 했는데 뭘하지?
그 툼에 생각난건 채팅 사이트,,,
채팅을 거의 30분 했나 이리기웃, 저리기웃해봤지만
별로 흥미꺼리를 찾지 못했다.
'그냥 갈까?'
새로 증설한 바둑이 보였다
어렸을때는 아빠와 가끔 두던 생각이나 한두판만 두기로 했다.
'오랜 만에 하니까 잘 안되네'
채팅을 동시에 할 수있게 되어있어 상대 고수(?)와 이야기를 하며
바둑을 두었다.
"어디세요?"
"설이요"
"설 어디? 난 금천구인데,,,"
"그래요? 가깝네요 난 철산동인데..."
"나이가,,,"
"25살이요"
"전 27"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었다,
늘 하던 채팅에서 나누던 인사들...
직업을 물어봤다.
",,,,선생이요"
"고등학교? 중학교?"
'선생님은 학교에만 있나? '
반감이 들어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초동학교요"-알게 뭐야
"와,,, 선생님은 처음 만나봐요"
부터 시작해서 너무도 신기해하며 아이들의 이것저것을 물어오는
그가 왠지 순진하게 느껴졌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바둑을 두고 있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이 바둑은 시간제로 되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많은 수가 나도 지는 게임이었는데 그는 그 사실을 몰랐는지 아님 워낙 타자가 느려서 그랬는지 다 이겨놓은 판을 시간 때문에 ?병?
게임이 끝나고 나가려는데...
핸드폰 번호를 가르쳐주었다.
"다시 한판 해요"
하고는 나가버렸다.
그냥 ,,,,,나도 심심하던차에
'그래...잠깐 놀지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 햐~~ 목소리 죽인다'
왠만한 성우 뺌치는 목소리였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잠깐 놀더라도 목소리 좋은 사람과
통화하면 듣기예도 좋고 괜찮다고 생각해다.
그는 차분한 말씨에 말을 듣는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이야기하고있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었다.
-사실 난 여러 컴 모임에서 번팅을 하다 익명성이라는 안좋은 많은
경우를 보아서 그리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엇다.
한참 심심하던차라 한동안 나의 말발과 그의 말발이 어우러져
2시간 가량의 핸드폰 통화로 이어지고 나는 그에게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남은채 전화번호도 가르쳐 주지않는 상태에서 그렇게 일주일을
통화하면서 지냇다.
사실 난 혼자였기 때문에 누군가와 (그것도 목소리 좋은 남자와,,,)
전화를 하고 수다를 떤다는게 새삼 즐거운 일상거리가 되었다.